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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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수필



내가 읽으면서 느낀 수필이란 책은 '일상 생활을 맛깔나게 적은 주는 짧은 글'이었다.


국어 시간에 감탄하면서 읽었던 <방방이 깎던 노인>, <은전 한 닢>, <특급품>이 그랬다.


처음으로 내 책장에 꽂힌 수필집은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 이었는데, 그 책도 위 수필들과 그리 다른 느낌은 아니었다.


그 외의 수필집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남의 재미없는 낙서를 보는 것 밖에 안되었기 때문이다.


퇴근 후를 그린 듯한 겉표지와 근무 중을 그린 듯한 속표지를 가진 이 책을 쓰신 분은, 집에서 일하시는 프리랜서였다.


표지만 보고 '직장 다니시는구나.'라고 생각한 내 뇌는 얼마나 딴.딴.히 굳어 있는 건지 모르겠다.


'찌질함'때문에 자신을 좋아한다는 독자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작가님은.


바로 여기. 당신의 '찌질함' 때문에. 아니, 나의 '찌질함'을 당신의 '낙서'가 아닌 '일기'로 써준 당신 때문에.


너무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공감 못하는 글은 편안히 재밌게 보았고, 그보다 더 많았던 공감되는 글들은 마음 속으로 울면서 보았다.


내가 지금보다 더 많이 힘들었던, 정말 세상 손을 놓치고 싶었던 그 날에 읽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럼 나는 나만 이렇게 힘들고 아플고 찌질한게 아니라는 걸 알았을 텐데.


그냥 책 읽고 울고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었을텐데.


소설의 가장 큰 힘은 공감이라는데, 나는 그것을 이 책에서 느꼈다.


얼마전 겪었던 마음아픔이 상황은 끝났지만 마음아픔은 아직도 진행중인 나에게


이 책은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재미를 주었고, 내 아픔에 약을 발라 주었다.


당신도 지금 많이 아프다면, 이 책을 읽고, 울고, 툭툭털고 일어나기를.


세상과 등지지 말고, 숨지 말고, 참지 말기를.





고마워요, 작가님.







https://www.instagram.com/p/BoFNg2ygh_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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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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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껍질이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면, 나는 겉껍질을 벗기고 책을 읽다가 책을 보관할 때만 겉껍질을 쓰는 편이다. 그래서 겉껍질이 벗겨진 속표지를 많이 보았는데, 속표지는 겉껍질과 똑같거나 아니면 진적색, 회색 등 무난한 단색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겉껍질을 벗기자 "우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너무도 예쁜 연분홍에 반짝이는 금박글씨, 그리고 연보라색 가름끈까지. 너무 예쁘지 아니한가. 책을 받자마자 인증샷을 찍은 건 또 처음이었다.


이렇듯 속 표지가 너무나 예뻐서였는지, 아니면 주인공의 세심한 말투 때문인지.

나는 처음에 주인공이 여자인 줄 알았다. 설마 주인공 이름이 '폴'일 줄이야.

주인공 이름을 잘 지은거 같다. 읽다 보면 폴(paul)이 아니라 폴(fall) 같으니까.



사랑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빠져 죽은 남자.



연인은 영원히 사라졌지만, 사랑은 남아있는 시간에 있는 폴이 쓴 자서전.

인것 같은 이 책은, 시간의 흐름 순으로 되어 있지 않다.

폴과 수잔의 삶 처럼, 그들의 하숙집처럼, 그리고 우리의 삶 처럼 뒤죽박죽 엉망이다.

그래도 크게 3장으로 나눠진 이 책에서.


1장의 주어는 소년인 '나'이고, 2장의 주어는 청년인 '너'이고, 3장의 주어는 어른인 '그'이다.


1장의 아주 먼 과거는 바보같이 행복했고, 2장의 먼 과거는 바보같이 냉정했으며, 3장의 가까운 과거는 현명해지면서 정리를 하였다.


사랑을 주제로 한 성장형 소설이랄까.



만약 폴이 19세의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소년이 아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어른이'인 19세 였다면 어땠을까.

이 소설에서 19세란 나이는 사회의 이해에 대한 미성숙을 나타내는 것 같다. 사회적 체계를 무시하고 살아나갈 수 있을것 같은 무모함을 숫자로 표현한 나이라고 할까.

여튼, 폴이 더 많은 세상을 겪고 수전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그러면 폴의 연애는 행복하게 끝맺었을끼?


연애의 행복한 끝맺음이란 뭘까? 결혼은 아니라 생각한다.

조운도 연애할 때는 행복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그녀를 배신한 그놈과 결혼을 못해서 불행했을까? 아님 결혼해도 그가 먼저 죽는다면 그것도 슬픈 끝맺음일 텐데. 사랑하는 사람이 변치 않고 죽을때 까지 사랑하다 동시에 죽는 것만이 행복한 끝맺음이 아닐까. 그렇다면 지구상의 연애에 행복한 끝맺음이 몇이나 될까. 절대적인 양으로 슬픈 끝맺음만 있는 것은 아닐까.


폴은 수전을 사랑하는 만큼 그 나이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대한을 했다. 그럼에도 현실이 그가 감당할 수 없는 양이었을 뿐이다. 현실에 짓눌려 폴의 수전에 대한 연애가 끝났다고 해도 폴의 수전에 대한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소설에서 말하는 폴의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란 우리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다 바친 그런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아프다.


책은 너무나 달콤한 마카롱 처럼 생겼는데,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너무나 아프고 시리다.


폴도 수전도 모두 너무 잘 이해가 되는 상황이라 나는 그들 중 하나라도 '좀 더 잘하지 그랬어'라고 다그칠 수 없다.




2018년 1월에 출간된 이 책이 벌써 번역이 된데다 무려 예쁘게까지 나왔다.

글자체도, 각주도, 번역도 너무나 친절해서 읽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내용이 아파서 그렇지.

출판사가 열일하신게 책의 한 장 한 장 세심하게 느껴진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당신도 이 책을 읽고 폴과 수전을 응원해 주기 바란다.







https://www.instagram.com/p/Bn4u_ssAHyZ/


https://www.instagram.com/p/Bn4vnymgS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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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플라이트 오늘의 젊은 작가 20
박민정 지음 / 민음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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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리뷰를 쓰려는데, 써지지가 않았다.


인물간의 감정선은 너무나 선명한 소설이었는데, 상황과 배경은 너무나 흐릿했기 때문이다.


원인과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배경이라고 생각했는데, 안개처럼 어느새 그 원인과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읽었다.




사람이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얼마나 쉽게 죽을 수 있는지.


사람이건, 사람이 만든 단체건 회사건 종종 잊곤 한다.




단순히 직장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뺨을 맞고 반성문을 쓰라고 해서 자살했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믿지 않을거다.


전교 1등 하는 학생이 수능 전날 자살했다는, 앞길 창창한 검사님이 업무과다로 자살했다는 뉴스를 봤을때 나는 얼마나 가볍게 생각했던 걸까.


그것만 버티면 되는데, 그냥 일을 그만둬 버리지. 라는 말로 그들의 힘듦을 얼마나 가볍게 안타까워 했던 것일까. 나란 사람은.


몇 년동안 승객들에게 모욕받고 회사에 압박받으면서 '미스플라이트'의 그녀는, 그리고 우리 주변의 수 많은 뉴스의 그들은.


버틸수가 없기에 한 순간 놓아버린 것에 불과했다.


과연 그녀의 정신이 건강했다면, 그녀가 스트레스 풀 곳이 있었다면. 그런 일을 겪었을 때 동일한 선택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말이 온 몸으로 실감되는 소설이었다.





사회를 구성하는 괴물같은 개인을 주인공의 아빠에게서 보았다.


폭력에 대한 무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지, 자신의 감정과 처지를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이기심.


그래서 그는 결국 후회하는 것이다.





소설은 우리가 모르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미스 플라이트'는 우리 안의 '괴물'을 조금은 잠재울 수 있는 소설이다.


'우리'를 위하는 건, 결국 '나'를 위하는 거니까.


당신도, 나도. 


우리, 조금만 주변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자.







https://www.instagram.com/p/Bm8VdYngm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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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낙관주의자 - 심플하고 유능하게 사는 법에 대하여
옌스 바이드너 지음, 이지윤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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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이 힘든 대부분의 이유는 '인간관계'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다 내 마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런 바람은 이상일 뿐, '미친놈 보존의 법칙'처럼 어딜가나 나와 '극도로' 안맞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마음가짐과 대처법으로 요긴하게 쓸만하다.


더하자면, 잘못된 낙관주의자인 사기꾼을 피하는 법도 나와있다.



낙관주의자라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가?


보통 '희망적이고 밝은'사람이 떠오를꺼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불굴의 의지로 태양처럼 찬란히 빛나는 사람이 생각날 것이다. 


그 태양이 사람이라면, 그는 어떤 사람일까?


사실은 너무 뜨거워서 보통 사람은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 아닐까?


아니면 그 주변사람들을 다 태워버릴 사람을 뜻하는 것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바보같은' 느낌을 주는 낙관주의자는 태양과 같다. 이 책은 잘못된 낙관주의자라고 말한다.


그러면 잘된 낙관주의자는 어떤 사람일까? 책 제목처럼 지적인 낙관주의자란 무엇일까?


이 책은 항상 긍정적이면서도 대비를 철저히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긍정적인, 지적인 낙관주의자라고 말한다.


그러면 항상 '긍정긍정'이나 밝은 이미지일 것 같은데, 이 책은 꼭 그런 것만 이야기 하지 않는다.


'불평주의자'들을 배제하는 법, '비관주의자'들을 이용하는 법은 물론,


잘못에 대하여 '남 탓하기', 나에게 무례했던 이에게 '갚아주기', '나'만 착한사람 되면 충분하다는 것도 써있다.


처음엔 "이게 뭔가..."싶었다가 나중엔 이런것도 하나의 삶의 '기술'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세상의 중심은 나다.


그러니까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적당히 이기적이어야 하는 거였다.


왜 내가 나를 상처 입히는가? 왜 내가 내 삶을 어둡고 습하게 만들어야 되는 건가?


적당히 그리고 마음편히 산다면 내 삶은 언제나 반짝반짝 할텐데. 왜 내가 내 삶의 등을 꺼야 하는 건가?


적당히 남 탓 하면서, 적당히 싫은 사람들과 안만나면서, 적당히 타인과의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러면서 내가 행복해 질 수 있다면, 한 번 뿐인 내 인생이 조금 더 편하고 즐거워지지 않겠는가.


이 책은 그걸 위해서 '조금 더 이기적인' 기술을 말하는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뒷부분에 책에 대한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그래서 당신은 한 번 더 중요한 내용을 머릿속으로 되감기를 할 수 있다. 그렇게 세뇌를 하자. 착하디 착해서 바보같은 당신이 조금 더 이기적으로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https://www.instagram.com/p/Bmw8j6FAOZ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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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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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장소설을 좋아하지 않아. 뭐랄까, 나에겐 성장소설 특유의 느낌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거 같아.


아니면, 처음 읽은 성장소설인 '호밀밭의 파수꾼'이 나에겐 그저그런 책이라, 지금도 책장 구석에서 잠들어 있어서 그런 걸 수도 있겠어. 

모르지, 대학 때 읽은 후로 읽어본 적이 없으니 지금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어.


여튼, 성장소설을 좋아하는데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은 참 좋은 책이 될꺼야.


성장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 책을 끝까지 좋게 읽었거든.





그런거 같아.


평소에는 잘 기억안나는 어린시절이, 그 마음이. 그래서 지금 아이들이 이애하 안가기도 하지만.


성장소설을 읽으면 지금 아이들이 왜 이러는지, 나도 왜 그랬는지 되돌아보며 생각하게 되는거 같아.


그리고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마음이 현재의 우리를 얼마나 갉아먹는지도.


그래서 미키의 죽음에 대해서, 에드는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한 걸지도 몰라.


그 마음을 잘 아니까.




솔직히, 이 책이 처음부터 성장소설이에요~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으면 읽지 않았을텐데,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느낌이 팍팍 들어서 읽게 되었어.


거기다 띠지에 쌓인 표지만 보았을때는 나름 동화책 그림처럼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는데,


띠지를 벗긴 표지를 보지 사건현장을 찍은 사진 같아서 기분이 묘했어.


소설도 이중적인 느낌인데, 표지까지 같은 느낌이라 더욱 좋은거 같아.





나는 처음에 '스릴러를 읽는 보통의 마음자세'로 접근해서, 뭔가 정신분열이나 이중인격으로 생각했는데,

그냥 어린날에는 그럴 수 있는 거였어.

그렇게 보니, 내가 정말 세상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

아님, 작가님의 장치였을까?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요즘같이 더운날, 그래서 몸이 아픈날.

몸은 서늘하게, 마음은 무언가 그리운 간질간질한 마음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할께.


'성장소설'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에게도 꽤나 좋은 책이 될꺼야. 생각할게 많아지더라구.


거기다 2018년 1월에 출간된 책인데 벌써 번역이 되서 나온 책이야. 따끈따끈하지?




이 책과 함깨 좋은 여름밤을 보내길 바라.






https://www.instagram.com/p/BmJB5BPgN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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