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플라이트 오늘의 젊은 작가 20
박민정 지음 / 민음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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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리뷰를 쓰려는데, 써지지가 않았다.


인물간의 감정선은 너무나 선명한 소설이었는데, 상황과 배경은 너무나 흐릿했기 때문이다.


원인과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배경이라고 생각했는데, 안개처럼 어느새 그 원인과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읽었다.




사람이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얼마나 쉽게 죽을 수 있는지.


사람이건, 사람이 만든 단체건 회사건 종종 잊곤 한다.




단순히 직장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뺨을 맞고 반성문을 쓰라고 해서 자살했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믿지 않을거다.


전교 1등 하는 학생이 수능 전날 자살했다는, 앞길 창창한 검사님이 업무과다로 자살했다는 뉴스를 봤을때 나는 얼마나 가볍게 생각했던 걸까.


그것만 버티면 되는데, 그냥 일을 그만둬 버리지. 라는 말로 그들의 힘듦을 얼마나 가볍게 안타까워 했던 것일까. 나란 사람은.


몇 년동안 승객들에게 모욕받고 회사에 압박받으면서 '미스플라이트'의 그녀는, 그리고 우리 주변의 수 많은 뉴스의 그들은.


버틸수가 없기에 한 순간 놓아버린 것에 불과했다.


과연 그녀의 정신이 건강했다면, 그녀가 스트레스 풀 곳이 있었다면. 그런 일을 겪었을 때 동일한 선택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말이 온 몸으로 실감되는 소설이었다.





사회를 구성하는 괴물같은 개인을 주인공의 아빠에게서 보았다.


폭력에 대한 무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지, 자신의 감정과 처지를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이기심.


그래서 그는 결국 후회하는 것이다.





소설은 우리가 모르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미스 플라이트'는 우리 안의 '괴물'을 조금은 잠재울 수 있는 소설이다.


'우리'를 위하는 건, 결국 '나'를 위하는 거니까.


당신도, 나도. 


우리, 조금만 주변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자.







https://www.instagram.com/p/Bm8VdYngmZO/




-민음사에서 책을 지원받아서 글를 남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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