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Philosophy + Film
이왕주 지음 / 효형출판 / 2005년 8월
평점 :
철학, 영화를 casting 하다이왕주 저 | 효형출판 | 2005년 8월
난 거의 영화를 보지않는다.
일년에 어쩌다 한 번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까말까 한다.
잠이 오지않는 밤 텔레비젼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가끔 보지만
끝까지 다 보는 경우도 거의 없다.
내가 중학교 다닐때 학교에서 단체로 "성웅 이순신" "취권" 뭐 이런 영화를 보러간 경험이 있다.
극장에 갈 돈도 없거니와 옛날에는 극장 주변에 불량배가 많다는 선입견이 많아
극장 가는 것에 겁을 많이 먹었다.
요즘 미학책을 주로 읽는데 미학은 미에 대한 철학책으로
우리가 아름답다라고 여기는 것의 본질을 찾는분야다.
우리는 확실히 남들이 아름답다고 여기면 나도 거기에 동의하고 끼여야 소외감을 안 느낀다.
다른 친구가 개그 프로 이야기 하면 맞장구를 쳐야 하고,
게임이야기를 하면 맞장구를 치거나 더 나은 새로운 정보를 말해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친구가없는 외톨이가 될기경이다.
그러니 우리는 쉽게 남이 아름답다라고 하면 나도 아름답다라고 동의 해야 한다.
우리주위에 넘실대는 광고는 이런점을 십분 확용하고 있다.
유명배우가 바르는 화장품을 발르면 자기도 예버지거나,
유명배우가 사는 아파트처럼 꾸며놓고 살면 자기도 행복해지거나
누가 예쁜 배우라고 하면 나도 그 배우가 예쁘다고 여겨주어야 하거나 정말 예뻐 보이거나 한다.
하지만 여러번 미술전시회에 갔고 유럽박물관에 소장한 유명 미술품이 한국에 와서 전시하고 있을 때
발디딜 틈없이 꽉찬 갤러리 사이에서 그 전시물의 아름다움을 느낄수 가 없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에 대해 문외한이어서다.
그림을 볼 줄 모르는데 그림의 아름다움을 알까?
그러나 여기서 또한 의문도 함께 든다. 그림을 모르면 아름다움을 모를까?
어느시대 누구가 그렸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가 뭐고, 그린이가 무슨 주의 학파이고 등등
그림에 대한 정보를 모르면 그린이가 느낀 아름다움이 나에게 왜 전이되지 않을까?
아름다움은 감성, 느낌인데, 앎(지식)이 없으면 감성,느낌도 작은가?
미학책을 보면 그런 의문을 조금씩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이책이 걸려들었다.
영화에 대해 모르는데 영화를 보고 철학을 생각하다니!
아쉽게도 아주 여러편의 영화가 나오지만 한 편도 본 적이 없거나 토막으로 본 기억이
있는 영화들 뿐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지은이가 자세히 영화 이야기를 해준다.
비디오가게에 가서 비디오를 보면서 책을 읽을까 란 생각도 잠시 했지만
책의 주안점은 영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철학에 있는 것이라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그래도 지은이와 같이 같은 소파에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싶다면
비디오 가게로 달려가서 서너개 비디오를 빌려오는 것도 좋으리라
하지만 책은 던져놓고 영화에 몰두하지는 말아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만 보았지 그속에 내재된 철학을 제대로 갈무리 하지 못했던
구덩이에 함께 빠질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