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과학 - 올림픽을 점령하라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7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 김일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물론일 것이고, 나처럼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과학도서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단연 인지과학이다.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의 근간으로 삼는지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살펴보는 것은 언제나 신선하고 즐거운 일이니까. 결국 나의 관심은 인간, 즉 나인 것이다. 이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든 궁금증도 같은 맥락이다. 인간의 신체를 한계점까지 몰아붙이는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전 세계가 자본주의의 원리로 움직이는 이 시대에, 엄청난 돈이 오가는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연구가 얼마나 우리의 단면들을 드러내고 있을까?

 

목차를 보면 스포츠 과학이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것을 알 수 있다. 1장의 제목에는 무려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강한 호기심을 일으킨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어지는 것은 뇌와 유전자를 다루는 2장부터이다. 3장 약물과 도핑에서는 과학 기술의 영향 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4장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NFL 선수들의 충돌 증후군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들을 다루었고, 5장에서는 프로선수들의 부상 뿐 아니라 우리 의료기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6장 장비에서는 수영복에 관한 재미있는 역사를 읽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의족 육상 선수 피스토리우스에 관한 기사였다. 인간 신체의 범위는 무엇인지, 원형경기장에서 시작하여 로봇과 가상현실까지 스포츠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지가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의 문제임을 실감케 했다.

 

마음같아선 기사의 내용을 자세히 짚어가며 기사가 불러일으킨 생각들을 토론하듯 던지고 싶지만 그러다간 서평이 스포일러가 되겠다. 이 책은 읽고 나서 독자의 취향에 따라 기사에 언급되는 스포츠 이슈들에 대해 대화할 수도 있고, 과학적으로 논란이 되는 점들을 토론할 수도 있고,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이야기할 거리가 많다. 책을 읽는 내내 스포츠 과학이 훈련 강도에 따른 체내 화학물질 분석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한 나의 배경지식과 상상력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실감했다Scientific American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과학 기사가 실리는 미국 대중 과학 잡지이며,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07 스포츠의 과학>은 01_사이버 해킹으로 시작하는 8권의 한림SA시리즈 중 7번째에 해당된다. 책을 덮고 나니 문득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은 어떻게 내 예상을 넘어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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