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집 아이들
김대영 지음 / 좋은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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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여서 함께 했던 시절을 되새기며 꺼내는 옛 추억들의 이야기로 지금의 시간을 채워간다.

지금의 시간을 공유하지 않기에 대화의 주제가 그 시절에 한정되어 있는 이유도 있지만,

함께 했던 시절을 얘기할 때만큼 웃음과 공감이 큰 주제도 없기 때문이다.

그 시절과 지금의 연결점에 우리만 있을 뿐, 그 시절로부터 지금까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고 얼마나 변했는지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그땐 그랬지,라며 이야기의 끝을 맺을 때면 그 시절보다 더 나은 시절이 있을 것 같지 않을 거란 생각에 씁쓸함이 맴돈다.

포도나무집 아이들은 작가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적은 소설이다.

작가의 말에 적힌 것처럼 어린 시절의 기억은 변화하고 순서도 바뀌며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조차 서로 다른 말을 하게 한다.

그렇기에 작가는 소설의 주체를 '나'로 정하지 않고 흩어지고 남은 추억들을 모아 '강진'이라는 인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강진', 그리고 그의 동생 '강민'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데,

내가 그 시절에 있지 않음에도 같이 웃을 수 있던 건 이 형제들의 만들어내는 사건사고들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의 사건마다 그들을 방해하지 않는 위치에서 지켜봤던, 이른바 동년배의 공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아쉬웠던 건 무궁무진할 것 같은 포도나무집 아이들의 이야기가 금세 끝났기 때문이다.

본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듣는 이의 재미와 흥미를 끌어올리다가 문득 걸려온 전화에 자리를 떠나버린 아빠 같았다.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를 접하거나 갑자기 떠오르는 추억들을 하나씩 끌어모으면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급한 일이 있다며 서둘러 이야기를 마무리한 느낌에 왜 이렇게 아쉽기만 한지.

어느 날 갑자기 포도나무집 아이들2라고 나와도 반갑게 귀를 기울이며 듣고 싶은 '포도나무집 아이들'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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