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나무와 리꼬
이종훈 지음, 김진우 그림 / 지식과감성#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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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꼬를 만난 건 추석 연휴였다.

자신의 색을 찾아 색칠해오라는 숙제를 뒤로 한채 아지트에 있는 나무 밑에서 단잠에 빠진 리꼬.

눈을 뜨니 낯선 풍경들이 펼쳐졌고, 그곳은 캔버스 나라였다.

캔버스 나라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리꼬는 이 상황을 해결해줄 벨라 공주를 만나러 떠났고,

나는 지루한 귀성길에서 벗어나고자 리꼬의 뒤꽁무니를 쫓았다.

차를 타고 시골로 향하는 길은 마치 리꼬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듯해서

지금의 위치가 어디인지 빨간 코 양 아줌마가 준 지도를 틈틈이 확인하곤 했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리꼬는 무섭거나 싫은 걸 '악어'라고 부르며 엄마의 잔소리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평범한 아이였다.

내일까지 자신의 색을 찾아 색칠해오라는 미술 숙제를 남겨두고 집에 가기 전 아지트에 있는 나무 밑에 누웠는데,

눈을 뜨니 익숙한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새하얀 눈으로 덮인 풍경만이 있을 뿐이었다.

빨간 코 양 아줌마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캔버스 나라이며 리꼬가 이곳에 온 이유는 외눈 악어 장군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외눈 악어 장군 때문에 캔버스 나라에도 이상한 일이 생기고 있다며

벨라 공주님을 찾으면 이상한 일들을 해결해줄 거라고

공주님을 찾아 다음 마을로 떠날 것을, 공주님이 있는 곳을 알려줄 인물을 알려준다.

리꼬가 머물렀던 곳에서 성까지는 7개의 마을을 거쳐야 했고,

리꼬는 마을마다 공주님의 행방을 알려줄 인물을 찾아 답을 얻어야 하는 긴 여정을 해야 했다.

조카의 동화책이 아닌 온전히 내 책으로 읽는 동화이기에 시작은 설렜지만 여정이 길어질수록 조금씩 지쳐갔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있을 법한 이야기가 담긴 글만 읽었기에

주인공의 마음, 배경, 사건들을 경험했던 것들에 기대어 상상할 수 있었는데,

동화는 머릿속으로 계속 그림을 그려가며 이야기를 읽어가야 했기에 당이 필요한 순간이 생겼다.

이 이야기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내게 무엇을 남겨줄지 생각하다가

다시 글을 읽을 무렵 리꼬가 찾은 시나브로 마을에서 눈길을 멈추게 하는 글을 읽었다.

참고로 시나브로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을에 머무는 시간인 템푸스를 구입해야 하는데,

구입 방법은 머물고자 하는 시간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걸 내야 한다.

각자의 템푸스가 다르기에 시나브로에 머무는 시간도 각자 달랐는데,

장수거북을 찾아간 리꼬가 벽면 시계를 쳐다보자 장수거북은 말한다.

"모두들 저 벽에 붙어 있는 시계들을 보며 자신의 시간을 생각하죠. 진짜 자신들의 시간은 이 모래시계 안에 담겨 있는데 말이죠."

장수거북의 말에 내 시간은 어디에 머물렀던 것일까 잠시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문구에 이 책이 내게 무엇을 남겨줄지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찾고자 하는 생각과 시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읽고 다시 책의 첫 장을 읽었는데,

처음에는 몰랐던 현실과 캔버스 나라의 연관성이 보여서 괜스레 보물 찾기에서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동화라고 해서 생소했지만 내가 잊고 살았던 게 뭔지 나의 색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던 '무지개 나무와 리꼬'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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