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의 청소부
박생강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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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 이용해본 적도 이용할 생각도 없지만 이 책 제목을 봤을 때는 왜 그렇게 끌렸는지 모르겠다.
마음 한편으로는 에어비앤비 홍보성 소설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지만 타인의 공간을 공유한다는 기본 바탕이 꽤나 구미를 당겼다.
그래서 이 책에 머물기로 생각했고 1박 2일 동안 잘 쉬다 갑니다,라는 후기를 남기고 싶을 정도로 좋은 시간 보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는 여자친구가 예약한 이태원의 에어비앤비에서 하루 묵기로 한다.
서재를 제외하고 마음에 드는 건 하나도 없던 이곳에서 여자친구는 다툼 끝에 짐을 챙겨 나가버리고,
암막 커튼으로 인해 시간도 모른 채 자던 나는 청소를 하러 들어온 '운'과 만나게 된다.
잦은 야근으로 피곤에 쩔어 어딘가에 처박히고 싶던 날에 혼자 이곳을 찾았고,

위로받기보다 숨고 싶던 날에 또다시 이곳을 찾으며 이 공간은 낯설지 않게 된다.
그리고 낯설지 않은 공간에서 낯설었던 '나'와 '운'은 낯섬에 기대어 속마음을 터놓는다.

 

에어비앤비가 들어간 제목에 홍보성 글이 아닐까, 의심했던 건 책을 펴자마자 사라졌다.
내가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생각도 안 하는 그 이유,

찝찝함과 불결함을 느낄 수 있는 이모저모를 주인공인 '나'의 시선으로 실감 나게 적혀있기 때문이다.
깔끔 떠는 건 아니지만 굳이 불편함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머리에 박혔다.
이 정도면 단순히 숙박을 공유하는 공간에 대해 쓰고자 에어비앤비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리라.

 

여행도 그렇지만 끝나고 나니 짧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책 속의 나는 적어도 3일을 그곳에서 머물고 운의 이야기를 듣고자 그곳을 찾아가 시간을 보냈는데,

책 밖의 나는 고작 1박 2일이라니!
로그인보다 로그아웃이 중요한 순간일 때가 많다지만 계속 '로그인 중'으로 남고 싶은  책, '에어비앤비의 청소부'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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