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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밀의 방 - 월화수목금토일 서울 카페 다이어리
이영지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서울 비밀의 방!
왠지 누구누구 소수만 아는, 아지트 같은 느낌의 제목.
서울에 살진 않아도 “나 서울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아!”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지방에 살다보면 서울이라는 거대한 성을 동경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졸업하면 꼭 서울에 직장을 얻어 기필코 특별시민이 되리라 다짐해보기도 했고 서울에 살면 지겨운 하루라는 것은 생각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실 나는 서울에 대한 동경이 크지 않았다. 가까운 부산이나 대구에만 살아도 문명과 가까이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울산은 돈은 부족하지 않을지 몰라도 문명의 혜택은 지나치게 더디게 오고 있다. 그런데 맛집이나 카페, 소품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며칠만이라도 특별시민이 되고 싶다. 남산, 가로수길, 홍대 앞 등등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자유로운 영혼인 듯 쏘다니면서 눈요기에 빠지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도 그랬다. 내가 마치 서울에 있는 듯 오늘은 여기를 가고 내일은 저기를 가고 친구를 만나면 또 다른 곳으로 가고. 혼자 신났다. 책을 덮는 순간 약간의 허무감에 빠지긴 했지만. 한가한 모습의 사진들이라 입맛부터 시작해서 정신적인 휴식까지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고 특히 책을 구비한 카페가 많아 더 맘에 들었다. 가게마다 그 특성을 살려 꾸민 인테리어 또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모스카토 다스티’ 라는 스파클링 와인을 1년 전 쯤에 알게 되었는데 시도도 못 해 보고 있다가 이 책에 소개로 나온 몇 개의 와인들 중에 골라서 냉큼 마셔보았다. 맛있다고 홀짝홀짝 하시다간 혼자서도 한병은 거뜬하겠다 싶었다.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거나 애써 찾아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은근히 나를 자극하게 만들었던 ‘서울 비밀의 방’. 이 책을 시작으로 잠재되어 있던 나의 영감을 자극시켜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