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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코드 - 이동준의, 베를린 누드 토크
이동준 지음 / 가쎄(GASSE) / 2010년 4월
평점 :
스무 살 이후부터 계속 동경해오고 있는 나라, 독일. 전공이 독어독문학이라는 이유가 가장 클 테지만 졸업을 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난 여전히 독일이다. 변변치 못한 20대중후반과 그 여파로 아직까지 기회를 잡지 못 하고 그저 더 늙기 전에는 꼭 가보겠다는 의지만 가득하다. 작가는 내가 그렇게나 가보고 싶어하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수년간의 유학생활을 했다. 나의 로망이지만 책에서 그는 유학생활을 변변치 못한 생활인 냥 얘기하고 있다. 학위를 위해 독일로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공부와는 멀어지고 진짜 독일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고상하고 조용한 성(Berg)만 봤을 때 여러 가지 축제가 열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독일이 퍼레이드의 도시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라고 하는 축제가 주목할 만하다. 동성애자들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그리고 있어서 화두가 되고 있다. 동방예의지국, 한민족 그리고 유교의 풍습이 많이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동성애자를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들이 음지로 음지로 밀려나 있을 필요는 없다.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처럼 하루라도 그들에게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사실 내 자신이 아니면 남동생이 동성애자라면 어떨까 생각해 본적은 없다. 어쩌면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아직 나도 완전히 트인 사람은 아닌가 보다. 우리나라를 조금 벗어나 살다보면 나에게도 그런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고민해본다.
독일의 문학과 언어, 사상을 얕게 배웠기 때문에 히틀러나 유대인학살에 대해 머릿속으로 정리해 두거나 공부하지는 못했다. 찾아보려면 얼마든지 기회가 있었지만 아마도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로망인 독일을 보이는 모습 그대로 남겨두고 아픈 과거는 조금 뒤로 미루고 싶기도 하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나라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알고 있기에 그것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하게 유대인을 대했을 것이라는 건 안다. 남겨진 자료나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가 몸소 느껴지고 알고 싶다. 과거를 인정하는 독일과 아직도 신사참배를 하며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는 일본을 비교도 하겠다.
독일에 대해 잘 몰라도 맥주와 소시지가 유명하다는 건 많이들 알고 있다. 다른 먹을거리는 생각나지도 않는다. 그래도 혹시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먹을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예술에 심취한 작가는 나의 희망을 저버리는 듯......2장의 내용으로 나온 되너 케밥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진정한 예술인을 친구로 두지 못해서 방송으로 간혹 나오는 특이한 인물들로 개념을 정리해 두는 것이 다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 독일도 예외는 아니다. 분단된 국가에서 통일이 되면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많은 혼란이 있었겠지만 예술인들에게도 많은 혼란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자신들의 예술물을 창작하는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논하기는 너무 어렵다. 다만 독일에도 멋진 예술촌이 있고 멋진 예술인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