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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수업 - 나이에 지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사는 법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았을 때 '맞어. 나도 중년이니 읽어보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 하지만 책의 앞 몇 페이지를 읽는데 '중년? 몇살부터 중년이지?' 책의 느낌이 내가 조금 더 나이가 들었을 때 그러니까 50대쯤에 읽으면 딱 적당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나보다. 사전에서 중년은 마흔살 안팎이라고 했다. 때론 50대까지 아우르기도 한다했다. 음...그럼 맞는데, 다 읽어도 지금은 느리고 풍요로운 감성을 갖기보다 조금 더 치열한 젊음의 공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미 읽었으니 미리 읽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 더 늘어났다는 생각도 든다.
남자들에게 퇴직한 후의 직함이 없는데에 대한 상실감과 과거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노후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 안되고, 부인은 이미 바쁘다는 이유로 남편이 함께 하지 않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한가하기만 한 남편이 부인의 일상 곳곳에 관여하는 것을 못견디니 가정에서도 자신의 일은 스스로하고 나누어하고, 취미를 미리 준비해서 갖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시어머니께서도 아버님께서 집에 계시는 동안은 전화로 수다도 떨 수 없고 외출 할 때도 함께 다니면 불편하다고 그러셨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 마음이 더 이해가 되었다. 버스정류소에서 만난 노부부, 할머니께서 어딘가 가시려는듯한데 뒤에 할아버지께서 따라오셨다. 버럭~ 소리 치시는 할머니, 혼자 가도 되겠냐고 물으시는 할아버지 결국 함께 가지 못하시고 가면 전화하라는 말씀만 하시곤 정류장에 남으셨다. 많은 가정에서 보편적인 이야기였구나라고 책 내용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여보는 순간이었다.
중년 이후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이 자신의 삶에 주인공이 되는 시기라 책에서 이야기했다. 역시 내가 생각하고 책에서 이야기하는 중년과 사전적 중년의 나이 차를 느낄 수 있다. 중년의 개념부터 다시 정립되어야하지 않을까? 세상이 우리를 내어몰고 있다했다. 미디어가 우리를 쉬지 못하게 하고 있다했다.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도 있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게 하고, 초인적인 실버들을 보여주며 장수에 대한 판타지를 부추기며 마치 그것이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한듯 보여주는 문제가 있다했다. 여성들이 연령에 상관없이 S라인에 목을 메고 있고, 남자들 역시 연령에 관계없이 식스팩에 빠져들고 있지 않은가? 노년의 모습도 그런 환상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차에 나이를 즐기기 위한 9가지, 멋있게 나이 들기 위한 7가지, 걱정을 없애기 위한 6가지, 혼자의 아름다움을 위한 9가지, '지금'을 갖기 위한 10가지, 집착을 버리기 위한 6가지. 이렇게 나와있다. 혹 책을 읽기 전에 나의 리뷰를 먼저 보시는 분이라는 스스로 답을 먼저 찾아보면 어떨까? 책을 읽다보면 대체적으로 끄덕여지는 방법들이긴 하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나의 생각과 비교해보면 어떨까싶다.
40대에 접어들면 나중을 내다보며 자신의 역량에 맞는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자신의 역량에 맞는 행복이란 말에 공감을 했다. 역량을 키워가며 행복의 목표를 키워가는 것은 좋지만 역량보다 행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면 행복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꽤 중요한 한 수를 가르침 받은 듯하다.
'늙는다'는 것과 ''나이가 드는 것을 구분하라했다. 후자가 더 풍부함이 있지 않은가? 젊은 사람들은 모르는 나이가 들어야지만 알 수 있는 무언가가 축적된 느낌. 모두 그런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지식이 아니라 나이가 들고 경험이 풍부한 경우에만 알고 느낄 수 있는 일들은 분명히 있으니까. 이럴 땐 젊음이 갖지 못하는 재산을 갖는거다. 세월에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단순히 오래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오래될수록 가치를 발하는 빈티지처럼 그렇게 나이를 먹고싶다는 것, 우리의 로망 역시 거기서 벗어나지 않은 것 아닐까? 빈티지는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까...
자극이 줄어들면 감수성도 줄어든다고 감수성을 되살리기 위한 방법도 책에 있다. 감성 또한 깨어있어야 그냥 늙는 것이 아닌 것이겠지. 그래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상 모든 일을 다 안다는듯 호기심도 관심도 없는 사람을 애늙은이라고 하는 것이겠지.
우리는 생활 속의 여유마저도 '쓸모 있는 여유'가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해놓았다. 정말 그렇게 살고 있다. 허투루 쓰는 시간을 절대로 용서하지 못한채 의미있는 시간으로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는듯하다. 뭔가 기다릴 때는 그저 기다리는 시간을 즐기는 법도 배워두는 것 좋을듯하다. 공감의 끄덕임으로 함께했다.
친구를 사귈 때 염두에 둘 것들도 설명해두었다. 여섯가지인데 꽤 괜찮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 대한 것까지 중년과 노년까지 다 아우르고 있는 책이다. 어짜피 노년으로 나가기 위한 중년의 준비이니까.
중년의 열정이나 에너지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노년을 준비하는 마음 가짐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40대는 이 책보다 좀 더 열정적으로 살아도 되겠다. 그 이후도 마찬가지로 더 열정적이어도 좋겠다. 다만, 마음가짐만큼은 평안하게 생각해보고 준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하다. 갑자기 닥치는 일에 당황하지 않게 상황을 살짝 살펴보는 정도.
부제처럼 "나이에 지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사는 법" 어느 나이 할 것 없이 그 나이에 그 만큼의 무게가 함께하니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