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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적 사유 ㅣ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로컬리티 번역총서 10
마이크 크랭 & 나이절 스리프트 엮음, 최병두 옮김 / 에코리브르 / 2013년 5월
평점 :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에서 기획하고 에코리브르 출판사에서 펴내는 '로컬리티 총서'는 최근 인문 출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시리즈 중 하나다. 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자체가 우리에겐 대단히 빈곤한 영역이다. 현재 이 총서에는 슈테판 귄첼이 엮은 <토폴로지>, 앙리 르페브르의 <공간의 생산>, 에드가 모랭의 <복잡성 사고 입문>, 월터 미뇰로의 <로컬 히스토리/글로벌 디자인> 등 묵직한 저술들이 포진해 있다.
이번에 열번째 책으로 나온 <공간의 사유>는 지리학자인 마이크 크랭과 나이절 스리프트가 엮은 논문 모임집인데, 여기서 다루는 근현대 사상가들의 면면이 대단히 흥미롭다. 벤야민, 짐멜, 바흐친, 세르토, 엘렌 식수, 라캉, 푸코, 프란츠 파농, 부르디외, 폴 비릴리오 등이다. 분야만 봐도 문예이론, 인류학, 매체학, 사회학, 지리학, 정신분석학 등을 아우른다. 하지만 그런 전면적 접근이 아니라면 공간을 어찌 다루겠는가. 공간은 학문분야마다 정의가 달라지는 복잡한 대상이다. 또한 시간을 배제한 공간도 잇을 수 없다. 거시와 미시, 정신과 물질, 주체와 객체의 격전장이 바로 공간이다.
이 책은 여기서 다루는 사상가들을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규정함으로써 그들을 공간의 사유라는 거대한 지형학 위에 효과적으로 배치시킨다. 꽤 난해했던 총서의 기존 책들에 비해 읽기에도 한층 수월하다. 교양서로도 나무랄 데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