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자라고 살면서 배우는 아이들 - 공동육아 3
이부미 지음 / 또하나의문화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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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인은 똑같지 않고 다르다는 것 때문에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므로 그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나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인 것이다. -7쪽

공동육아는 공식적 교육이라기보다는 매일의 생활이라는 개념으로 출발하였다. 자연과 살아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아이들은 배우고 자란다고 본 것이다. 공동육아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고유한 개성을 가진 생명이라고 본다. 공동육아의 공간은 부모들과 지역사회에 늘 열려 있어야 하고, 생활 리듬과 템포는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도한다. 획일적 교육 방식을 배격하고 모든 것을 통합하는 교육 경험을 하고자 하며, 남자와 여자를 놀이, 활동, 옷 색깔로 구분하지 않겠다는 것이 출발 당시 공동육아의 교육 모토이다. -41쪽

지금까지는 우리사회에 공동육아의 존재 이유를 정치적 사회적 운동 수준에서 정당화시켜 왔다면 앞으로는 좀더 교육현장의 어린이들, 교사들, 부모들의 교육적 삶의 차원에서 공동육아 존재의 근거를 구축할 시점이라고 보는 것이다. -46쪽

공동육아에서 생활환경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일상생활의 공간과 시간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하는 것이다. 공동육아가 생황 및 교육 공간을 확보하는 데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점은 어떻게 "자연"을 아이들에게 늘상 접하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47쪽

(공동 육아 터전의) 각 방에는 대개의 유아 교육 기관에서 볼 수 있는, 교사들이 제작한 교재 교구가 없다. 성인들이 만든 구조화된 교재 교구보다, 또는 상업적인 교재 교구보다는 자연물 내지는 원재료(모래, 물, 흙)가 아이들에게 더 유익하다는 공동육아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실내공간의 경우, 연령별 반 편성에 따른 방이 다 있지만 아이들은 수시로 서로의 방을 드나들 수 있어 보통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보다 공간을 개방적으로 사용한다.

공간 자체가 가정집의 구조여서 그 트임에 따른 넘나듬이 더 가능한 측면도 있고 공동육아가 지향하는 통합적인 교육의 방식이 작용을 하고 있다. -48쪽

(하루의 완만한 흐름은) 한 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 넘어가는 템포, 또 한 활동 내에서 이루어지는 아이와 교사의 상호 작용의 템포를 겪어야만 느낄 수 있는 "충분히 느린" 그런 템포이다.

따라서 모든 아이들이 일시에 시작해서 일시에 끝나는 활동이 없다. 아이들의 흥미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작과 끝이 이루어진다. 특히 시작보다는 끝이 더 개별적이다. 여기서 개별적으로 활동을 끝낸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논다. 그래서 이 아이들한테는 자유 활동 시간이 따로 없다.

활동 틈틈이 어른들의 지도와 감독 없이 자기들이 알아서 노는 것이 자유놀이이다. 이는 보통의 유아 교육 현장에서 성인이 구성한 구체적인 구조 안에서 선택해서 노는 자유 선택 놀이와는 많이 다르다.

-57쪽

전체적인 교육 목표는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자연 친화 교육", 다양한 세계글 경험하는 "체험 교육", 공동체적 삶을 위한 "통합 교육", 자유로운 표현과 자율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평등한 인간 관계 형성을 위한 교육"이다.-57쪽

공동육아 어린이들은 어린이집 생활 속에서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하려는 어른들의 배려 안에서 살고 있다. 친구나 부모 교사들과의 관계에서 거침없는 표현들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적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활동은 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미술 활동과 동극 활동이다.-63쪽

공동육아의 교육생활방식에서 통합교육이라 함은 활동의 통합, 공간의 통합, 연령 통합, 장애우와 정상아(비장애인) 간의 통합을 말한다. 공동육아에서는 교사가 분절된 지식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지양하며 방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를 경계한다. -63쪽

(기존 교육 제도에 대한 불신에서 겪는 대다수)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현실을 수용하는 데 비해 공동육아 부모들이 그것을 수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 공동육아를 선택하는 데는 이들의 특별한 사회 문화적 배경도 일익을 담당한다. (소위 386세대) 이들이 말하는 경제력이라는 말은 중산층이라기보다는 경제적 자립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즉 자신들은 중산층이기보다는 의식이 경제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자립 집단으로 여긴다. -65쪽

아이들이 외부인에게 별명을 붙여 주는 것은 일정 정도 그들 사회를 넘나들어도 된다는 허락의 뜻으로 아이들이 별명을 지어 주거나 불러 준다는 것은 "의미 있는 타인"과의 관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교사가 짓거나 아이들이 만들어 주어 사용되는 공동육아의 별명은 일반 사회에서 이름과 등가적 가치를 가질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대신하여 개개인의 상을 담을 수 있는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알고 있는 또는 교사가 표현하고 싶은 정체성을 압축해서 표현해 준다. -78쪽

아이들의 혼돈을 놓고 어른들이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여유는 그 혼돈이 주는 상징의 복잡함과 풍부함 때문이다. 즉 외연은 같지만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는 다르다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인식능력을 아이들이 충분히 발휘해야 하는 상징성의 ㅎ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81쪽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불리는 별명에는 특별한 이름을 부른다는 호칭과 상징의 의미가 있는데 선생님을 대신하는 별명에는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과정이 있고 상징력을 갖는 별명에는 아이들이 하나의 상징이 가질 수 있는 다의적인 의미를 인식하고 그런 상황을 은유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있다.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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