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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해독자 ㅣ 묘보설림 1
마이자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9월
평점 :
2018-12-25 평소에는 SF를 제외하고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 누룽게이네 집에 오면 책장에서 재밌을 만한 소설을 뽑아서 이불 속에 쏙 들어가서 읽다가 잠이 든다. 남의 집이라 챙겨야 할 집안일도 없는 데다 이집엔 항상 흥미로운 신간들이 넘쳐나거든.
오늘은 두권을 뽑아왔는데... 마이자의 ‘암호해독자’가 첫장부터 내뿜는 엄청난 흡입력에 히라노 게이치로가 밀렸다.
#머리가큰사람들이주인공이어서만은아니다...
#books #마이자 #암호해독자
2019-12-25 18:55 ‘아마도 지능이 과잉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작은 릴리는, 그와 같이 미지의 세계 대해 강한 탐구 정신을 가진 사람일 수록 천천히 깊게 배우고 넓게 지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나중에 자신의 재능을 이미 밝혀진 영역에 헛되이 쏟아붓지 않을 수 있다.’
#books #마이자 #암호해독자
2018-12-28 19:13 “저는 이 세상의 암호가 생명처럼 살아 있으며 한 시대의 암호는 다른 시대의 암호와 어떤 형태로든 연관성이 있다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의 암호들도 알게 모르게 상응하는 면이 있고요. 따라서 우리가 오늘날의 어떤 암호를 풀려고 한다면 그 답은 과거의 어떤 암호 속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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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단절되려는 그런 공통된 바람이 바로 연관성입니다.”
#books #마이자 #암호해독가
‘혹은 그들이 넓이를 희생하고 깊이를 얻는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릇 천재들은 어떤 분야에서는 놀랍도록 영민하고 재주가 남다르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놀랍도록 멍청하고 사리에 어두워서 일반인 만도 못합니다.’
‘천재는 확실히 유리의 성질을 지녔다. 돌멩이와는 달리 투명하고 여리며 충격을 받으면 쉽게 깨진다. 돌멩이는 깨지더라도 유리처럼 산산이 부서지지 않고 기껏해야 모서리나 한 면이 떨어져나갈 뿐이다. 그래서 깨진 뒤에도 계속 돌멩이인 상태로 쓰이곤 한다. 그러나 유리는 그런 타협이 불가능하다. 유리의 본성은 약할 뿐만 아니라 극단적이어서 한번 깨지면 산산조각나며 그런 뒤에는 아무 가치도 없이 쓰레기가 되고 만다.’
“우리 업계에서는 우리 같은 사람들을 반쪼가리 천재라고 부르지요.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천재성은 조금 있는데 천재가 하는 일은 전혀 해본 적이 없고 수십 년간 헤매면서 스트레스만 받으면서 제대로 재능을 빛내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만년이 돼도 정리할것도, 축추억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면 그들은 만년에 뭘 하면서 지낼까요? 역시 분주하게 헤매면서 무의식적으로 자기 재능을 쓸 데를 찾고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입니다. 바둑에 매달리는 것도 바로 그렇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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