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훈 작가님의 남성적이고 힘 있는 문체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다.

그럼에도 쉽사리 읽으려는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은 남성적 여성적을 구분하는 그 말이 썩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와의 책 교환을 통해 드디어 읽게 되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첫 문단을 읽고 문장과 문체에서 느껴지는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깨달았다.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주군 밑에서 자신에게 기대고 의지하는 백성들과 가솔들을 거느리며 치르는 전쟁은 '이순신' 그로 하여금 어떤 부담감을 안겨주었을까.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그 고뇌 속에서 그는 살았다. 한순간의 느슨함도 없이 이어지는 비장함 속에서 책을 읽어 나가는 것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은 계속되었고, 그 긴장감에 지쳐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쟁을 버텨내는 사람은 그 긴장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고, 그것이 그 상황을 살아갔던 사람들의 일상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이순신' 그가 스스로를 다잡아야 하는 순간들이 현실로 다가오자 비장함과 긴장감 속에서 자신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새삼 인지했다. 머릿속의 이미지만으로 존재하는 전쟁. 경험한 적도 경험하지도 않았던 그 나날들이 여전히 가깝게 와닿지는 않지만,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되는 긴장감이야말로 이 책을 이끌어가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