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 프롬 진짜 삶을 말하다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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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에리히 프롬의 마지막 조교였던 라이너 풍크가 주도적 삶에 대한 에리히 프롬의 글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라이너 풍크가 작성한 서문만 읽어도 그가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잘 축약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 책의 근거가 되는 에리히 프롬의 다른 서적들을 읽어봐야겠지만,,, 문제는 한국에는 출간이 되지 않은 책들도 있다는 것. 이럴 때마다 영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현재 사용되는 언어들 가운데 가장 유용한 언어인 것은 사실이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이 책에 수록된 문헌들이 발표된 시기 때문이었다.

  바로 지금의 한국 현대인들의 상황에 비교해 봐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내용인데, 가장 오래된 글이 1937년도에 쓰인 <사회 연구 잡지>에 실린 논문 <무력감에 대하여>이고, 가장 최근작이 1974년이었다. 근 45년에서 82년 전에 쓰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서문에는 30년 전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그렇다는 것은 45년에서 82년 전에 쓰인 자료를 30년 전에 정리한 책을 지금 내가 읽고 있다는 것이고 그 말인즉 30년 전에도 적용 가능했던 이론이 지금 현재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소리!!!

  오래 읽히는 책들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나는 왜 무기력을 반복하는가’에 대해서라면 나도 참 할 말이 많다. 어디 나뿐이겠어. 현대를 살아내야만 하는 다수의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불만족스러운 현실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확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고민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그것의 원인이 될 법한 가설 중 한 부분을 접해보고, 스스로 고민해 본 해결책을 삶에 적용하려는 시도라도 한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한 개인이 세상을 자신이 원하는 데로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사는 동안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작은 순간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삶이 덜 고되지 않을까 싶다.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에 비해 읽기 어렵지도 않고, 207페이지로 얇은 편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날들이 지겹도 의욕이 없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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