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 (리커버 일반판, 무선)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가는 순간이 아쉬운 책을 만났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책에 대한 리뷰 및 관련 정보를 알아봤는데, 이미 영화 및 미국 드라마(시즌1, 2)로 제작되었고 2019년 6월 시즌 3가 방영된 예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이 세상에 읽을 책은 많고도 많아서 억지로 나와 안 맞는 책과 씨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래 억지로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이었어. 아직도 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책들이 많고 그 책들을 읽기에도 내 생은 짧으니까 말이야.

  1939년 11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난 마거릿 애트우드의 가족은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매년 봄이면 북쪽 황야로 갔다 가을이 되면 다시 돌아오는 생활을 했다. 그런 애트우드에게는 독서가 유일한 놀이이지 친구였다.

그녀는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대학교수로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였는데. 아쉽게도 나는 이번에 처음 애트우드의 소설을 접했다. 책을 내려놓자마자 한국에서 출간된 그녀의 작품을 다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한 권의 소설을 읽고 그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어 작가에게까지 관심이 가는 일이 잘 없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쾌재를 부르며 애트우드의 트위터를 팔로우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 시녀 이야기 2부가 출간된다는 사실. 이 책 한 권으로 끝나기에는 설정된 세계관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니까.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줄거리를 간략하게만 정리하자면, 핵 전쟁이 벌어지고 사상이 바뀐 20세기 후반 길리어드라는 국가가 탄생한다. 가부장적이로 종교적인 그 나라에서는 계급으로 분류되고 그 계급에 맞는 사람은 배정에 색에 맞는 옷을 입으며 개인의 욕망은 제거된 채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하기를 강요당한다.

지배자인 사령관, 푸른색 옷을 입은 그들의 ‘아내’, ‘사령관의 딸은 흰색 옷, 그들을 모시는 시녀는 녹색 제복, 빨강, 파랑, 줄무늬 드레스를 입은 가난한 남자들의 여자, 검은 옷은 입은 미망인, 일선에서 싸우는 ‘천사’, 사령관을 모시는 ‘수호자’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시하는 감시자 ‘눈’, 시녀들을 교육하는 ‘아주머니’ 그리고 아이를 갖지 못하는 ‘아내’를 대신하여 국가를 위해 아이를 낳아야 하는 붉은 옷에 하얀 베일을 쓴 시녀.

  색으로 여자들의 계급을 규정짓는 사회, 그 속에서 순종하는 것만이 허용되는 사회, 시녀는 자신의 이름을 가지지 못 한 채 사령관의 이름에 따라 오브프레드로(영문판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of 프레드 인거 같다.Offred 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살며 2년마다 다른 사령관의 집으로 옮기며 그때마다 주인이 된 사령관에 이름에 따라 자신의 이름 또한 바뀌는 삶을 살아야 한다. 사령관의 아이를 가지는 것만이 그녀들이 그들의 역할에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아이를 가지고 낳을 뿐, 키울 수도 없는 그녀들의 삶. 삶이 변하기 전 자유의 생활을 기억하는 그녀지만 살아남기 위해 살아남아 그녀의 딸과 남편을 언젠가는 만나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가는 오브프레드 아니 준이 녹음한 삶의 기록이 바로 이 소설인 것이다.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 소설의 페이지 수가 줄어드는 것이 어찌나 아깝던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나라면 저 상황에 무엇에 기대며 살아갈까. 나라면... 나라면... 그 사회에서는 남성 또한 성에 대한 욕구를 거세당하며, 자신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그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존재는 사령관뿐. 자유를 잃어버렸으면서 그 자유롭던 시절을 기억하면서 억압에 굴복한 사람들의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