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시집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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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원래 시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이 아니었다.

  내 경우는 그동안 나는 시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물론 그런 나 자신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쩌겠어. 그게 나인데라며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시를 읽고 있더라.

  처음 시작은 문예 창작 수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기 시작했지.

그러다 수업 과제로 시를 두 편 썼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쓴 시가 참신하다는 말을 듣고 머리를 쥐어짜서 쓴 시는 .... 음......뭐..... 내가 읽기에도 그저 그랬지. 그때 알았다. 시는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회사 생활한다고 바쁘게 살다가 김지하님의 시를 읽게 되었지. 그렇게 조금씩 시에 대한 관심이 생기던 중에 한 교양 과목에서 언급한 박노해 시인의 이름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새벽의 노동을 읽었다.

  공돌이, 공순이의 삶...

  내 친구들은 알지 못하는 삶을 나는 안다. 나는 겪었으니까. 그래서 "노동의 새벽"을 읽고 참 많이 아프고 예전 생각이 나더라. 그리고 이어서 읽은 책이 바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였다.

  이 시집을 읽고 당장에 페이스북에 있는 박노해 시인님을 팔로우 했다. 그리고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 책을 몇 권 사서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친구들이 "노동의 새벽"에는 공감하지 못해도 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는 공감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를 영어로 하면 Poem, Poetry 라고 한다.

한국어로는 둘 다 시라고 번역을 하지만 Poem 과 Poetry 의 뜻은 다르다.

Poem은 창작되어 낭송되는 작품으로서 형식의 개념을 가지지만,

Poetry는 창작되기 이전의 시정신으로서의 내용의 개념을 띠고 있다.

- 시론, 김준오

  영어권 시는 Poem의 느낌이 강하다. 언어의 발음을 적극 활용하면서 그 안에 시정신을 담는다면, 한국의 시는 Poetry적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시 한 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인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나는 그래서 시를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참...

  직유와 은유, 환유, 묘사와 상징화 등.

  지극히 개인화된 시인의 언어로 읽고 있으면서도 무엇을 읽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그 느낌이 나는 싫다.

 뭐, 내가 쓴 시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은...

  시를 읽을 때에는 머리로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느끼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머리를 차라리 시의 이미지를 상상하는데 쓰면 썼지... 이과는 시도 머리로 이해하려 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박노해님의 시는 Poetry적이다. 그렇지만, 이해하는 것이 결코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다.

강렬한 시정신, 이야기적 요소에 이런 시도 있구나 하는 충격을 받았다.

  시 한 편을 읽는 것이 꼭 짧은 이야기 한 편을 읽는 것 같았다.

  시 한 편, 한 편이 나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 너무나 명확해서 명언을 읽을 때처럼 깨달음을 준다.

  나는 박노해 시인님의 시가 좋다.

  읽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이과생은 그래도 읽는 순간의 그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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