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목어 눈에는 열이 없다
권오길 지음 / 지성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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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용으로는 물론 어른용으로도 절대 비추.

첫째, 자연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에 문제가 많다.

일례로, 저자는 우리나라의 가물치가 미국에 퍼지는 것을 보면서 국위가 선양되었다는 망언을 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가물치의 미국 진출을 보면서 국위선양하였다고 쓰는 자신을 평가하면서, 글을 보면 사람을 안다 하였는데 이 만하면 자신의 애국심의 알 수 있지 않겠냐고 자화자찬한다.

외래종은 생물의 다양성을 해치는 해악일 뿐인데 우리의 생물이 외국에 진출하였다하여 달리 평가하다니, 정녕 저자가 평생 생물학을 연구한 학자인지 의심스럽다.

둘째, 책을 쓰기에는 저자의 글솜씨가 너무도 부족하다.

물고기 얘기를 하다가 어느 사이엔가 다른 얘기로 빠져 버린다. 머리에 떠오르는 데로 쓰면 글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윤오영선생이 말하였듯이, 생각이 성숙한 이후에 제대로 된 글이 나오는 법인데, 저자는 이런 부분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 뿐인가. 저자는 책에서 한자 문구나 고사성어를 남발하고 있어서 글맛이 떨어질 뿐 아니라, 단어의 원래 의미와 상관 없이 아무 곳에나 끼워넣곤 한다. 실력 없는 가수가 내지르면 소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셋째, 아무런 필요 없이 비속어를 남발한다.

학자의 글, 특히 자연과학의 글이라면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미덕일텐데, 저자는 쓸 데 없이 감정을 격앙하면서 비속어까지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물고기의 부정·모정에 대한 얘기나 자연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사람을 탓하더니 문득 '뒈진다'는 등의 욕을 하면서 마무리를 한다.

이래서야 최기철교수(저자의 은사이기도 한)의 물고기책 '민물고기를 찾아서'나 '민물고기 이야기'의 울림이 나오겠는가.

 

이런 책을 양장본으로 만들어 가격을 올렸다. 더욱 비추.

이 책을 사는 대신 김익수교수의 '춤추는 물고기' 구입을 강추한다. 앞에서 말한 최기철교수의 책을 구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이제는 절판된 모양이니 김익수교수의 책이 그나마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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