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독 - 고독에 서툰 이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
마리프랑스 이리구아앵 지음, 여은경.김혜영 옮김 / 바이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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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미국의 페미니스트 베티 프리더은 대중을 지배하는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 여성을 커플의 삶 속에 가두고 여성 자신의 정체성을 앗아갔는지를 보여주었다. 오늘날 여성들은 자신에게 합당한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몇몇 여성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으려면 혼자 살아가야 한다고까지 이야기한다. 개개인의 삶의 중요성과 자기 자신을 실현해나가고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가르치는 사회에서는 남성들과 성적인 관계를 나누지만 커플의 삶이 가져다주는 거짓 안락함을 얻기 위한 자신의 독립성 희생은 거부하며 사는 여성들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여성들은 별것 아닌 연약한 존재의 역할을 하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순종하기를 거부한다. 즉, 남편과 아이를 위해서 가정주부 역할을 하는 여성의 모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개인으로서 자기 자신이기를 원한다. 남자와의 관계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일조하는 '하나 더'일 뿐이다.-47쪽

남성이 여성보다 부부로 사는 것을 더 바라는 이유는 여러 영향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부부로 사는 삶은 그들을 안전하게 해준다. 남성은 지출과 양육에서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여성을 원하면서도, 여성이 정서적으로는 자신에게 의지해서 자기가 여성을 데리고 살 수 있기를 원한다.-74쪽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구속이 꼭 필요하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타협은 더 독립적인 파트너를 희생해 이루어지며, 대부분은 여성이 희생된다.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여성들은 더 이상 복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101쪽

세상은 사람들에게 소통하라고 한다. "소통하라!" 하지만 문제는 바로 이렇게 너무 지나치게 많은 소통의 통로에 있다. 이로 인해 사람들 내면에는 개인만을 위한 공간이 점점 더 사라져가고 있다. 사람들은 정보를 주고받지만 진정한 의사소통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 우리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비판 정신과 다른 사람을 향한 감성도 잃어버렸다. 우리는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순간적이고 피상적일 뿐이다. 깊은 소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진정한 소통은 말로 주고받는 것 이상으로 서로의 마음이 열려 있는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가 잘 지내고 있는지 아닌지, 지금 그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지, 조용히 있고 싶어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요즘 우리 자신하고만 소통하거나 진정한 소통이 전혀 없는 사람들과 대면하고 있다.-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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