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 장정일의 독서일기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1
장정일 지음 / 마티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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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골랐다.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을 버린다는 동질감. 인문과 사회분야 책을 중심으로 한 저자의 독서일기이다. 나름대로 책하고 친하다고 여겼는데 생각보다 모르는 책이 많았다. 한 책 당 한 두 페이지를 할애하는데, 책의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줄거리보다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많은 책을 짧게 소개하기 때문에 마치 잡지 끝부분의 한 코너에 실리는 ‘이 달의 책’을 읽는 것처럼 뭔가 좀 부족한 기분. 그래도 취향대로라면 읽지 않을 책을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 수확이다.

책을 읽다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주장이나 관점을 알게 될 때 느끼는 즐거움은 꽤 크다. 책에서 소개되는 『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에 따르면 한국 영화에는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가 많은데, 한국인들이 이 조폭에게 느끼는 감정은 북한에 대한 감정과 비슷하다. 미워하면서도 미국에 대드는 모습에 속이 시원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애증을 가진다고. 그렇기 때문에 조폭영화가 사랑을 받는다고. 오, 새로운 생각이다.

『읽지 않는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 독자라고 해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책의 극히 일부”만 읽을 수 있다. 매주 한 권씩 읽는다고 하면 한 달에 네 권, 일 년에 오십 권 남짓 정도 읽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는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떤 책을 골라 읽을까가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책을 알고자 독서일기 류의 책을 많이 찾아보는데, 사실 그것보다 남들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고 느끼는지 호기심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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