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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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프롤로그를 가장 꼼꼼히 그리고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 삶에서 인문학이 하는 역할이 뭘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책은 시와 철학의 역할에 대해서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일상적 삶은 ‘느낌’에서 ‘사실’로, ‘위험’에서 ‘안전’으로의 끊임없는 이행이다. 예술이 진정한 삶을 복원하기 위한 시도라면, 예술은 일상적인 삶과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즉 사실에서 느낌으로, 안전에서 위험으로. - 이성복『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시인의 시를 인용하며, 예를 들어준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민감해지고 삶에 긴장과 위기를 느낀다. 그러나 연인이나 부부가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긴장과 위기는 사라지고 삶은 안정과 사실로 채워진다. 이런 안정의 시간을 다시 위험으로 가득 찬 세계로 이끄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며, “인문학적 성찰이란 일상적 세계를 동요시키고 낯선 세계를 도래시키는 힘을 가졌다.”

“진정한 삶을 복원하기” 위해서 평범한 세계를 낯설게 하는 것이 시와 철학이 하는 일이며, 시와 철학은 그렇게 낯선 세계를 표현하기 때문에 함축된 의미가 많고 난해하다.

책은 21명의 시인과 철학자를 담고 있다. 철학을 공부한 이후에 시가 더 잘 읽힌다는 저자에 말에 수긍하게 되는 건 시와 철학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배웠기 때문일까나. 철학이라는 무거운 내용을 가볍게 읽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다. 시나 철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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