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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
발레리 위펜 지음, 유숙렬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최진실, 안재환 가장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한동안 대한민국을 뒤흔듯 키워드는 '자살'이었다. 그리고 자살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과연 왜 걸리는 것일까? 우울증에 걸린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많은 이유는 뭘까?
감기에 걸렸을때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가는 사람도 있고 이러다보면 낫겠지, 하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때론 스스로 감기가 걸린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우울증은 또 다른 감기다. 우울하지만 이것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하고 어떨때는 스스로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감기도 심해지면 죽을 수 있듯이 우울증도 심해지면 죽을 수 있다. 그것도 자살이라는 최악의 방법으로.
'주부 우울증'이라는 말은 있는데 왜 '남편 우울증'은 없을까? 남편과 아이가 있는 여자가 우울증에 가장 걸리기 쉬운 부류인 반면에 결혼한 남자는 우울증에 가장 거리가 먼 부류가 된다. 같은 결혼, 같이 아이, 그런데 왜 누군가는 우울증의 최고의 피해자가 되고 누군가는 우울증을 머리하게 되는 것일까. 이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자가 남자보다 맡아야 하는 역할이 많기 때문이다.
남편은 직장에서 인정받으면 성공한 가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하지만 여자는 다르다. 결혼한 여자가 직장에서 일을 훌륭히 한다고 해서 성공한 여성이 될 수 없다. 왜냐, 여자는 엄마도 아내도 직장에 다닌다면 여성으로서도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역할 부담과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것이 여자를 우울해海의 바다로 빠뜨리고있다.
보통 여자가 남자보다 더 감성적이어서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여자가 더 많은 역할을 부담해야 하고 더 큰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린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여자는 원더우먼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가장의 어깨에 짊어진 짐은 물론 무겁다. 어깨가 휘청거리는 그 부담감. 하지만 여자의 짐은 그보다 어렵다. 산더미만한 짐을 산위에 올려놓으면 끝인 남자와 달리, 여자의 짐은 작지만 그 수가 많다. 거기다가 올려놓으면 끝이 아니라 굴러떨어지지 않게 계속 끌어 당기고 있어야 한다. 남녀의 차이는 바로 이 차이이다.
나도 한동안 우울증을 앓았다. 집 밖으로 나가기 싫고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고 작은 일에도 툭하면 눈물이 나고 모든게 짜증나고 권태스러웠다. 누군가 이 슬픔에서 나는 구해주길 바라면서도 막상 구원의 손길을 요청하진 못했다. 관계를 회복하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회복을 위해 누군가 우울海에서 헤엄쳐 나올 수 있는 손길을 내밀어줘야 한다. 여자는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약한 존재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그렇지만 어머니도 여자다. 이제 우리 여자는 스스로를 건져내야 한다. 흠벅 젖지 않도록!
@ 2009 06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