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눈물 - 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
라파엘 카르데티 지음, 박명숙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쓰여진지 5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화제의 책으로 오르내리는 '군주론'. 그 군주론의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를 누구나 알것이다. 군주는 강력하고 이상적인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 종교적, 도덕적으로 잘못된 악행도 필요하다면 저지를 수 있어야 한다는것이 군주론의 근본적인 핵심이다. 이 얼마나 과감하면서도 무모한 발언인가. 하지만 그의 말이 무조건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다.

역사속의 실제 인물이나 사건에 이야기 살을 붙여 만든 팩션은 언제나 독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다빈치 코드가 희대의 베스트셀러 성경을 이야기했고 진주귀고리소녀가 베르메르의 숨겨진 일화를 지어냈듯이 마키아벨리의 눈물은 니콜로 마키아벨리를 주인공으로 내새운다. 군주론을 쓰기 전, 정치가가 되기전의 청년 마키아벨리는 희번뜩이는 눈을 가진 야심찬 서기관이였다. 우리는 군주론을 서술하기 훨씬전의 마이카벨리를 만나볼 수 있게 된것이다. 

무명화가 라파엘로는 끔찍한 고통속에서 눈을 뜬다. 그리곤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최대의 고통을 느끼면서 고문 속에 죽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수께끼들. 누가 이 무명화가를 죽였을까? 왜 죽였을까? 우리의 청년 마키아벨리는 우연한 기회로 살인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향신료 판매상인 트레비가 같은 고문속에 죽는다. 도시는 괴담으로 술렁이고 청년 마키아벨리와 호기심 많은 친구들은 사건을 파해치기 위해 나선다. 거인과 난쟁이라는 단서만을 가지고 사건을 풀어가던중 살인사건뒤에 숨겨진 어마어마한 음모를 알게 된다. 여타 대부분의 추리 소설들이 그렇듯이 단순한 연쇄살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작가는 르네상스 시기의 피렌체 문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를 데뷔작으로 선택했다. 당시에는 추기경이 단순히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정치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닿아있는 실세였다. 그런 종교와 정치간의 다툼은 어쩔 수 없는 필연이기도 했다. 마키아벨리는 야심찬 청년이었다. 살인을 알게되는데서 그치지 않고 살인의 한복판으로 뒤어들어 청렴한 개혁가 사보나롤라를 지키기위해 애쓴다. 우리가 아는 군주론의 차갑고 냉철한 철학을 지닌 마키아벨리보다는 이제 막 정치에 눈을 뜬 청년 니콜로를 만나게 된다.

제목이 뜻하는 '마키아벨리의 눈물'은 과연 무슨 뜻일까? 책의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그 의미를 알게 된다. 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이라는 광고카피는 진부하기 짝이었다. 책의 내용도 우리가 알아오던 추리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살인>우연>추리>결투>반전>해결이라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답습한다. 하지만 주인공이 마키아벨리라는 것이 의미가 있다. 이 책의 다른 제목을 붙일 수 있다면 요새 유행하는 유명인의 시작을 보여주는 영화들처럼 '마키아벨리 더 비기닝'이라고 짓고 싶다. 이 책은 그의 시작이다.

@ 2009 06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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