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 전공을 택하면서
손글씨 쓸 일이 많지 않으면서 결국 악필이 되었고
느릿느릿 글씨 쓰는 잠깐이 답답해서 휘갈기다보니
제가 쓴 글자도 못 알아보게 되었어요;;;

그래도 학창 시절엔 이력서도 손글씨로 써야했었기에
펜글씨 자격증도 취득했었고 학급에서 서기이기도 해서
상태가 지금처럼 나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은행이나 직장이나 어디가서
잠깐 글씨 쓸 일이 있으면 너무 창피하더라구요;;;
손글씨 관련 책도 사서 연습해보려고 했는데 
제가 원하는 폰트체가 없어서 살 맘이 안들더라구요
그래서 컴퓨터에서 좋아하는 폰트체로 문서를 작성하고
출력해서 연습해보려고도 했는데 생각처럼
습관화가 잘 안되더라구요 ㅜ ㅜ

그러다가 매일 아침 또박또박 손글씨 책을 봤는데
진짜 제가 너무 찾던 글씨체여서 
도저히 손에 넣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바로 고등학교 시절에 도서관 사서였던 친구의
너무너무 이쁜 글씨체와 똑같았어요!!

그 친구는 글씨가 너무 예뻐서 항상 수업 전에
선생님을 대신해서 까만 칠판에 수업내용을 
하얀분필로 빼곡히 써 놓았었어요

왼손잡이인 것도 신기했는데 글씨가 어찌나 이쁜지
그 친구와 친하진 않았지만 그 글씨는 잊을 수 없었어요
요즘 일부러 아침마다 아이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책도 조금이나마 읽고 일도 조금 하곤 했었는데
그 시간에 손글씨 연습을 하면 어떨까 했었거든요^^

손글씨는 내 의사와 감정, 마음 뿐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필체를 꼭 고치고 싶어요
(필체를 바꾸고 싶다고 말하기엔 너무 고장난 상태;;)

친정 아빠께서 필체가 너무 좋으셔서 
부탁받고 대필을 많이 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너무 존경스럽고 기분이 좋았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손글씨를 무작정 따라 쓴다기 보다는 
나에게 잘 맞는 펜을 고르는 방법도 있어서 좋아요!

여러가지 펜의 종류와 성질 그리고 장단점이 씌여있는데
저의 경우는 결혼 전에 글쓰는 걸 좋아했는데 
일기 쓸 때나 책의 좋은 내용을 기록할 때 
주로 0.28~0.3정도 굵기의
수성펜이나 샤프펜으로 쓰는 걸 좋아했었어요

아이 낳고는 진득하게 뭘 할 시간이 1도 없었고
다시 전처럼 글씨를 쓰고 싶어서 시도해봤는데
출산을 하면서 인간이 바뀐 듯 뭔가 다 안맞더라고요

그러다 옛날에 쓰던 펜글씨가 생각나서 문구점에서
꽤 굵게 나오는 저렴한 만년필을 사봤는데
요 녀석이 지금 저에겐 잘 맞더라고요 ㅎㅎㅎ

연습을 위한 자신에게 맞는 노트 고르는 법이나
여러가지 글씨를 또박또박 예쁘게 쓰는 노하우는 기본,
알파벳까지 연습할 수가 있더라구요!

언젠가 친구가 문화센터에서 캘리그라피를 배워서
저에게 선물한 적이 있었어요
너무 기쁘고 행복했었는데 이번엔 제가 열심히 연습해서
그 친구에게 예쁜 손글씨 편지 선물을 해주고 싶어요
인스타에 매일 아침 7시에 손으로 쓴 
좋은 글귀와 일러스트를 올려주신다고 해서
바로 팔로우 들어갔다죠 ㅎㅎㅎ

혼자 프린트해서 써보는 것보다 많은 정보와
좋은 글귀들 그리고 무엇보다 종이질이 좋아가지구ㅋㅋ
연습하기 너무 좋아요♡
아.. 근데 역시 30년 세월의 악필이 쉽게 고치기가..ㅜ ㅜ
글씨 위를 따라쓰면 잘 되는데 빈 칸에 쓰려니 잘 안되요
너무 너무 어렵지만 열심히 따라 쓰고 있어요 ㅎ

비록 아직 맹연습(?)이 필요하지만 꾸준히 책하고
인스타 보면서 따라하면 어느새 제 손글씨가
저를 가치있는 사람으로 보여주리라 믿으며
오늘도 또박또박 예쁘게 따라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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