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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주의보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ㅣ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양양 그림 / 밤티 / 2025년 2월
평점 :

2월도 금세 끝을 향해 달려왔네요.
올해도 어김없이 동화를 몇 편 골라 읽어 봅니다.
아이 있는 가정에는 이미 유명한 이금이 작가님의 동화집을 이 책으로 만나봅니다.
표지엔 파스텔톤의 일러스트와 함께 윤석중 문학상 수상 스티커가 보이는데
한국 동요의 아버지로 불리는 윤석중 님의 문학정신과 어린이 애호 정신을 기리기 위한 상인만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으로 느껴졌습니다.
책 '건조주의보'는 2012년 초판 도서, '사료를 드립니다'의 개정판으로
[건조주의보], [닮은 꼴 모녀], [이상한 숙제], [요술 주머니], [사료를 드립니다] 다섯 가지 동화가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마다 개울가에 던져진 납작한 돌멩이처럼, 잔잔한 여운을 느낄 수 있고 유년 시절의 흐릿한 기억도 드문드문 들었습니다. 특히 '이상한 숙제'는 아직도 그 답을 찾아가고 있는 어른이 여기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동화집을 읽으며 작가님의 그간의 동화 행보를 보며 다른 글들도 읽고 싶어졌고, 느낀 점도 있네요.
이금이 작가님은 일상 속에서 스쳐가는 감각과
삶에서 만나는 주변인들에게 얻은 영감을
아이의 눈으로, 사랑의 맘으로, 잘 그려내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미에 담긴, 작가 스스로의 말처럼 주위에서 발견한 글감을
씨앗처럼 마음에 심어 따뜻한 에피소드로 잘 피워내는.
많은 책을 읽어야 작가의 자양분이 된다는 말도 맞지만
내 삶이 피어나고 있는,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 일상 속에서 무수히 흩어지고 생겨나는 모먼트 역시
작가에겐 소중한 자양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칠법한 순간을 작은 예쁨으로
다시 일궈 내는 일이 글쓴이의 마법 같은 기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거듭하게 되었네요.
함께 담긴 일러스트도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듯한, 어떤 꿈처럼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수채 느낌으로 이야기들과 잘 어울리네요.
아이의 눈은 사실 어른의 눈이기도 하겠지요.
어른 아이인 제게도 잔잔한 따스함이 있지만
역시나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들이 읽어주면 좋겠구나, 하는 맘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