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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김기갑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어떤 것은 특이함이라기 보다 특별함임을 우리들은 알기에
그 누구의 노래도 울음도. 그 누구의 시도, 소설도, 한 줄의 문장도.
출신과 이력에 얽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믿습니다.
'코이'라는 시로 등단하신 시인의 새 시집이 기대되어 책을 선택했고
일상 속에서 만나는 스스로의 감각을 사랑이라는 줄에 엮어
말간 얼굴 편안한 마음으로 만납니다.
나의 이야기와 나의 감각을 다듬어 세상에 내어 놓을 수 있는 일이 그저 부럽기만 한 요즘,
더 많은 동 시대 시인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마음의 계절이네요.
누군가의 시집을 만나고 이렇게 나의 느낌으로 적을 때는
시집 전체를 보기도 하지만 하나의 시에 머물러 오래 있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후자네요.
삶은 아름다워야 하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 107개를 꿰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하나 하나의 시가 어떤 느낌으로 귀결되더라도 '사랑'안에서 읽고자 생각해가며 본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시들이 간결하고 짤막한 단편적인 감상을 느낄 수 있었고
하나의 시를 떠올려 보자면 문어보다는 외려 '심장'이 생각나네요.
시 역시도 목숨을 유지하기 위하여 평생을 밤낮으로 뛰는 것같은
오직 그것을 위하여 우리가 매 순간의 서정적 감각을 시로 묶어 세상에 또 하나의 생명으로 꽃피우듯.
시의 그림이 마치 잘린 사과의 단면을 오래 보아야 알 수 있는 이야기라면 그 묘사가 좀 다양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작은 아쉬움도 들곤 했네요. 더 많은 글과 새 이야기가 있을 거라 믿으며 감상을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