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로드 - 커피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료가 되었을까
라니 킹스턴 지음, 황호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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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드

(커피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료가 되었을까) - 라니 킹스턴 저 / 황호림 역

커피 컬러로 온 세상이 가득한 가을,

오늘 소개드릴 책은 '커피로드'입니다.

친구보다 더 친구 같고

가족보다도 더 가족 같은 커피.

오늘도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포트에 물을 붓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런 나에게 커피 책이란 만나면 모두 읽어보고 싶게 하는 어떤 마음마저 되었는데

'커피로드'의 출간 소식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커피 책을 냈다는 타이틀에서 한 번,

기존 커피 책과는 사뭇 다른듯한 목차의 구성에서 또 한 번 끌려버렸습니다.

우선 목차를 보면 커피가 걸어온 길을 서술만 하여 엮은 것이 아닌 느낌이 들었고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해 온 역사를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그리고 세계 속에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나라별 커피 래서피가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어쨌든 갓 도착한 따스한 '커피로드'는 A4보다 약간 큰 사이즈의 두툼한 양장본인데 지면 가득 시원하게 담긴 아름다운 커피 사진까지 더해져 아날로그 도서 유저로서는 책장 넘기는 맛이 극대화되어 좋았습니다.

와인계에는 '와인 아틀라스'처럼 상품(포도)의 품종과 지역별 특성이 지도와 함께 잘 정리된 두툼한 양장본의 책이 있는데 섬세한 측면에서 내용의 결이나 깊이는 다르지만 나라별로 담아낸 방법적인 것은 닮아있어 읽기에 좋았고 이런 관점에서의 설명은 재미있는 구성으로 느껴집니다.

다만 각 나라별 커피 문화 소개에서는 각 장마다 삽입된 커피 사진에 비슷한 톤의 컬러가 배경으로 사용된 부분이 있는데 밝기가 어두워서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편집상의 단점이 있었고, 책의 초반에 등장하는 지도 부분 역시 두 장의 큰 지면이 아까울 정도였는데

그것은 한눈에 그래프의 목적을 알기가 어려웠고 만약 주석처럼 달린 글자나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이 그림의 주된 전달사항이라면

차라리 지도를 줄이고 나머지의 가독에 중점을 두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 아쉬움이 조금 있습니다. 이것은 커다란 양장본으로 시원하게 제작한 만큼,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커피 독자들을 위해 나이 지긋한 분도 충분히 편하게 읽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컨디션의 디자인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욕심일 뿐, 책을 읽는데 큰 불편은 아닐 수 있습니다.

어쨌든, 한국이 아닌 다양한 국가에서의 커피와 문화 행사, 역사에 대한 부분들이 글과 사진 레시피라는 이 3박자가 잘 이루어져 있고

나라와 지역에 따라 특색 있는 재료(향신료나 음료 재료)를 첨가하는 레시피는 그 도시로 떠나지 않고도 그들의 문화를 느끼게 해주는 책의 가장 맛있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생강과 카다뭄을 사용하는 튀르키예식 끓여 냄은 그 맛이 너무 궁금하지만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커피가 하루와 일상, 일에 대한 어떤 의식과도 같다'라는 42p의 표현은 큰 공감을 주어 기억에 깊게 남았고

국가의 언어는 사회와 문화가 다분히 녹아 있다 생각하는데 튀르키예의 경우, 갈색을 지칭하는 단어의 뜻 자체가 '커피의 색'이라고 쓰인다니 사람들의 커피 사랑이 그만큼 오래되고 친근해왔음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주 접하고 싶은 커피 품종 중 하나인 예멘 모카 마타리 등이 왜 안정적 생산과 유통이 되지 못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 ㅡ 소작농들에 의해 생산되고 생산 기반 시설 부족과 물 부족 그리고 조직적인 노력이 없다는 점 ㅡ 등의 내용은 문화뿐만 아니라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고 어떻게 우리의 잔까지 오는지를 이해하고 가늠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는 꼭 커피 제조 직군 종사자가 아니어도 읽기 좋은 점이며 반대로 종사자들에게는 흔하지 않은 각국 각색의 레시피가 새로운 메뉴 개발에 충분한 자극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짤막하나마 레시피와 함께 떠나는 커피 세계 여행, 이 힐링의 시간은 어쩐지 더 새로운 커피에 대한 경험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더 새로이 선사되고 만들어질 커피들. 씨앗에서부터 한 잔의 위로와 힐링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생각하며 오늘도 역시 커피와 함께 책의 한 모금을 마시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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