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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책은 외국 저자 '캐서린 켈로그'의 것을 한국에서 옮긴 것으로 제로 웨이스트가 아니더라도 실생활에 바로 쓸 수 있는 유익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101가지의 방법을 소개한다. 내용은 논문 같은 설명의 것은 아니며 일상에서 어떻게 쓰레기를 분리하고 재 사용하며 또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그야말로 "HOW"가 담겨 있다.
사실 이 방법이 궁금하여 책을 선택하였다.
언젠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배달음식에 사용된 통과 생수병 배출을 위해 한쪽 공간이 쓰레기로 가득 채워지는 집을 보며,
문득 이 거대한 '부피' 앞에서 '아- 이게 줄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구나, 아예 사 오는 자체를 멈춰야겠다.'라고 깨달은 순간이 있었다.
이것이 트리거가 되어 정수 방법을 알아보았고 생수병을 사지 않는 브리타로 변경, 페트 맥주에서 캔 맥주로
클렌징 폼에서 비누로 변경하는 등 속속 내 삶의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었다. 3년이 되어간다. 줄이는 삶을 시작한 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로 웨이스트'와 '미니멀라이프'라는 키워드를 만나게 되었다.
다들 그렇듯 유튜브에서 여러 영상을 발굴하며 내게 적당한 방법을 찾곤 했는데 그덕에 도서를 선택 할 수 있었으며 또한 궁금했다.
어떻게들 줄이는지? 더 좋은 방법은 있지 않는지-
샴푸나 설거지 등 매일 몸에 닿는 모든 물건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니 내 일상 하나부터 열 가지. 물건과 연결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내가 사오고 모아온 물건들.
삶이 쓰레기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헌데 가만 생각해보니 나라는 자신, 몸과 영혼 모두가 쓰고 있던 '당연한 것'들이 내 선택이 아니라 자라오며 자연스럽게 학습되어 온 문화적인 것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샴푸나 치약을 구매할 때 스스로 선택해 구매했던 것이 알고 보니 그 수가 별로 없었던 것이었다.
스스로 자각했을 때 나는 꽤 충격적이었다.
삶의 주체가 내가 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더욱 미니멀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또한 느껴지게 되었고
많은 물건 속에 발이 묶여 있는 나를 풀어내려면 자연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수세미의 이름이 왜 수세미인지도 가공 수세미를 버리고 천연 수세미로 갈아탄 즈음 알게 되었다.
수세미의 실물도 처음 본 것이 불과 2년이 되지 않는다.
사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건 놀랍고 단순하게도 '사지 않는 것'에 많은 부분 달려있었다.
'덜 사고, 신중하게 하는 소비.'
책은 우리가 유행처럼 말하고 있는 '제로 웨이스트'는 사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고
자연 친화적인 삶. 즉 미니멀리즘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스스로 느낀 일련의 과정이 결국 그 해답이 미니멀리즘에 있다 생각되었다.
이미 모두 알고 있지만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가 매일 마시는 생수에서도 발견되고 보이지 않지만 사라지지도 않는 무시무시한 것임을 또 한 번 인지할 수 있었다.
2050년에는 바다의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어느 유명한 지식인의 전망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 소비를 멈추지 못한다.
아마도 하루아침에는 힘들 것을 안다. 하지만 나와 같이 작은 것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만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그날이 더디 오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 또한 들었다.
책은 마치 to do list를 체크해 나가는 하루처럼 책장을 덮을 때까지 이어지는 101가지의 항목들을 보며
내가 변화한 3년 동안, 101가지에 해당 사항이 있는지 확인 해 볼 수 있어 좋았고 단지 저자가 외국 분이다 보니 한국에 없는 대체 상품이나 상점이 있어 바로 매칭 되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어 아쉬움도 있었다. 그중 일부는 한국에 비슷한 것으로 주석을 해두는 옮긴이의 세심함도 엿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지켜지는 항목도 많아 격려 받는 느낌도 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구매 시 마음가짐이다.
꼭 새겨 기억할 질문
이 물건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가?'
스스로에게 묻기를.
책도 나도 자연도 모두 말하고 있었다.
불과 3년 사이에 배출일의 내 쓰레기는 어마하게 줄어 들었고 나는 디자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에 다가가기위해서도
패키지를 살피는 사람이 되었다. 앞으로 3년 후 더 가벼워지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내가 되기 위해 미니멀하게 살겠다는 작은 마음을품고 서평을 줄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