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1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해설 / 생각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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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지만 커다란 한 권의 고전
출퇴근을 위해 지하철에 잠시 앉는 순간, 잠들기 전 나른한 마음으로 탐독하는 약간의 시간이 아니면 어쩐지 요즘은 책을 느긋하게 읽을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돌아왔고 요즘 식의 사랑처럼, 가을이라는 이 계절 또한 점차 그 간격이 짧아진 것은 기분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출퇴근 시간에는 맛있는 글들을 음미하기에는 그 시간이 매우 짧고, 주말을 이용해서 커피와 함께 외출하는 내내 들고 읽었다. (생각뿔 출판사에서 발간한 이 책은 한 손에 잡히는 크기이다) 개인적으로 요즘 고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져 있는데 때마침 책이 출간되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가 단기간에 써 내려갔다는 그의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은 1774년에 간행되어 
아직까지도 그 인기의 온도를 잃지 않은 소설이기도 하다. 
아마도 작가의 가슴이 가장 정열로 요동쳤으리라고 생각되는 25살 젊은 시절에 탄생한 소설이기도 하고 
이미 너무나 유명한 명작이기도 해서 책을 고르는데는 그리 큰 고민이 없었다. 

2. 
탐독
요 며칠 동안 강렬히 내린 가을의 비는 학창시절에 읽었던 괴테의 이야기를 고요하게 다시 읽는데 더없이 좋은 분위기가 되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줄거리를 다 알겠지만 간단하게 조금 소개하자면..
'베르테르'라는 한 젊은 변호사가 어느 시골 마을에 오게 된다. 그는 마을에서 법관의 딸 '로테'라는 한 여인을 알게 되고 사랑에 푹 빠져버리게 되는데... 
로테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난 후, 거의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여 먼 나라로 떠난다. 그리고 그동안 그녀 로테는 약혼자와 결혼하게 된다. 
베르테르는 사랑의 실연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계급적이고 관료적인 사회에서도 억눌린 관습에 반항하다가 파면에 이르게 된다. 
그는 자신이 빠져있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희망이 없는 귀족적 사회에 상심을 거듭하고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마치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보냈던 빈센트 반 고흐의 그것처럼, 매일 숨어 하루를 기록한 안네의 일기처럼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형식으로 쓰여 있는데 덕
분에 쉽게 '베르테르'의 감정 속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같다. 
아마도 알려져 있듯, 작가 자신이 겪은 실연의 경험과 시대적인 분위기가 소설의 영감이 되었었다는 또한 이야기의 흡인력을 높이는 데 한몫한 것 같다. 

3. 
슬프고 허무한 감정의 공명
지금까지 나의 인생에서 가장 많은 도서를 읽고 탐독했던 학창시절. 
몇 안 되는 충격적인 명작 중 하나였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당시의 나로서는 다소 생소했던 사랑과 사회에 대한 통찰이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웠으나 
이야기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허무하고 슬프구나 하는 뭉뚱한 그 느낌의 덩어리만 강하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사랑이라는 감정의 정의는 쉽게 내릴 수가 없다. 나는 이것이 보편적인 감성임과 동시에 가장 큰 인생의 고뇌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누군가를 사랑해본 사람은 느껴보았을 '감정'의 잉태. 그러나 단방향의 사랑이 주는 고통은 함께 나누는 온전한 사랑만큼이나 고독하고 아프다.
품었던 희망이 말끔히 소멸했을 때 느껴지는 허망한 가슴 저림. 
집요하고 지독하게 떨쳐내지 못하는 생각과 상상. 
인생 전부를 빨아들이고도 그 허기를 메울 수 없는 사랑의 열병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는 면밀히 느낄 수 있다. 
누구나 가져본 감각이어서 평범하게도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인생 전체를 바꿀 수도 있는 특별한 감정이라는 점에서 크게 전율하는 느낌들..
하지만 감정의 아름다운 표현으로 인해 자신이 빠진 모든 현상이 '옳다'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노릇은 아닐까..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서 사랑받는 이에게는 이 예민한 감정이 너무나 불편하고 괴로운 것은 또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떨쳐내기 어려웠다. 
모든 감정에 이유를 붙여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요즘의 나에게서는 또 다른 시선으로 읽히는 것에서 미루어 
자신이 처한 상황, 살며 경험하고 겪었던 실연과 이별을 통해 또 어떤 느낌으로 파생될지는 읽는 이의 마음에 달린 것이라 생각된다. 
아마도 책이 처음 발간된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괴테의 소설을 마주한 당대의 젊은이들은 
삶에서 느낀 공허와 허무를 책에서 또 한 번 느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다. 이것은 실재했던 '베르테르 효과'처럼 자살로 이르는 극단적인 형태로 유행하고 떠돌기도 했다. 지독한 사랑이 인생에 미치는 스토리는 부분에서는 영화 '글루미선데이' 역시 수식처럼 떠 올리기도 했다. 
사람들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었지만 스스로는 알지 못하는 내재된 감정들을 때때로 책이나 영화를 통해 우리는 느낀다.
'아 내가 저 감정을 알지...', '겪은 일은 아니지만 가늠할 수 있는' 우리의 가슴에 공명했던 억압된 감정의 실타래들이 
이제 다시 읽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통해 좀 더 내밀하게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기회가 되기를 나는 내심 기대한다. 
그늘 없는 나무가 없듯, 아프지 않은 젊음은 어디에도 없고 슬픔을 품지 않은 사랑 역시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짧은 글로 내가 느낀 긴 여운을 다 토해낼 수 없고 계속해서 글을 읽고 되새기게 되는 책. 
아직도 뜨거운 괴테의 이 소설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모두에게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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