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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 ㅣ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손홍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평점 :
첫 이야기를 읽었을 때
내가 책을 잘못 펴들었나 싶었다.
분명 산문집이었는데 마치 소설을 읽는 듯했다.
‘문학은 소다.’
어느 장은 잔잔한 반면에
어느 장은 뜨겁게 끓어오르는 불씨가 느껴졌다.
아마 그의 마음 속엔 뜨겁게 활활 타고 있으리라.
그의 작은 불씨가 글을 타고 나에게 왔다.
저자가 어떤 단어에는
그들의 시대, 그들의 삶이 담겨있다고 했듯
그의 글에는 그의 시대와 삶이 담겨있었다.
고단하고도 뜨거운 삶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소설가가 되는 과정에 대해서,
문학에 대해서,
소설가로서의 이야기를 꽉차게 담고 있다.
우리는 자주 접할 수 없던
튀르키예, 팔레스타인, 베트남, 인도 등의
다양한 나라의 문학 이야길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는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곤
작가가 글을 퇴고하듯 삶을 퇴고,
즉, 수정해나가는 듯했다.
굵은 선과 같은 글은
단단하게까지 느껴졌다.
스스로의 삶과 문학을 꿰뚫어
써내려간 듯한 글 속엔 위로도 담겨있었다.
잔잔하게 위로하겠다고 다독이는 것이 아닌
묵직한 인생 속의 깨달음 속에서
미처 나도 몰랐던 마음을 위로를 당한 듯했다.
짤막한 세 개의 단편이 실린
미니픽션은 순식간에 빨려 들어 읽었다.
그의 소설도 꼭 읽어보리라.
감히 말하자면,
오래도록 기억될 소설가이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미니픽션의 소설가처럼.
책의 마지막, 미니픽션 중에는
한 노인 소설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쩌면 스스로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미니픽션으로 그려본 것이 아닐까.
그가 누군가를 뜨겁게 위로했듯
그에게도 위로를 전하고 싶다.
단 한 사람이 읽어도
그 사람의 운명을 바꾸리라.
✔️ 교유당 서포터즈 1기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