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루스
예브게니 보돌라스킨 지음, 승주연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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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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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평안, 러시아의 역사를 그리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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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돌라스킨 작가님의 두 번째 작품 <라우루스>는 야스나야 폴라냐 문학상, 빅 북 어워드, 리드 러시아 어워드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어로 번역하기도 전에 이미 33개국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었다. 라우루스는 무려 15세기 중세 러시아에 살았던 주인공의 생애와 당시 시대 상황을 그리고 있다.

보돌라스킨은 풍부한 지식과 뛰어난 작가적 상상력, 고대 러시아어 및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약초와 그 효능, 병명, 정교회 축일 등을 라우루스에 녹여내며 독자들을 다채롭고 신비스러운 지적 세계로 인도한다.

*순례 : 종교의 발생지, 본산(本山)의 소재지, 성인의 무덤이나 거주지와 같이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방문하여 참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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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이름

주인공은 평생에 네 개의 이름과 삶을 살게 된다.
아르세니로 태어나, 우스틴, 암브로시우스, 라우루스.
할아버지를 통해 배운 약초학으로 약초 전문가, 바보 성자 유로디비, 치유의 은사가 있는 의사로 표현한다.

*유로비디 : 신의 뜻에 따르기 위하여 자신의 소유를 버리거나 고의로 관습을 무시하는 등 사람들이 보기에는 '바보스럽게' 비치는 행동을 하는 사람.

11,12세기부터 존재했지만 거의 사라진 ‘성자전’이라는 장르.
*성자전 : 중세 유럽에서, 기독교 신자를 위하여 주로 운문(韻文)으로 쓴 전기.

고대 루시(러시아의 옛이름)의 문화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소설이다. 장르 자체에 어려움의 벽이 느껴지기도 했다.
번역본이다 보니, 이름과 지명들이 많이 헷갈리기도 했다.

초반부에는 주인공 아르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며 여러가지 삶의 지혜와 치료법을 배운다.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살리지만, 정작 아내와 아들은 살리지 못한다.

그 길로 고향을 떠나 역병이 유행하던 마을을 떠돌며 많은 자의 목숨을 살리며, 그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된다.


✅시적 표현

고대 러시아의 역사 가운데 굉장히 시적이고 섬세한 문장들이 숨어있다. 승주연 번역가님이 독자들이 정확히 상상할 수 있도록, 간절함을 담아 옮긴 ‘실로 짠 레이스 <라우로스>‘를 천천히 음미해보시길.

📌 그는 몇 시간이고 같은 자세로 우스티나를 예술 작품 보듯 감상하곤 했다. 머리를 풀어 헤치고 머리카락을 천천히 빗으로 빗어줬다. 머리카락이 호수이고 빗이 작은 돛단배라고 상상하면서 말이다. 황금빛 호수를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 면서 그는 그 빗 속에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사랑과 평안

<라우루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의 사랑을 그린다.
주인공의 치유 능력이 가까운 이들을 아끼는 사랑에서 비롯됨을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주인공은 죽은 아내인 ‘우스티나’와 평생에 그리워 한다.
옮긴이는 ‘주인공이 생각하는 평안이란 드디어 사랑하는 우스티니외 단둘이 있는 상태’라고 표현한다.
결국 그에게 ‘평안’은 죽음을 통해 완성되었다.

이 소설은 특정 시대에 국한된 작품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많은 질문과 의미를 던져준다.

📌“표지를 따라가는 것은 쉽고, 표지가 있다면 용기는 필요 없겠지요.”

📌“우리 역시 우리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오.”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요?“
“아니, 과거와 똑같지는 않을 거요. 세상 그 무엇도 과거와 동일하게 반복되지는 않으니 말이오. 당신도 그러길 원하지 않을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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