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바다
이언 맥과이어 지음, 정병선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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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바다』
이언 맥과이어 장편소설
정병선 옮김


몇 주 전 한파가 찾아왔던 올겨울, 마음까지 얼어붙게 할 책이 한 권 도착했다. 『얼어붙은 바다』라는 제목의 책. 작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지만 책 소개글을 보고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포경선의 항해를 소재로 한 해양소설, 극한의 상황에서 대립하는 두 인간의 모습을 그린 강렬한 스릴러" 어릴 적 보았던 영화 "가을의 전설" 중 한 장면이 떠오르며 소설 속 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책은 어둡고 습하며 더럽고 거칠다가, 고약한 체취와 함께 피비린내와 바다 비린내가 점점 더해지더니, 죽음으로 내모는 끝없는 혹한과 혼란이 가중되며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멈추지 않고 내달렸다. 최악의 상황에서 찾아든 평화로운 시간은 이야기의 2막을 알리는 듯했고 마치 태풍전야 같던 그 시간이 지나고 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마지막 결전의 혈투(사실 혈투라고 하기엔 너무 싱거웠지만)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승자가 누릴 것이라 생각했던 혹은 내가 너무나도 갈망했던 따스함과 안락함을 이제 좀 느껴보겠구나 싶은 찰나 이야기는 끝이 났다. '와, 뭐지?'……"대박!"


긴장하며 읽었던 이야기가 이렇게 끝이 나버렸다는 것이 처음엔 아쉬웠고 허무했지만, 저자가 이야기를 진행시켰던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의 구성력에 탄복을 금할 수가 없었다.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으로 봤을 때는 출항 전 도입부가 좀 지루한 편이지만 도입부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를 통해 주인공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이번 항해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배의 출항과 함께 이야기의 흐름은 빠르게 전개되는데, 무엇보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끈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 참 좋았다. 저자는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유추해볼 수 있는 단서들을 여기저기에 두어 책을 읽으면서 독자로 하여금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책에 빠져들게끔 내용을 구성하고 있었다. 저자가 던져놓은 이런저런 실마리를 이용해 다음 이야기를 떠올리며 책을 읽어나갔는데 이런 과정이 책을 읽는데 흥미를 더해주었다. 예를 들면 책의 초반에 선박의 섬너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자신이 아무리 노력하고 계획해도 그에게 닥친 불운을 막아내지 못하고 지금의 처지에 놓이게 된 상황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평생을 살아오면서도 막지 못했던 계속된 불운을 과연 그는 이번 항해로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을까? 섬너가 볼런티어호에 승선하기로 결정하며 했던 모든 생각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 책을 덮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출항하기 전 브라운리와 백스터가 나눈 대화에서도 우린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유추해볼 수 있다.

"「아서, 일을 개판으로 만들어서는 안 돼. 우리가 뭘 하는지 잊지 말라고. 이건 자존심 문제가 아냐. 자제나, 나나 모두 말일세. 그 망할 놈의 고래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브라운리가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버렸다. 단조롭고 음울한 링커셔의 해안이 눈에 들어왔다. 자기가 육지를 한 번도 좋아했던 적이 없음이 떠올랐다. 확고하고도 자명한, 그 자체로 너무나 분명한 사실."


고래잡이배가 고래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하는 것은 이번 출항에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이고, 뱃사람이 육지를 언급하는 것은 결국 배를 더 이상 탈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일 테니, 그들 앞에 벌어질 일이 '설마 배를 좌초시키는 것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대목이다. 이전에 좌초된 배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인 브라운리가 이 일에 적격이라는 것까지 더하면 그들이 꾸미는 일이 어떤 것인지 대충 감이 잡힌다. 그리고 배는 고래들이 남쪽으로 이동을 하는 기간임에도 계속 북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리 오래가지 않아 캠벨과 브라운리의 대화를 통해 밝혀진다. 이야기의 후반부는 앞에서 나온 속도감과 스릴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순식간에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듯싶다. 하지만 이 또한 이미 그들의 종말을 예언했던 꿈 이야기를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저자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사건사고들을 여기저기 포진해놓고 또 그 사이를 연결해주는 끈을 이어놓아 궁금증을 잃지 않게 해주었다. 정말 최고!!!



『얼어붙은 바다』는 등장인물들의 개성도 뚜렷하고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기 싫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책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저자가 가장 공들인 인물은 단연 작살수 헨리 드랙스와 선박의 패트릭 섬너일 것이다. 드랙스는 악마라고 불렸고 과거 식인종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말도 있었다. 여기저기 그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상황과 행동들이 나오는데, 그가 먹고 자고 성교하고 살인하는데 생각 따위는 필요치 않았으며 그는 전적으로 욕구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헨리 드랙스는 철저히 매 순간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살아가고 있었다. 포경선 볼런티어호에 승선하기 전에도 그는 살인과 성폭행을 서슴지 않았고, 역시 배에서도 이런 그의 행동은 변함이 없었다.

"(상략) 드랙스가 깜둥이 소년의 머리채를 붙잡고, 가격했다. 그렇게 아이를 주먹으로 때리는 행위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네 번, 그의 행동은 신속했고, 주저함이나 죄책감 따위는 전혀 없었다. (중략) 그가 세상을 이해하고 붙드는 방식은, 뭐랄까, 뼈다귀를 문 개 같았다. 그는 모호한 것이 없었다. 어떤 것도 드랙스의 맹렬하고 험악한 욕구에서 따로 떨어져 존재할 수 없었다. (하략)"

"(상략) 그를 전진시키는 주체는 갈증이었다. 이 목마름은 맹목적이고, 또 필연적으로 작동했다. 오늘 밤 그는 살인을 할 것이다. 하지만 드랙스의 마음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이 살해 행위는 아니었다. 분노보다는 갈증이 더 깊이 자리했다. 분노는 신속하고 예리하지만, 갈증은 시간을 길게 끌며 오래 지속된다. 분노에는 항상 끝이 있다. 피범벅의 피날레 말이다. 하지만, 갈증은 바닥을 알 수 없고, 무한하다."


드랙스의 극악무도한 모습은 승선 이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생각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한결같은 드랙스의 모습은 언제나 숨김이 없었고 변하지 않았으며 단순했다. 그런 그의 모습은 그대로 까발려져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자신이 저지른 과오들에 대해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끊임없이 살인을 일삼았기에, 드랙스의 모습은 거칠고 잔인하고 흉악했으며 악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그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았고 본능적으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었다. 

이에 비해 선박의가 된 섬너는 과거에 얽매여 있는 사람이었다. 인도와는 다를 것이라 생각하며 배에 오른 섬너는 뜻하지 않게 동료들에게 과거를 들키게 되고 계속해서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나 어린 시절 열악한 상황에서 구조된 것이나 군의관으로 인도에서 겪어야 했던 일은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며 그를 과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는 악운과 불행으로 얼룩진 그의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가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나타나길 원했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이력이 필요했다. 

"(상략) 그는 책을 읽고 글을 쓸 터였다. 잠도 푹 자고 말이다. 섬너는 선장이 호출하면 가서 대화 상대도 되어 줘야 했다. 볼런티어호 승선 여행은 대체로 보아, 안락할 터였다. 어쩌면 다소 지루한 시간이 될 수도 있었다. 광란의 인도 전선에서, 더위와 추잡함, 잔혹한 만행, 지독한 악취에서 빠져나온 섬너. 그에게는 바로 이런 여행이 필요했다. 그린란드에서 고래를 잡는 일이 어떻든 간에, 설마, 인도와는 전혀 다르리라는 것이, 섬너의 판단이었다."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많은 학식을 요구하기에 그가 배에 탄 유일한 지식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약에 의존해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안락함을 찾길 원하며 상황이 좋지 않은 순간이면 언제나 생각하고 행동하길 멈추고 곧바로 약을 찾았다. 그에게 이제 그만 그 고통들을 내려놓으라고 쉽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섬너가 과거를 사는 모습을 보면 '자신을 힘들게 하는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아닌 회피만을 하다 보니 결국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얽매여 자신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는 난파된 후 약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을 때 더 또렷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었다. 만약 약이 남아있었다면 그는 또다시 그 힘든 상황을 약에 의존해 회피하려 들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섬너가 살아남기 위해 곰을 추격했던 장면이다. 숨겨진 음모가 서서히 드러난 것처럼 인간의 참모습 역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선장이 죽고, 구조를 기다리며 사람들이 처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그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믿음과 단결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결국 그들에게 남은 것은 비난과 와해, 무기력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섬너는 살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하고 먹을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그는 혼자 곰을 발견하고 추격하기 시작한다. 섬너는 살아남기 위해 곰을 추격하기 시작했고 너무 멀리 와버려서 곰을 죽인다 해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 순간 곰과 섬너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걷는데 이것이 서로에게 잡히지 않기 위한 거리이면서도 홀로 남은 눈밭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걷는 거리 같아 보이기도 했다. 계속되는 일정한 흐름을 누군가가 깨는 순간 둘이 관계는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곰은 사라졌다 나타났고 섬너는 곰을 향해 총을 쐈다. 그리고 마침내 섬너는 곰을 차지하게 된다. 배에서 돌봐줬던 아기 곰이 떠올랐고, 곰은 역해서 고기로 먹지 못하고 가죽만 쓸모 있다던 동료의 말도 떠올랐으며, 이 항해가 어떻게 끝이 나는지를 예언했던 꿈 이야기도 떠올랐다. 곰을 추격하면서 그에서 숨겨져 있던 삶에 대한 열망과 집착이 결국 그를 살린 것이 아니었을까. 이후 곰 가죽을 벗고 세상으로 나온 섬너는 마치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 

"(상략)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과연 세상이 넓긴 넓군, 섬너가 중얼거렸다. 섬너는 그 넓디넓은 세상에서 기억해 줄 가치가 없는 작은 입자에 불과했다. 그저 실종되고 잊히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누구도 이런 생각을 반기지 않을 테지만, 지금의 섬너는 만족스럽다. 그의 계획은 이 세상으로 소산해 소멸하는 것이었다. 그런 후에라야 다시금 부상해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섬너의 판단이었다."

"그가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러더니 욕조에 들어가듯, 제 몸을 낮추고 구부려, 줄무늬가 있는 진홍색 공동에 들어갔다. 다음으로 절단한 뼈를 이빨처럼 개구부에 올렸다. 사후 경직이 일어난 곰의 근육이 수축하고 펴지는 게 느껴졌다. 갓 도살한 짐승의 산뜻하게 젖은 내가 났다. 미약하다고는 해도 남은 온기가 놀라웠다. 섬너가 남는 복부 공간에 장화를 집어넣고, 죽은 곰의 살집을 외투라도 되는 양 주변으로 단단하게 끌어당겼다. 여전히 바람이 울부짖었지만, 그래도 이제 한기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관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식물 채집 상자와 같은 어둠 속에 섬너가 있었다. (중략) 문장을 입 밖에 내려 해도, 만신창이가 된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말과 단어가 아니라 야만인의 불완전한 원시적 꿀꿀거림과 경련하는 헐떡거림이었다."

 

 

 

오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피와 바다의 끈적임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너무나도 사실적인 묘사가 여과 없이 그대로 전해져 몇 번이나 몸을 씻고 싶었다. 게다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고스란히 전해져 수시로 옷깃을 여미고 따듯한 차를 마시며 난로에 몸을 점점 가까이하고 책을 읽었다. 이 이야기는 98%가 좆나 거칠고 더럽고 개추우며 치열한 힘든 싸움(이렇게 강한 단어로 표현을 해야 그나마 좀 느낌이 살 것 같다)이었는데, 책을 덮고 나니 욕지거리나 흉악한 것들보다는 전반전인 스토리 구성과 각 인물들의 특징 그리고 선과 악, 생과 사, 인간과 자연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인간과 인간의 싸움, 인간과 자연의 싸움 그리고 인간 자신의 내면과의 싸움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시간이 흘러도 내게 그 내용과 느낌을 그대로 떠올리게 할 만큼 강렬하게 남아버렸다. BBC에서 미니시리즈로 제작된다고 하니 책에 나온 내용들을 어떻게 각색해서 표현했을지도 많이 기대된다.

내가 만약 이 잔혹한 상황에 놓였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브라운리처럼 피를 마시고 살을 먹었을까? 드랙스처럼 살인을 저질렀을까? 섬너처럼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눈밭을 내달렸을까? 아니면 다른 이들처럼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까? 사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는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을 때는 자신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기도 한다. 물론 책에서처럼 극한의 상황에 처할 일은 많지 않겠지만,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가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는 그 누구도 모르지만 부디 현명하고 선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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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53
기쿠치 치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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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기쿠치 치키 그림 · 글 | 김난주 옮김


절제된 그림과 글. 여백의 미를 가득 담은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책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책을 읽으면서 짧은 한 마디에 울림이 있었고 책을 덮고 나서도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겨준 책이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가 있었어요.
흰 고양이는 검은 고양이의 까만 털을 좋아했어요.
검은 고양이는 흰 고양이의 하얀 털을 좋아했어요.
두 마리는 언제나 함께 다녔어요."

책의 제목처럼 고양이 두 마리가 등장합니다. 너무나도 대비되는 색을 가진 흰 고양이 한 마리와 검은 고양이 한 마리. 이 둘은 정말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모습 그대로를 좋아합니다.

 

 

 

그들은 언제나 함께였어요. 수풀에서 놀 때도, 흙장난을 할 때도, 나무 위에서 놀 때도, 그리고 심지어 다른 고양이들과 싸울 때도 둘은 함께 했습니다.
항상 함께 하는 두 고양이는 매번 누군가로부터 "흰 고양이는 물들어 예쁜데 검은 고양이는 그냥 새까맣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저무는 해를 보던 검은 고양이가 흰 고양이에게 말해요.
"흰 고양이, 너는 노을빛으로 물들어서 예쁘구나.
나는 그냥 까만데." 

타인의 평가가 큰 상처가 된 것을 넘어 이제 검은 고양이는 흰 고양이와는 다른 자신만이 가진 아름다움까지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요.

그리고 어두워진 밤, 흰 고양이는 검은 고양이를 찾으며 어디 있냐고 묻지만 검은 고양이는 대답해주지 않아요. 마을로 내려와서도 흰 고양이는 하얗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한 반면 검은 고양이는 그 어떤 관심이나 칭찬을 받지 못한채 낯선 길로 달려가버려요. 

 

 

 

고개를 푹 숙이고 길을 걷는 검은 고양이 뒤로 말없이 따라가는 흰 고양이가 보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하염없이 걸어요. 얼마나 갔을까요. 둘 앞에는 알록달록한 꽃들이 만발한 꽃밭이 펼쳐지고 드디어 꽃밭을 걷던 흰 고양이가 말을 꺼내요. 

 

 

 

"나는 검은 고양이."

조용히 뒤따라온 흰 고양이가 해준 말에 검은 고양이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아! 짧지만 정말 강한 울림이 있는 말 한 마디였어요. 여러 번 책을 봐도 이 부분은 점점 더 깊이 있게 다가오더라고요.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가 있었어요.
흰 고양이는 검은 고양이가 좋았어요.
검은 고양이는 흰 고양이가 좋았어요.
두 마리는 언제나 함께였어요."

고양이 두 마리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했던 처음 모습으로 되돌아갑니다. 이제 앞으로 그들이 듣게 될 그 어떤 말에도 동요하지 않을 만큼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겠지요?

 

 

 

책의 마지막에는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을 위한 안내"와 작가 기쿠치 치키에 대한 소개가 나와있어요. 작품에 대한 안내를 읽지 않아도 책 내용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지만 역시나 읽고 나니 더 깊이 있게 다가오네요. 뭔가 막연했던 것들이 확실해진 것 같은 정리된 느낌이에요.

안내를 먼저 읽어보고 아이에게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의도를 알려줘도 좋지만, 책 내용을 먼저 여러 번 읽은 후 아이에게 책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아이와 함께 "작품에 대하여"를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줌으로써 아이의 사고의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떻게 이렇게 깊이 있는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요? 간결한 글과 그림에서 오는 진하고 깊은 울림과 깨달음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아요. 친구와의 관계든 연인과의 관계든 나 자신과의 관계든 그 어떤 인간 관계에서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는 것이더라고요.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있는지, 외모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거나 나의 잣대에 맞춰 평가한 적은 없는지, 외모가 출중하지 않거나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비하하거나 무시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상처받은 검은 고양이를 통해 나는 과연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 나의 행복과 정체성이 타인의 평가에 의해 흔들리진 않는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평가하는지가 신경 쓰여 원치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는 정말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어요. 아이가 아직은 어려 깊은 내용까지 설명해주지는 않았지만, 좀 더 크면 아이와 다양성 존중, 외모지상주의, 진정한 사랑과 행복 등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당신은 있는 그대로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이 책은 어린이들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책이라 어른들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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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아이 - 2017 칼데콧 대상 수상작 ㅣ 스콜라 똑똑한 그림책 14
자바카 스텝토 지음, 이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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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아이』
글 · 그림 자바카 스텝토
옮김 이유리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예술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삶과 예술을 담고 있는 책이에요. 국내에서 전시회가 열렸을 때 그의 작품을 보러 갔던 적이 있을 만큼 좋아하는 예술가인데 이번에  『빛나는 아이』를 통해 제가 좋아하는 것을 아이와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2017년 칼데콧 대상과 코레타 스콧 킹 대상을 함께 거머쥔 『빛나는 아이』. 책에 담긴 모든 것들이 아주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

 

 

 

이 책은 바스키아스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는데, 알고 보니 바스키아의 작품은 수록되어 있지 않고 저자인 자바카 스텝토가 재해석한 그림이 실려있는 것이었어요. 저자의 예술적 감각도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그림에 푹 빠져 있는 바스키아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근사한 그림을 그릴 때까지 잠을 자지 않거나 자다가도 일어나서 그림을 그릴 정도로 그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대단했다고 해요. 

 

 

 

바스키아의 모친은 상당히 예술적 감각이 뛰어났고, 바스키아가 예술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런 것들이 자유분방하고 틀에 얽매이지 않은 바스키아만의 그림 세계를 만드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후 아픈 어머니를 위해, 힘든 시기를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더욱더 열심히 그림을 그린 바스키아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하고, 결국 유명한 예술가가 될 거라던 그의 꿈이 실현됩니다.

 

 

 

장 미셸 바스키아의 삶과 그의 예술 세계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설명되어 있어요.

 

 

 

2017 칼데콧 대상과 코레타 스콧 킹 대상 수상작, 『빛나는 아이』
바스키아의 삶과 예술을 다룬 『빛나는 아이』를 통해 제가 좋아하는 예술가를 아이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바스키아의 작품은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저자가 재해석한 바스키아의 그림을 통해서도 충분히 바스키아의 작품 세계를 느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아이가 새로운 기법의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과 강렬한 선과 색의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느끼며 시각적,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가 아이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바스키아가 지닌 예술적 재능을 알아봐 주고 그가 예술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어머니 마틸드의 존재가 그의 작품만큼이나 빛나는 책이었습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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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찾아라! - 제7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25
계명진 지음 / 현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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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찾아라!』
계명진 글 · 그림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니 추리력과 사고력을 발달시키기 좋은 책이 있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사실 전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지금까지는 아이가 어리다 보니 추리와 같은 깊은 사고를 요하는 내용은 아직 만나볼 수 없었거든요. 물론 그림 일부를 보여주고 유추해 보는 내용들은 많았지만, 어른들이 읽는 추리소설과 같은 구조의 책 내용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이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제7회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더 눈에 띕니다. 

 

 

 

꼬마 탐정 진이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친구 동구네 고양이 치즈가 실종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진이는 사건 현장도 꼼꼼하게 살피고 목격자들의 진술도 새겨들으며 치즈를 찾아 나서요.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사건 처리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중요한 단서들이 스쳐 지나가기도 해요.


"수사의 기본은 주변 탐색이야!"
"작은 것도 놓치면 안돼! 사건 현장을 꼼꼼하게 살피는 건 필수야."
"목격자들의 말은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단서 중 하나거든!"

사건 해결을 위해 탐정으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기본자세도 알려줘 책을 읽는 아이들도 탐정이 되어 함께 치즈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어요.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관찰력과 집중력, 사고력, 추리력을 키울 수 있는 내용이고 마지막 진이의 설명을 듣고 나면 '아!'하면서 읽었던 내용이 다시 한 번 머리에 스르륵 지나가며 종합해서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줘요. 

 

 

 

민지네 도마뱀도 정인이네 강아지도 실종되었다고 하는데, 『치즈를 찾아라!』에 이어 계명진 작가님의 추리 동화가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제7회 수상작  『치즈를 찾아라!』
처음 책을 만났을 때 사실 치즈가 먹는 치즈인 줄 알고 표지에 그려진 아이와 고양이가 함께 치즈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표지에 노란색 고양이가 그려져 있음에도 이 고양이 이름이 치즈일 줄은 꿈에도 몰랐죠. 책을 접하는 첫 시작부터 추리 동화답게 단서를 제공해주고 독자들로 하여금 추리력을 풀가동 시키도록 하고 있었네요. 역시나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수상작답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야기는 아주 매력적이고, 일러스트레이션은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아이들이 다가가기 쉽게 되어 있어요.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추리소설을 아주 좋아하는데, 어른인 제가 읽기에도 손색없을 정도로 구성도 뛰어났고 추리소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치즈를 찾아라!』를 읽는 아이들도 이 책을 계기로 추리 동화에 빠져들게 될 것 같아요. 책을 통해 아이들의 예술적 감각도 키울 수 있고, 무엇보다 관찰하고 추리하고 사고하고 종합하고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에서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듭니다. 상상력과 창의력도 함께 무럭무럭 자라겠지요?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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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커리어 - 업의 발견 업의 실행 업의 완성, 개정판
박상배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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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커리어』
박상배 지음


최근 들어 미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노인이 되어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가 언제나 머릿속에 물음표로 남아 있었다. 사오십 대에 퇴직을 강요당하거나, 철밥통을 차고 있어 그들보다 십여 년 더 일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100세 시대에 너무 이른 퇴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고, 인생의 2 막을 어떻게 설계해나가야 할지도 막막했다. 그런 고민이 있던 나에게 다가온 책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빅 커리어』였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빅 커리어의 시대가 시작된다
2장 어떻게 업을 발견할 것인가
3장 어떻게 업을 실행할 것인가
4장 어떻게 업을 완성할 것인가

1장은 빅 커리어를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한 부분이라면, 2장은 이런 빅 커리어를 가지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3장은 맡은 일에 대한 성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면, 4장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 자신만의 빅 커리어를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빅 커리어는 내가 열정을 바쳐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빅 커리어를 완성하려면 과정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야 한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며 즐거웠던 수준에서 끝난다면 그건 빅 커리어를 만든 것이 아니라 취미생활을 한 것에 불과하다."

 

 

 

저자는 그 과정을 학업, 의업, 근업, 전업의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각각 배움의 시기, 일의 의미를 발견하는 시기, 업무의 밀도를 높이는 시기 그리고 마지막 전업은 지금까지 일하며 만들어온 가치를 세상에 공유하는 시기로 명명하고 있다. 특히나 의업은 노후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를 품고 있는 시기로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 즉 어떻게 빅 커리어를 쌓느냐에 따라 이후의 인생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책에 나온 내용은 빅 커리어를 만드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담고 있었다. 어떤 일을 선택해야 하고, 일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며, 그리고 그 일을 미래와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저자는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었다. 결국 자신에게 맡는 일을 골라서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의 삶도 다져나간다는 것. 그리고 성공적으로 일을 해내기 위해 8-56-33 프로젝트나 1-1-1 법칙과 같은 방법들을 안내해주고 있다. 막연하게 설명으로 들었을 때와 달리 제공된 프로젝트 양식이나 예로 나와있는 강규형, 박상배 대표들의 계획표를 보니 이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나 2장의 내용 중 "독서 본깨적 노트의 예시"를 보며 내가 독서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책의 내용을 기록하거나 읽고 느끼거나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 간략히 적는 정도였는데, 책에 나온 내용을 보니 내가 기록했던 내용들이 내 의식이나 행동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차후 본깨적 독서법이나 다른 독서법 등 독서를 하며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또한 프로젝트, 취미, 스트레스, 쓰레기 구분법은 언제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확인할 수 있었으며, 맡은 일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프로젝트화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서로 닮는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와 가까이 지내는지는 무척 중요하다. 마음이 통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변화를 통해 성장하고 싶다면 나보다 나은 사람, 닮고 싶은 사람도 가까이해야 한다. 그래야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을 경험할 수 있고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터라 저자가 해준 말 한마디가 마음 깊이 와닿았다. 지금까지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고, 관심사가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관계 역시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도 깊어지게 되었다. 앞으로 십 년, 이십 년 후에도 나와 그들의 삶에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즐겁고 행복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말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략)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은 발을 감싼 물이 매 순간 새로운 물인지 인지하지 못한다."

매일매일 쳇바퀴 돌 듯 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전혀 새롭다고 느끼지 못하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며 맞았던 수십 번의 봄이 매번 새로운 봄이었듯,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고 또 내일의 내가 다름을 왜 인지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매일 내가 만나는 사람들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항상 다른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나는 매일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고 매일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는 생각이 드니 뭔가 기분이 달라졌다. 일상이 반복되고 지루하다고 느꼈었는데 생각 하나 바꿨을 뿐인데 가슴이 두근거리고 내일이 기다려진다. 좀 더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책의 내용을 읽기 전 내가 이 책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이나 기대했던 것과는 내용에 차이가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했고 불만족스럽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이 가득한 나에겐 뭔가 내용이 아쉬웠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참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특히나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이것저것 시작하다 보니 지금의 나는 일에 허덕이고 있고 정작 중요한 것은 돌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항상 마음이 편치 못했는데, 책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이 나와 있어 따끔했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아이젠하워의 법칙으로 일을 줄이고, 남아있는 일은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8-56-33 프로젝트를 실행해보면 어떨까.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면서 본인이 원하는 것들도 챙길 수 있는 좀 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과정 속에서 점점 내가 성장하여 저자가 말하는 빅 커리어를 완성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취준생들, 선택한 직업과 맞지 않아 매일이 한숨이거나 퇴직을 앞두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직장인들, 맡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치우는 프로가 되고 싶은 사람들, 새롭고 행복한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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