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가게>, 한 번 읽어보실래요?

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7년 10월

<자살가게>, 제목부터 아주 강렬한 책 아닙니까? '자살가게'라... 제목을 보자마자 궁금증이 치밀어 올랐다죠.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책명이 자살가게일까 하고 말이예요. 책 소개글을 살펴보니 제가 예상한 것과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게 있다면 저는 '자살가게'라는 공간에서 시도가 이루어지는, 말 그대로 '자살하는 가게' 뭐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이 곳은 방법을 사는 곳이었다는 것 정도?

사실 이 책을 처음 본 당시의 제 마음 상태가 상당히 어두웠습니다. 음...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요. 아무튼 그래서 소재가 다소 독특한 <자살가게>라는 책이 마냥 새롭다거나 신기하다거나 그렇게만은 와닿지 않았어요. ...궁금하더군요. 이 책이 '자살'이라는 것을 '어떻게 비꼬고 있을까' 상당히 궁금했어요.


우리 살면서 무의식 중에 습관적으로 이런 말들 많이 하죠? "죽겠다!", "죽을래?", "죽고 싶어?", "죽고 싶다.", "죽었으면 좋겠다...". 이런 말 한 번 안 내뱉어 본 사람 없을 걸요, 아마. 당연히 저도 이 말들을 습관처럼 밥 먹듯이 합니다. 하지만 어떨 때는 정말 진심이 담겨져 간절하게 내뱉을 때도 있죠. 삶이 괴로울 때... 뭐 괜찮습니다. 말은 어디까지 말이니까 얼마든지 남발하든 괜찮습니다. 이 말이라는 것을 깊이 해석해서 가슴 깊이 담아버리면 사람 자체에 약간씩 고장이 나버리게 된다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조심만 하면요. 이 부작용이 얼마나 무서운가... 어느샌가 조금만 괴롭고 조금만 힘들어도 죽고 싶다 말하고 죽어버리면 그만이라 생각을 하게 되는가 하면, '죽음'과 '자살'을 하찮게 생각하며 이것들을 죽으면 다 끝낼 수 있다는 식의 마음의 안식으로 삼아 마지막 비상구라는 보루로 남겨두게 되죠. 아... 이거 안 좋습니다. 나빠요, 아주 나빠요. 삶이 나태해지고, 사고방식이 해이해지고, 삶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행동 모든 것을 무의미하다 생각하게 되거든요.

흠... 자살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니 얘기가 길어졌어요. 아무튼... 솔직히 전요, 이 책이 마냥 우울하고 암울한 분위기와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잠식당하고 싶었달까... 좀 더 깊은 늪으로 빠지고 싶었더랬죠. 그런데 웬걸, 다분히 희망적이지 않겠습니까. 희망을 얻고 싶었던 게 아니었고, 큰 희망을 얻은 것도 아니지만... 어두운 마음, 좀 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었던 바램이었는데 그러지 못하도록 막더군요.


결론은...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쉬지 않고 읽었고, 술술 읽혔어요. 다루고 있는 소재가 흔치 않는지라 주변 사람들에게 한 번 읽어봐 하고 권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