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영토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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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생각.


프랑스의 영화나 소설을 대하면 느끼게 되는 그 무엇이 있다. 

한국에서라면 어딘가 생뚱맞고 어줍잖고 어색할 수 있는 고차원의 깊숙한 이야기를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눈다고나 할까? 


책을 덮은 지금 내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픈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재미가 끝까지 읽게 만든 것인지, 미셀 우엘벡이라는 독특한 이름과 나름의 명성이 

끈기를 보태어준것인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소립자"를 읽을지도 모르겠다. 


마음같아서는 시간과 공간의 방에서 미셀 우엘벡의 작품과 그와 관련한 책들을 

왕창 쌓아두고 질리도록 읽고나서 평가(라고 감히 쓰게 된다)를 하고 싶지만

유한한 시간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다른 책으로 넘어가게 된다. 



딴생각.


나름대로는 정치, 경제, 경영, 심리, 철학, 문학을 다양하게 마음가는데로 읽는다 생각하지만

결국 30년 뒤 사람들이 나를 포함한 이 시대 사람들을 돌아본다면 결국은 부처님 손바닥이 아닐까? 


빅토리아 시대쯤 되는 배경의 소설을 읽다보면 그 시대 유행했던 책을 "교양"을 쌓는다는 명목으로

손에 들고 읽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는데 결국은 우리도 그런 "틀"속에 갇힌 책읽기를 하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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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석기시대 - 진화의학이 밝히는 질병의 이유들
데트레프 간텐 외 지음, 조경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0.

우리 몸은 석기시대 - 제목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도서관에서 들춰보다 대출하여 읽기 시작했습니다. 

석기시대의 식단을 유지하면 다이어트 성공한다는 내용일것 같은 제목과는 다른 내용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하며 집에 두고 읽고싶을 정도.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별 하나를 빼서 별 네 개를 줍니다.


1.

46억년 전 지구의 형성

35억년 전 생명의 탄생으로 부터 지금의 인류까지의 진화

20만년 전 인간의 등장

1만년 전 농경의 시작

*위 연도는 책이 아닌 인터넷 검색으로 대략적인 연도를 적은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인간의 탄생이후 최근의 2천년은 엄청난 변화의 시기로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한다면 우리의 몸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던 수 만~ 십 수 만년을 여유있게 

진화하고 적응하며 보내다가 엄청난 변화에 직면한 것입니다. 


2.

이 책의 제목이 말하는 것은 이렇게 현대에 적응, 진화하지 못한, 석기시대에 

최적화된 우리의 몸을 이해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더욱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구요.


3.

이 책은 재미있는 사례들로 가득합니다. 

제가 이런 쪽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새롭고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몇 가지 소개드려 봅니다. (기억을 더듬는 것이기에 세부적으로 틀릴 수 있겠습니다.)


사자를 만나면 눈, 콧구멍, 입이 커집니다. 많이 보고 들어 대처하려는 겁니다.

시체를 마주치면 눈살을 찌푸리고 코를 찡그리게 됩니다. 병원체에 대한 경계입니다.


제가 혼자 질문하고 답을 내었던 이야기가 책 속에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모기는 왜 물면 안가렵게 진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문에는, 인간이 가렵게 느끼도록

진화한 것이라는 현답이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에서 위암까지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를 박멸하면 식도암 위험이 

높아집니다. 균이 위산을 적절히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균이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쇼부"를 보는 셈입니다. 이런 기능을 해줄테니 봐줘라?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에 있는 독자 생물(?)이면서도 유전까지 됩니다. 우리 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특수한 공생을 포함하여 어머니의 자궁이나 모유수유중의 유방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유전(?)되는 미생물들도 매우 많습니다. 


입덧은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태아가 가장 예민한 시기에 방어적으로 식물성, 세균성 독소로

부터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것입니다. 식물은 먹히는 위험에 대비한 독소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독소는 먹는 놈의 태아를 기형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최대한의 복수인 셈입니다.

동물을 먹으면 기생충의 위험이 있습니다. 

태아라는 이물질(?)에 면역반응이 없도록 임부의 면역체계도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입덧은 매우 중요합니다. 입덧이 없는 사람은 건강한 게 아니라 방어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인류는 5만 6천년전 기후등등 많은 이유로 전세계에 1000여명 밖에 남지 않았었다 합니다. 

이들로부터 현재 70억 이상의 모든 인류가 나온 겁니다. 생각보다 우리는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슬란드인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애버리진들이 서로 겨우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두 침팬지 집단들보다 유전적인 면에서 차이가 적다는 사실에 놀라서는 안된다."(P149)


알레르기에 대한 재미있는 글도 있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지저분한 곳에 사는 경우에 알레르기가 없다는 겁니다. 

벌레등등이 몸에 기생하기 시작하면 한 방에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내버려 두게 되는 것인데 깨끗하게 살게 되면서 꽃가루 등등의 작은 반응에도 

민감하게 대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위생이 좋아지며 얻은 많은 이득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4.

마무리를 어떻게 해얄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연구되는 분야들이기에 언제든 뒤바뀔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읽어두면 머리에 좋은 자극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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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 지음, 박이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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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신형철의 문학이야기 2회의 초대손님 박찬욱과의 대화중 "박쥐"에 영감을 준 소설이라하며 소개가 된 소설입니다.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 여주인공의 이름입니다. 


1.

소설을 읽다가 구조론의 김동렬님의 글 중에 떠오르는게 있었습니다. 원문은 찾지 못했는데 치열하게 진실에 접근하려 하면 보수라 하더라도 진보에 기여하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발자크나 달리가 보수적인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치열하게 현실을 관찰하고 거짓없이 작품에 반영하여 결과적으로 진보에 힘을 실어주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에밀졸라가 보수란 이야기는 아닙니다. 


2.

이 책은 서문이 참 중요합니다. 작품에 대한 공격을 작가가 반박하며 설명한 글입니다. 

소설가들이 흔히 인물들을 만들어내고 나면 이후는 인물들의 행동을 따라 쓰기만 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소설 테레즈 라깽은 그야말로 테레즈와 로랑이라는 두 인간을 만들어 다시 이들을 독특한 상황속에 놓아둔 다음 관찰을 한 것입니다. 

에밀 졸라는 최대한 진실되게 자신의 머리속에서 인물들의 예상가능한 행동들을 이어나간 것입니다. 바둑의 수읽기도 떠오르네요. 


서문을 읽지 않았다면 저도 이 책을 단순히 자극적인 한 소설이라 생각했을듯 합니다. 

자극이 넘쳐나는 오늘날로 봐서는 그리 자극도 되지 않는 옛 프랑스 소설.

드레퓌스 사건이나 인상파와의 인연으로만 알고있던 에밀 졸라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3.

박쥐와 연관이 있는 소설이다 보니 신하균과 김옥빈을 떠올리며 보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에밀 졸라가 박찬욱의 영화를 보고 그를 생각하며 쓴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찬욱이 매료되었던 이유를 알겠더군요. 


박쥐를 한 번 더 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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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나날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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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마침 신형철의 팟캐스트에서 히라노 게이치로를 통해 느리게 읽기에 대해 들은 참이라 

이 책은 가능한 꼼꼼히 읽어보려 노력했습니다. -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도 읽어볼 예정.

특히나 이 책은 스토리의 전개보다는 다양한 심리와 인물의 묘사가 중요한 책이어서 적절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6570?e=21189379


0.

책의 뒤편에는 신형철의 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형철의 팟캐스트 내용과 겹칩니다. 

혹시나 팟캐스트를 통해 제임스 설터를 알게 되었나 싶어서 되짚어보니 네이버 책에 소개된 '어젯밤'을 통해서 였군요. 저는 이런 인연이 기묘한듯 재미있습니다.


1.

내용은 두 부부의 몇 십년입니다.

서로 아껴주고 두 딸을 사랑해주고, 친구들을 초대하고 초대받으며, 여행도 다닙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늙어갑니다. 


2.

마치 우리의 나날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책속을 스쳐가며 설터는 두 세줄의 문장으로 

이들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묘사합니다. 이러한 묘사들만 모아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 정확함은 신형철이 중요시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3.

어느 커플이 헤어졌다면 우리는 이해하기 쉬운 방향으로 결론내리고 싶어합니다. 

애를 못낳아서, 혹은 남자가 바람을 피거나 여자가 도박을 해서 이혼한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리 쉽지 않지요. 남녀사이는 둘 밖에 모른다는 말처럼요.

제임스 설터의 가치는 이러한 미묘함을 정확히 묘사하는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4.

어린 나이도 아닌데 어떻게 저는 이렇게 위대한 작가를 이제야 알았을까요?

이 책은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해가며, 그리고 그 메모를 다시 봐가며 두고두고 읽을 책입니다.

아직 읽지 않은 그의 책들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행복합니다. 


Portrait de Fernande Olivier - Kees van Dongen





The breatfast room - Pierre Bor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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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민음사 모던 클래식 58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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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0.

작가가 하고픈 말은 뭘까?

우리는 삶 속에서 피해자일뿐 아니라 가해자라는 것?

자녀들이 왕따일까 걱정하는 것 뿐 아니라 왕따시키는 아이가 아닐까도 걱정해야 한다는 식?

그러니 그렇게 알고 살라는 걸까?


1.

"하늘이 무너지면 키 큰 사람이 받쳐주겠지."

등소평이 모택동(=키 큰 사람)을 언급하며 넉살좋게 한 말이라는데 그 낙천이 마음에 든다. 


2.

고모는 확신범이다. 

확신범이 자신의 확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순간은 슬프다. 

인식하면서도 애써 부정하며 확증편향으로 치닫든, 

인정을 하면서 자신의 지난 과거를 참회하든, 슬프다.

-확신범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일까?


3.

서간들과 마지막의 극본으로 정리되는 형식은 독특한듯 맞춤이다. 

서간이라는 형식은 이 많은 이야기가 커더우라는 한 인물의 기억을 바탕으로 전해지는 

것이라는걸 의미하는데 이는 또 다른 한 편으로 이 모든게 의도이건, 기억의 왜곡이건, 

실제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의 극본은 서간의 형식속에 표현하기 보다 극본의 "대사"를 통해 전해질때에 

더욱 생생해질 이야기들을 전하는데 적합했다. 

죽어가는 산모들이 마지막에 전했을 말들이라거나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사연의 

빈틈들을 적절히 메워주는 역할을 했다. 


4.

이 소설을 읽고나면 아기가 가지고 싶은 사람들이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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