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열두 방향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0.

어슐러 르귄을 좋아합니다. 

따스함, 정제됨, 깊이. 잘 정리된 세계관.


언젠가 어슴프레 들었던 단편이 이 책에 있다기에 오랜만에 르귄을 만났습니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언듯 들었던 줄거리가 인상적이었던 단편.


1.

어슐러 르귄은 제법 많이 읽었습니다. 어스시 전권에 헤인 시리즈도 상당부분 읽었습니다. 

기억을 간추려 본다면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는 쉽게 읽히면서도 너무나 포근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헤인 시리즈는 솔직히 가독성이 만만치 않았고, 

로케넌의 세계에서 만난 샘레이의 목걸이 이야기는 르귄을 사랑하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2.

장르가 SF인데다가 르귄이 (불친절하다기 보다는) 지나친 친절의 낭비를 않는 편이라 초반에 세계관 진입이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읽다가보면 지하실 계단을 내려가듯 찬찬히 빠져들게 만드는 게 르귄입니다. 


3.

단편 앞 부분 관련한 작가의 이야기는 나름의 재미였습니다. 작품과 관련한 뒷얘기들.


"어둠의 왼손"은 억지로 읽었던 기억인데 이 단편집 속 같은 배경의 "겨울의 왕"은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이제 어둠의 왼손을 다시 읽어줄 때가 된 듯 합니다. 


어느 단편이었나 헷갈리는데 제 상상력을 자극하는 우주여행 장면이 있었습니다. 

탐사를 떠나는데 10시간 정도의 여행이 지나면 지구는 250년 이상이 지나게 됩니다. 

즉, 자신이 알고 있고,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이 지구에서는 이미 죽고 없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사실을 알고 우주선을 오른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 상상이 되지를 않습니다. 


4.

르귄을 다시 읽고 싶습니다. 

어스시의 마법사부터 찬찬히. 벌써부터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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