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0. 

기존에 알던 마키아벨리는 서양의 한비자, 권모술수의 예찬자였습니다. 

막연히만 알던 마키아벨리에게 접근하는 수단으로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일단 술술 읽히며 그의 일생과 군주론, 로마사 논고, 만드라골라 등의 저서가 쓰인 배경에 대한 넉넉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키아벨리의 생애를 아주 간략히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넉넉치 않은, 하지만 똑똑해서 촉망받던 유년시절

2)피렌체 공화정에서의 제2 서기장 시절

3)메디치 가문의 참주정이 시작된 후 비참했던 백수시절 - 대부분의 저서 집필

4)신성로마제국의 침략에 잠시 등용되었다 낙향한 말년. 그리고 죽음


1.인문학, 고전

마키아벨리는 그리 넉넉한 집안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에게 독서를 즐기는 성품을 이어받았습니다. 

살아가는 내내 마키아벨리는 고전을 늘 곁에두고 옛 이야기 속에서 현재에 대한 해법을 찾았습니다. 

눈에 띄는 책으로는 플라톤의 국가론을 비롯한 저서, 리키우스의 로마사, 플루타아크 영웅전, 갈리아 전기, 타키투스의 역사, 단테의 신곡등이 있네요.

이는 열국지를 쓴 명나라 풍몽룡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 역시 선진시대부터 명나라 당대까지의 유명한 역사 일화들을 끌어모은 '지낭'이라는 책을 썼었습니다.


2.정식 군대

어릴때, 그리고 청년기, 나아가 죽음을 앞둔 노년에 자신의 조국인 이탈리아, 좀더 정확히는 피렌체가 전쟁에 휘말리는 걸 목격하는데 

이탈리아는 워낙 돈을 잘 버는 나라였기 때문에 돈 버는 인력이 군대에 소모되는걸 싫어해서 그 돈으로 용병을 사서 쓰는걸 즐겼습니다. 

용병이 아니었던 프랑스 군대의 힘을 이해했던 마키아벨리는 생애 내내 정식군대를 운영할 것을 주장합니다.


3.외교관 마키아벨리

피렌체 공화정의 제2 서기장 시절, 마키아벨리는 외교관으로서 당대 최고의 인물들을 만나고 근접 관찰하게 됩니다. 

프랑스 루이 12세, 체사레 보자르, 율리우스 2세, 신성로마제국 막시밀리안 황제 등등.

-희한하게 율리우스 카이사르 : 율리우스=율리우스 2세, 카이사르=체사레로 마키아벨리가 좋아하던 로마 장군의 이름과 같습니다.


마키아벨리는 외교업무도 잘했지만 이러한 당대의 지도자들을 근거리에서 매우 정확하게 분석하고 평가했습니다. 


3.저작에 대하여

공화정이 끝나고 메디치가 돌아오면서 공화정의 높은 관리였던 마키아벨리는 

날개꺾기(http://goo.gl/q92JH)라는 끔찍한 고문을 6번 받으면서도 버텨내며 풀려나지만 이후 내내 백수가 됩니다. 

이후 아래와 같은 명작을 집필하게 되는데 이건 마치 궁형을 받고 사기를 완성한 사마천을 떠올리게 합니다.


1)군주론: 마키아벨리의 악명의 근원인 권모술수를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알고보면 이 책은 피렌체의 주인인 메디치에게 보내는 '피눈물나는 이력서'입니다. 

             군주인 당신에게도 15년만에 돌아온 피렌체는 낯설다. 나와 같이 똑똑한 놈을 써서 피렌체, 나아가 이탈리아를 이끌자고 하는 것입니다. 

2)로마사 논고: 군주론이라는 이력서는 처참하게 무시당합니다.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차라리 똑똑한 사람들을 키워내자는 쪽으로 선회합니다. 

             당대의 젊은 지식인들에게 (도올이 논어를 강의하듯이) 리키우스의 로마사를 강론하며 의식을 고취시킵니다. 이 저작이 로마사 논고입니다. 

3)만드라골라: 골때리는 희곡인데 아직도 인기가 있다합니다. 유부녀를 흠모해서 음모를 내어 남편을 속이고 유부녀와 하룻밤을 잤는데 

             알고보니 유부녀도 이미 알고있었다?


군주론에 대해 덧붙이자면 군주론은 당시 최고의 인기 서적중 하나였던 키케로의 의무론을 하나씩 까는 책이었다합니다. 

의무론은 구텐베르크의 성서이후 두번째로 찍어낸 책일 정도로 인기있었는데 마키아벨리는 이 책의 인기에 편승해서 이를 까는 내용을 담을 책을 쓴 것이지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선정적 제목의 책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4.마무리

마키아벨리에 접근하려면 이 책부터 읽어보심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책은 쉽게 읽힙니다.

군주론과 로마사논고 정도는 읽어봐얄 듯 한데 쉽진 않다고 하니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왠지 윤여준이 생각났습니다. 나름의 능력과 의욕이 있는데 쓰이지를 못하는 사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