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0.

이 책을 알고 읽게된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김영하의 페북에 팟캐스트 업데이트 공지 >> 오묘한 제목에 네이버 검색 >> 블로그에 호평일색 >> 도서관에 있길래 바로 상호대차 신청

아무튼 한동안 읽었던 소설들 중에서는 가장 강.하.게 추천드리고 싶네요.


1.

서평들에서 말하던데로 레이먼드 카버가 떠오르긴 했습니다. 물론 저는 카버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레이먼드 카버가 참크래커같은 정갈함. 입안이 퍼석해지는 느낌이라면

앤드루 포터는 (따뜻히 데운것은 아니고) 베이글의 부드럽고 정갈하고 입안으로 침이 베어나오는 듯합니다. 조금 더 친절하고 포근한 카버랄까요?


2.

예를 들어보자면 이런 단편이 하나 나옵니다. 

여대생이 있습니다. 잘생기고 의대생인 남친도 있습니다. 그런데 60언저리의 별거중인 노교수님과 친해집니다. 


이런 이야기를 주위에서 듣게되면 바로 뜯어먹기 좋은 치정 스토리로 신나할테고

나의 이야기가 된다면 치정이 아니라 변명하기 애매하고도 오묘한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참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안타깝게 목이 메이고 침이 꼴딱 넘어가게 이야기를 잘 풀어나갑니다. 

자칫 불륜을 두둔하는듯 보이기도 쉽고, 배신당한 남자를 가볍게 취급하기도 쉬운 상황인데

주인공 여자도 안타깝고, 마음으로 다가서기 힘든 노교수도 안타깝고, 배신을 당한, 아니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고도 사랑을 놓칠 수 없는 남자친구도 안타깝습니다.

모두의 감정을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보여줍니다.


#바낭속 바낭

요즘 문사철에 충실한 기분이 듭니다. 세 권 다 나름 행복한 독서였네요.

문:빛과 물질에 대한 이론

사:열국지 교양강의

철:불멸화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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