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안보윤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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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이길 바라는 이야기들 『공존하는 소설』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위기의 시대라면 사람과 사람의 이어짐과 연대의 중요성은 크다. 그럴때일 수록 함께하는 열린 공동체, 공존뿐이라고 말한다. 따로가 아닌 같이 함께 하는 것을 지향하며 우리는 포용하며 관용으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이야기.

 

 

안보윤 │밤은 내가 가질게

서유미 │에트르

서고운 │빙하는 우유 맛

최은영 │고백

김 숨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김지연 │공원에서

조남주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김미월 │중국어 수업

 

 

개인적으로 이 가장 좋았다. 주인공 미주는 수사가 된 종은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지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낸다.   미주, 주나, 진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친구인데. '그냥' 친구가 아니라 '서로 좋아하는 친구 사이'였다. 성향도 다르고 공통점이라고는 없는 관계이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잘 지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은 레즈비언이라고 고백하는 진희. 이해하고 괜찮다 말해주길 바랐을지도 모를 진희에게 주나는 역겹다는 말을 내뱉었고, 미주는 재차 확인하곤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아마 표정에서 속내가 들켰을지도...  그렇게 진희는 생각과는 달리 친구들이 등을 보였음에 큰 상처를 받았고, 결국 진희 자신도 세상에 등을 져버리고 만다. 남은 주나와 미주의 관계도 완전하게 틀어져버리는데......

 

시간을 되돌려 어느 한순간으로 갈 수 있다면 그때로 가고 싶다고 미주는 간절히 생각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고, 나는 너의 편이라고 말할 거라고, 너를 그렇게 외롭고 아프게 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그때의 미주는 더듬거리다 끝내 아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p.118~119) _ <고백>

 

 

너무나 아픈 소설이었다. 진희에게 둘 중 한 명이라도 '괜찮다', '이야기해줘서 고맙다', '너를 이해해', '난 네편이야' 등등.. 의 말을 건넸더라면 어쩌면 진희가 세상을 등지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용기 낸 고백이 이렇게 비극일 수 있으려나.. 진희도 안타깝지만 미주와 주나 사이가 완전하게. 정말 완전하게 틀어진 모습이 마음이 좋지 않았고, 씁쓸했다... 만약 내가 미주나 주나였다면 진희에게 과연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었을까. 지금의 나라면 '그게 왜. 뭐 어때서' 라고 말해줬을 것 같다.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 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p.131) _ <고백>

 


그 외에도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담은 여덟 편의 소설이 담긴 『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테마소설 중 가장 와닿음이 좋았던 책이었다.

 

 

 

#공존하는소설 #창비 #창비교육 #청소년소설 #테마소설 #창비교육테마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추천도서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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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집 -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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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권비영 작가의 대한제국 마지막 황실의 이야기! 『잃어버린 집』

 


"나는 조선의 황태자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 황태자요." (p.79)

 

 

덕혜옹주의 오빠이자 대한 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이 은' 과 마지막 적통 직계손 '이 구'의 아프고 쓰린 생을 담은 소설 『잃어버린 집』

조국을 빼앗긴 그들의 시선에서 볼 수 있는 시대.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이 은과 일본의 황족 딸 마사코가 결혼하게 된다.

정략결혼으로 이어진 두 사람이었지만 마사코는 이 은에게 따뜻함을 느끼고 이내 그들의 운명, 인연을.. 천천히 받아들이게 된다. 사소한 어떤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이 은은 무기력함에 지쳐간다. 마사코는 자신이 일본인으로 도움을 줄 수 없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이 은의 고통을 이해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마사코.. 그리고 훗날 황태손 이 구는 미국에서 만난 줄리아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줄리아는 늘 이방인의 느낌을 받아 힘들어한다..

 

국적을 넘은 아련한 사랑, 전쟁과 인종, 대한제국의 비극을 통해 묵직한 여운을 준 소설 『잃어버린 집』


권비영 작가 스타일의 역사소설이 참 좋다. 뭔가 아련하고 여운이 짙어 읽으면서도 읽고나서도 책 속을 헤매게 만든다. (적어도 나는..)

 



■ 책 속 문장 Pick

 

"달아나고 싶어.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다."

그렇게 잠꼬대를 하는 전하를 보는 순간, 마사코는 충분히 그러리라 이해하였다. 세상과 닿아 있는 그 어떤 인연도 외면하고 싶은 심정. 이 은이라는 이름도, 허울뿐인 조선의 황태자라는 지위도 다 내동댕이쳐버리고 싶으리라. 그는 이역만리 외로운 땅에서 얻은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고 조선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황태자로서의 자책까지,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게 분명했다. (p.69)

 

견딜 수 있는 것은 견딘다. 그러나 자신의 무게로 받아낼 수 없는 것 앞에서는 무참하게 스러질 수밖에 없다. (p.164)

 

타인의 역사는 흑백이다. 피도 흑백이고, 눈물도 흑백이고, 가슴을 찢는 고통도 흑백일 뿐이다. 그래서 차라리 다행스럽다. 피가 붉거나, 눈물이 투명하거나, 슬픔이 진한 회색의 범람이라면 사람들의 감정은 오히려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흑백으로 보자. 그러면 단순해진다. 단순해서 단순한 것이 아니라, 무심해서 무심한 것이 아니라, 슬프지 않아서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p.335)




읽는 내내 마음 한편 이 먹먹했던.. 한동안 그 마음이 가시질 않았던 페이지. (204페이지) 그들의 마음이. 그 시대의 전부가 너무 잘 담겨 있었다. 숨 막히는 삶. 버틸 수밖에 없었던 삶. 견뎌야만 했던 삶.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담담하지만 슬픈 이야기 『잃어버린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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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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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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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딸이 달로 사라졌다!"

 

2035년. 슈퍼문이 뜨는 수진이의 생일 밤. 정아와 상혁 부부는 수진과 함께 슈퍼문을 보기 위해 집 앞 공원으로 산책을 나선다. 유난히 크게 보이는 달 주변으로 오로라가 보이더니 갑자기 사람들을 특히 상대적으로 가벼운 아이들을 달로 끌어당기기 시작하는데... 그러다 정아는 수진을 놓치고 만다. 계속해서 떠오르는 아이들은 이내 저멀리 사라지고 만다.

 

누구에게나 소중하지 않은 자식이 없겠지만은 정아와 상혁에게는 네 번의 유산 끝에 낳은 아이였기 때문에 정아의 상실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살아돌아오는 아이가 없자 부모들은 최근에 올라간 아이를 먼저 살려야 한다, 달에 핵을 쏘자는 등... 격한 말이 오가는데..

(핵... 무슨 공 던지기도 아니고....) 그와중에 구원받아야한다고 회개해야한다고 종교를 강요하는 정아 엄마의 등장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지만.. 이해는 한다만.. 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의 부모들. 망연자실하게 하늘만 바라보는데....

ㅡ 관측 이래 달의 크기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평상시보다 1.27배 큰 상태이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시민분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뒤늦은 재난문자. 이 사태를 취재하기 위한 기자 해준. 두 번째 주인공급 해준과 아버지의 대립. 엇갈린 부정과 아버지를 향한 미움. 정치질, 권력남용 등 여러가지 시선들을 볼 수 있었던 『달의 아이』 (아, 증말.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고... 자기 것만 소중한 줄 알지!!) 현실적인 이야기와 슬픈 동화 속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재난상황이 페이지를 놓칠 수 없게 만들었던 소설이었다. (어딘가 세월호의 아픔이 느껴지기도 했던....ㅠㅠ)

 


■ 책 속 문장 Pick

 



 

"나도 힘들다고. 너만 힘든게 아니라고. 근데 어쩔 수 없잖아.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그래도 우리 딸 절대 포기 못해. 내가 그래서…… 나 때문에 그런 거니까."

정아는 소파에 주저앉은 채 머리를 쥐어뜯었다. 상혁은 다시 한 번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과거는 힘이 없어. 그러니 제발 그 속에서 좀 나와. 부탁이야."   (p.338)

 

수진은 몸을 흔들며 떼를 썼다. 하지만 정아는 생일날 사주겠다며 인형을 제자리에 놓았다 삐친 수진은 흥~ 하고 콧방귀를 내면서 아빠에게 안겼다. 상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정아를 바라봤다.

"그거 얼마 한다고. 그냥 사주지 그걸……."

"그러게. 이럴 줄 알았으면 하나 사줄걸."

정아는 캔버스 위에 있는 해달 그림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언제나 후회란 늦는 거야. 어쩔 수 없어."

"정말 어쩔 수 없는 걸까……?"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정아가 희미하게 웃었다. (p.337~388)

 

 

등장인물들의 스토리가 조금 흐렸던 것 같다. 해준의 아들 윤재도 그렇고, 상혁의 선택에는 이해 되다가도 그래도 그게 그럴 수 있는건가 싶고... 인물들의 심리에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긴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쨌든!!!

 

가독성 좋았던 소설! '마지막 두 페이지의 아릿함'이라는 작가 조예은의 추천사에 깊은 공감이 되고.. 『달의 아이』는 그 아릿함의 여운이 길어지는 소설이었다. :)

 

무엇보다 『달의 아이』에서는 상실을 대하는 마음, 극복하는 마음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정아의 선택. 선택을 위한 그 동안에 했던 정아의 말과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그 마음 또한. 그 손길이 무사히 닿았기를..

 

드라마 PD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쓴 글이라 그런가 영상이 글자 위로 휙휙- 드라마나 영화로도 나오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D

 

 

 

#달의아이 #최윤석 #포레스트북스 #장편소설 #장르소설 #판타지 #판타지소설 #추천도서 #도서지원 #리뷰어스클럽



*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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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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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가독성, 넘치는 상상력 한국형 감동 판타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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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 온다 창비교육 성장소설 10
이지애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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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완벽이 온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그룹홈'에서 친자매처럼 함께 자란 세 아이들의 성장기.

 

친권을 포기한 아빠가 있었던 민서, 평범한 가정을 갖고 싶은 해서, 지친 삶을 놓고 싶은 솔.

그룹홈에 있다가 정해진 나이가 되면 세상 밖으로 나가야하는 아이들. 세 청춘의 이야기가 담긴 『완벽이 온다』

 

세 친구들은 평범한 가정은 고사하고 각자의 아빠들에게서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다. 친권을 포기했다는 아빠, 술만 마시면 돌변하는 아빠. 보통의 가족의 모습도 아닌 채 자라왔기 때문에 가족에 대한 결핍,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더이상 상처받기 싫어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고, 완벽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ㅠㅠ

 

 

"언니는 내가 창피해?"

"니가 창피한 게 아니야. 내가 창피해서 그래."

"언니가 뭐가 창피한데."

"너는 안 그래도 세상이 그렇게 생각해." (p.78)

 

 

세상 밖에서의 셋은 서로에게 의지한다. 버림받는 두려움을 힘겹게 극복한 민서가 솔에게 기대고, 극단적 선택을 했던 솔에게 해서가 손을 내밀고,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졌지만 버림받은 해서에게 솔과 민서가 함께 있어준다. 어린시절보다 더 끈끈하고 더 단단하게 살아가는 셋.

 

마음이 참... ㅠ 서로가 서로에게. 보듬어주고 안아주는 모습이 너무나 짠하고 예뻤다. 솔의 선택은 너무나 놀라웠지만 민서와 해서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는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시선이 어떻든 신경쓰지 말고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부디 그들에게도 가는 길이 환해졌으면 좋겠다.   .....  세상의 모든 민서와 해서와 솔에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읽어버린 『완벽이 온다』 .. 민서와 해서, 솔에게 마구마구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

조금은 이르게 자립해야하는 친구들의 성장기가 생각보다 더 애처롭게 느껴졌지만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운 성장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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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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