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트리플 4
임국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트리플 시리즈> 네 번째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코인노래방에서」,「추억은 보글보글」 세 단편과 한 편의 에세이.

 

표제작인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를 비롯해 '달의 요정 세일러 문'을 비롯한 여러 애니메이션과 '웨스트라이프', '백스트리트 보이즈' 등 시절의 팝 음악 그리고 '슈퍼 마리오',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까지. 다채로운 추억이 등장한다. 하지만 각 단편의 이야기에는 추억담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 내가 사랑했던 것들에게서 나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직설적이지 않게 툭- 던지고 가는 이야기들.

팝 음악을 통해서 혹은 만화영화로 이어지는 관계들이 흐르는 시간도 공간도 기억도 전부 달랐고.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지만 각자의 삶을 살아가 그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가는 게 아닐까.. (그리고 각 단편의 주인공들은 단편마다 연장선으로 등장하는 것 같다.)

 

어릴 적 수진은 한 만화영화가 완결 날 때마다 말로 다 표현할 길 없이 서글펐다. 결말을 본 순간 수진은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홀로 퇴장하거나 추방당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사랑하던 그들은 이제 나랑은 무관한 세계에서 씩씩하게 살아가겠지. (p.46) _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그렇네.. 이제 나랑은 무관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그 시절 함께 했던, 좋아했던 모든 것에 갑자기.. 그리움이 불쑥-

 

뭔가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일 것만 같았는데.. 생각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의 글이었지만 어디쯤의 반가움이 있기도 했고, 레트로 감성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은 ..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D

 

이건 조금 비슷한 이야기일 수 있으려나... 최근에 SG워너비의 음악이 역주행하면서.. 추억도 함께 역주행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나 너무 신났잖아! 어딘가 보관되어 있을 CD 찾고 난리난리.. ㅋㅋ 특히 좋아했던 밴드 이름이 언급된 53페이지에서는 나도 모르게 환호를... (꺄아!!! 책에서 보니 넘나 반가운 것!!! 작가님이 비슷한 연배인 것인가....)  ㅋㅋ 책 속에 언급되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열광적이게 챙겨보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던 나였지만 ..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D 

 

 


 

■ 책 속의 문장 Pick

 

만경은 어른이 되면 구경만 하다 어른이 될 심산이었다. 만경은 어른이 되면 삶이 극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만화 속에서 일어날 법한 기적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 마법과 비밀, 모험 그리고 친구가 있는 그런 세계를 꿈꿨던 것이다.  (p.15) _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그 당시 내 꿈은 '정상인'이 되는 것이었다. 남들과 비슷한 자세로 걷고 적당한 템포로 말하고 똑바르게 발음하고 무리 없이 타인과 눈을 맞춘 채 소통하는 그런 인간 말이다. 나는 이미 심리적인 소수자였고 약자였다. 그 이상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p.67) _ 코인노래방에서

 

 

어떤 기억은 내가 받은 상처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준 모욕으로 이루어져 평생 따라다닌다. 삶의 변곡점에서, 누군가에게 비난받고 처지가 비루해지는 모든 순간마다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 인생이 그때부터 망가진 것은 아닐까 하는 비약이 자꾸 돋아났다.   (p.119) _ 추억은 보글보글

 

 


 

 

공감모먼트가 참 많았던 에세이 글- 「꿈의 우주를 유영해」 .. 어맛- 내 생각들이 다 여기에 있어....

 

열렬한 취미가 꼭 특기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는 조금 좌절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다지 슬프지 않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좋아했으니까 그걸로 됐어. 그렇게 마무리 짓기로 했다. (p.133)

 

예전만큼 분노하거나 열광할 수 없었다. 뉘앙스는 다르지만 그야말로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였다. 마치 내가 좋아했던 모든 것들이 다 죽은 것처럼. (p.134)

 

혼자가 되는 데 성공했지만 나는 완성되지 않았고 생기를 잃은 시시한 개인을 발견했을 뿐이다. (p.135)

 

 

 

└ 지극히 개인적으로 트리플 시리즈 중에서(이 글 작성 기준) 가장 닿음이 좋았던-!! :D

 

 

 

#호르몬이그랬어 #박서련 #오프닝건너뛰기 #은모든 #남은건볼품없지만 #배기정 #어크로스더투니버스 #임국영

 

 

<트리플 시리즈> 다섯 번째도 출간되었으니... 고고고~  :D

 

 

 

#어크로스더투니버스 #임국영 #자음과모음 #트리플시리즈 #단편소설 #트리플 #추천도서 #추천책 #추억 #도서지원 #자모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