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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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떤 글이든)글을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특히 자신의 주관을 밝혀야 하는 글 쓰기에서 나는 배로 어려움을 느낀다. 대학에 들어와서 느낀 것은 그렇게 싫어하던 글쓰기를 일주일에도 수십편을 써야 한다는 것...피해갈 수 있는 상황은 최대한 피했지만 이제 그것에도 한계를 느껴 도움을 받고자 선택한 책이 '뼛속까지 써내려가라'이다. 처음에는 책에 씌어진 글을 보면서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벌써 했지~' 비난 섞인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읽어내려갈 수록 작가의 얘기, 혹은 주변사람의 경우를 빗대어 알려주는 글쓰기의 방법을 보며 '노력, 용기,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면 과장일까? '난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지금까지 내가 가진 글쓰기의 문제점은 '자신감'이 없었다는 것. 이책은 그러한 고민도 한번쯤 다시 생각하게 하고 도움을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중요한 문장은 굵고 크게 표시가 되어있다는 점이다. 필요할 때 언제든 원하는 글을 찾아 마음에 새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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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클라스 후이징 지음, 박민수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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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전에 신간코너에서 이 책을 처음 보았다. 소개의 글에는 '무척이나 특이하고, 또 개성적인 진행방식이다. 정신 차리고 읽지 않으면 죽도 밥도 안 될 듯 하다.'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그런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어 놓은 이야기 구조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각 장은 세 가지 이야기로 엮여 있고 세 이야기 모두가 다른 내용이지만 마지막 장까지 이어진다. 난 두 번째 도전만에 이 책을 읽어냈다.

충고를 들었음에도(책 소개의 글에서)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탓에 처음 읽을 때 그만 방향을 잃고 만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요한 게오르크 티니우스라는 200년 전의 인물을 내세운다. 책을 얻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섬뜩한 이야기와 비극적인 종말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두 번째 이야기는 200년 후의 책벌레 라인홀트를 보여준다. 어느 고서점에서 티니우스의 도서를 접한 뒤 그의 비극을 다시 재현하는 라인홀트를 통해 책 중독자들의 끝을 비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작가의 이야기다. 독서에 대한 예찬과 방법, 비판을 서슴치 않는 작가만의 독서법을 알려주고 있다. 『책벌레』를 읽으면서 '이 책의 작가는 왜 책에 집착하는 사람의 인생을 부정적으로 그렸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잘못된 독서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아닐까'라고 짐작해 볼뿐이지만 『책벌레』를 한번 더 읽으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용 면에서는 모두에게 추천할 만큼 훌륭하다고 말 할 수 없다. 책읽기가 서투른 내가 양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까닭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즐거운 독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느낌 그대로를 말한다면 '무척 재미었다.' 『책벌레』를 통해 나와 같은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만약 재미가 없다면 색다름만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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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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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시키기'의 내용은 작가 앤 패디먼의 개인 적은 생각들을 나열한 에세이이다. 그러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책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만 모아놓고 있다. 책을 다루는 작가의 버릇에서부터 자잘하고 조잡한 것까지 책에 관련된 것이라면 그녀가 겪은 모든 것을 실어 놓은 책이다. 읽으면서 '참 솔직하게 써놓은 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악서라 생각되는 책의 작가와 제목(-물론 나로서는 모르는 책들뿐이지만, 그만큼 그녀의 독서량이 엄청나다는 것도 말해주는 것이다-)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써 놓았기 때문이다.

여러 글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녀의 가족들까지 책이라면 유별난 애정과 버릇들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앤 패디먼을 포함한 그녀의 가족들은 모두 작가이다. 심지어 그녀의 남편까지도.

그녀 혹은 그들이 읽고 지나간 소설, 신문, 잡지 등 문자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은 바르게 쓰여질 행운을 얻음과 동시에 망신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패디먼 가족들은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봐도 본능적으로 교정을 시작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메뉴판 위로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 글자가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제외한 우리 모두가 그런 자세였다 - 나는 우리 얼굴에 똑같이 떠오르는 황홀한 표정이 어떤 음식을 먹을까 생각하며 입맛을 다시는 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데이라Madeira 소스에서 e자 하고 i자를 바꾸어 썼네.'오빠가 한 마디 했다.
'벨 파에제Bel Paese는 붙여 써 놓았네.' 내가 거들었다. '게다가 소문자로 써 놓았어.'
'그래도 지난 화요일에 저녁을 먹었던 집보다는 철자가 낫구나.' 어머니가 끼어 들었다. '그 집에서는 P-E-A-K-I-N-G(원래는 Peking(북경)) 오리요리를 한다 더구나.'

우리는 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우리 패디먼 가족은 수십 년을 같이 지냈으니 이제 정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우리의 부족적 정체성의 구석구석을 남김 없이 알고 있을 법도 한데, 아직까지도 진단해 내지 못한 가족 공통의 유전자가 적어도 하나는 남아있었다. 우리는 모두 교열 강박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이런 생활은 나로 하여금 동경과 동시에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했다. 의례 시중에 나온 책이라면 작가와 교정자를 믿고 내용에 치중했던 내게 이런 방식의 책읽기는 흉내조차 내기 힘든 위대한 능력으로 받아들여 질 뿐이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패디먼은 단순히 책을 사랑하는 사람 중에 하나가 아니라 그녀의 삶 자체가 책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해졌음은 물론이고, 책에 대해 가졌던 상식과 위선도 벗어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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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도시
폴 오스터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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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의 '폐허의 도시'. 이미 그의 작품 '달의 궁전', '동행'을 접했기에 그 특유의 암울함과 고독은 이미 그만의 매력으로 느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끝도없는 파괴의 상상'에 혀가 내둘러지지만 그 또한 폴오스터의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리라.
폐허의 도시는 말그래도 인간성은 물론 모든것이 무너진 도시를 가리킨다. 하지만 폐허의 도시에도 희망은 있었다. 인간성을 상실하고 희망이란 단어조차 잃어버린 것 같았던 '폐허의 도시'에 남아있는 희망이란??

처음엔 지루해서 책을 덮고 싶었다.그러나 뒤로 갈수록 책에서 눈을 뗄수가 없어진다. 이유는 그냥 뒷부분이 궁금하기 때문에.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그런 도시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기 때문이다. 가끔 우울해 지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날에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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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4 - 약속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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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애니메이션으로, 학창시절엔 드라마로, 지금은 책으로 빨강머리 앤을 만나고 있다. 처음 '빨강머리 앤'이 완역판으로 발행된다는 소리에 'tv에서 다 본 걸 뭐하러 다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럴수가...지금까지 애니메이션을 통해 봤던 '빨강머리 앤'이 앤시리즈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알고.. 믿고 있었는데...'그린게이즐즈의 앤'의 1권을 접한 뒤 내가 알고있는 앤은 겨우 1권분량의, 너무나 일부분의 앤이였다는게 어이없고 한편으로는 창피할 따름이었다. '빨강머리 앤'의 팬임을 자쳐했지만 알고있는게 너무나 작고 보잘 것 없었던 것이다. 다시 시작된 앤과의 만남...세번(3권-첫사랑)을 만났고 이제 네번(4권-약속)째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11살짜리 빨강머리 소녀의 사랑스러운 이야기, 소녀에서 숙녀가 되기까지 겪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에 빠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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