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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클라스 후이징 지음, 박민수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신간코너에서 이 책을 처음 보았다. 소개의 글에는 '무척이나 특이하고, 또 개성적인 진행방식이다. 정신 차리고 읽지 않으면 죽도 밥도 안 될 듯 하다.'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그런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어 놓은 이야기 구조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각 장은 세 가지 이야기로 엮여 있고 세 이야기 모두가 다른 내용이지만 마지막 장까지 이어진다. 난 두 번째 도전만에 이 책을 읽어냈다.
충고를 들었음에도(책 소개의 글에서)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탓에 처음 읽을 때 그만 방향을 잃고 만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요한 게오르크 티니우스라는 200년 전의 인물을 내세운다. 책을 얻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섬뜩한 이야기와 비극적인 종말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두 번째 이야기는 200년 후의 책벌레 라인홀트를 보여준다. 어느 고서점에서 티니우스의 도서를 접한 뒤 그의 비극을 다시 재현하는 라인홀트를 통해 책 중독자들의 끝을 비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작가의 이야기다. 독서에 대한 예찬과 방법, 비판을 서슴치 않는 작가만의 독서법을 알려주고 있다. 『책벌레』를 읽으면서 '이 책의 작가는 왜 책에 집착하는 사람의 인생을 부정적으로 그렸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잘못된 독서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아닐까'라고 짐작해 볼뿐이지만 『책벌레』를 한번 더 읽으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용 면에서는 모두에게 추천할 만큼 훌륭하다고 말 할 수 없다. 책읽기가 서투른 내가 양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까닭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즐거운 독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느낌 그대로를 말한다면 '무척 재미었다.' 『책벌레』를 통해 나와 같은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만약 재미가 없다면 색다름만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