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게 사랑이구나

뉴욕 뉴욕 New York New York 2
라가와 마리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뉴욕뉴욕'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마리모 라가와의 작품이라는 이유에서 였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이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아직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동성애 만화지만 보는 동안 한번도 거부감을 느낀다거나 '말도안돼~'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웠고 스케일도 길이에 비해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짜맞추거나 억지스런운 느낌도 없고 '고민해봄직한'문제와 '아~ 그렇구나','그랬구나'라는 이해를 주는 이야기, 자연스레 흘러가지만 영화나 소설 못지않은 긴박함도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여러요소가 잘 어우러진 풀 코스인 것이다.

총 4권, 부담없이 즐기 수 있는 권수이다. 너무 길어 지겨워지는 느낌도 없고 또 너무 짧아 아쉽지도 않은 딱 알맞은 정도의 이야기. 지금까지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지만 읽을때마다 눈물을 쏟는다.(좋은 영화나 책처럼)어디에나 있듯이 이 책에도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찡한 특정 장면이 있어서 볼때마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

처음 케인이 멜을 만났을때 운명적인,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이런거구나 라고 느끼는 장면....진짜 사랑이 어떤 것인지, 사랑을 모르는 나에겐 아마도 케인과 멜의 이런 사랑이 진짜 사랑처럼 보일뿐이다.

달콤 쌉싸름한 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 3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9월

읽는 내내 정말 군침돌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사람 환장하게 하는 만화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서양골동양과자점', 양과자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이기에 서양과자, 즉 이크의 등장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읽는 사람을 미치게 한다. 군침이 마를 겨를 이 없다. 책 자체에서도 단내가 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미식가라 자부할 만큼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는 나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케이크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음식소개 만큼이나 줄거리의 구성도 탄탄하다. 주인공의 성격, 스토리의 전개도 준비가 철저했다는 느낌이 든다. 달콤한 서양과자 얘기에 (변변치 못한 등장인물들이라면)가려질만도 하건만, 주인공들의 애정과 과거의 이야기들이 적절히 엮어져서 만화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삶의 의욕이 없어진 사람들은 이책을 들어보라, 당장 (제과점으로)달려나가고 싶은 의욕, 욕망이 생길 것이다.

기초를 다지기에 좋은 책~!!

무지무지 쉬운 나만의 일본어 첫걸음 (책 + 테이프 2개) - 독학초보자 필수품
김정순 지음 / 삼영서관 / 2006년 3월

일본어는 한국어와 형식이 비슷해서 자칫 쉽다는 생각을 갖고 무작정 자신의 실력보다 높은 교재를 선택하기 쉽다. 나 또한 그런 생각으로 일본어를 우습게 보고 시작한 사람중에 한명이다. 물론 결과는 실패~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결과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보편적으로는 걸음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일본의 3~4살 꼬마보다도 말을 못한다. 당연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기 쉽다.

서두가 너무 길었지만 어쨌든 외국어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낮은 수준에서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무지무지 쉬운 나만의 일본어'는 꽤나 도움이 된다. 철자부터 시작해서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회화부터, 과하지 않은 단어를 배열하여 여러 단계로 나눈다. 물론 이 책도 뒤로 갈수록 처음보다 난이도는 높아진다. 하지만 다른 어느 교재보다는 초보자를 배려해줬다고 생각한다.

아이하라 미키다운 만화..

핫 기믹 Hot Gimmick 1
아이하라 미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7월

아이하라 미키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다. 우선 그림이 세련됐고 가끔 선정적인 장면(과 이야기)도 있긴하지만 대체로 이야기가 짜임새 있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핫 기믹'도 역시 세련된 그림으로 눈길을 끈다.(특히 남자주인공들의 외모는 아이돌 스타 부럽지 않게 멋지게 그려져 있고, 만화에 그려진 주인공들이 학생이란 점을 감안 최근 일본 학생들의 경향 등을 간접적으로 나마 엿볼수 있다.)

소꿉친구들의 알송달송 엉킨 러브스토리, 아직 밝혀지지 않고 궁금증으로 남은 주인공들의 숨겨진 이야기,이제 겨우 2편까지 나왔으니 더 두고볼 노릇이다. 이 책도 요즘 발행하는 만화의 특징인 작은 사이즈에 앙증맞은 표지로, 소장용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핫 기믹'을 통해 아이하라 미키의 스타일에 빠진 분들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가며 읽는 즐거움도 클 것이다.

사랑스런 사고뭉치 히로미~

GO! 히로미 GO! 2
아소우 미코토 지음, 최윤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7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창시절에 누릴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은 버리고 죽도록 공부에 매달려 결국 최고명문대에 합격, 대학에 오면 즐거울 거라 생각했지만 모두 공부벌레.. 튀는 아이로 찍혀 잠시 왕따, 자취방에 불을 내 거리에 내몰리고, 친구 집에 얹혀살지만 눈치는 오히려 주는 입장....』

히로미라는 인물은 단 두편만으로도 부족함없이 파악이 가능한..한마디로 '사고뭉치,(명문대에서)문제아'다.하지만 미운 구석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사랑스러움, 모순적일지는 몰라도 히로미는 그런 아이다. 그녀의 주변엔 언제나 그녀의 대변인이자 보호자가 되어주는 (엽기적인)친구들이 있고 그런 친구들과의 이야기가 'GO! 히로미 GO!'의 스토리를 이룬다.

평번한 주인공의 일상이 과히 평범하지 않게 하는 것이 'GO! 히로미 GO!'의 매력이다. 일상의 모습에서 보여지는 세심한 인물의 심리묘사와 간간히 허를 찌르는 듯한 유머가 이 책을 돋보이게 한다. 전작 '천연소재로 가자'를 통해 보여준 작가의 역량이 'GO! 히로미 GO!'에서는 배가되어 나타난다. 사고뭉치 히로미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지금당장 책을 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