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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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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번쩍 든다. 삼켜 지지 않는 문장들과 눈물과 삶이어서 번쩍, 들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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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그림 엄마
한지혜 지음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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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체와 태아를 연결하는 탯줄처럼, 첫 단편 ‘환생‘과 마지막 단편 ‘물 그림 엄마‘를 잇는 생사의 선들을 두 작품 사이에 놓인 단편들에서 발견하는 뭉클함.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편도 무심히 넘길 수가 없었다. 역시 한지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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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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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떠나고 남은 이들이 살아가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빛나는 것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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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걸었다 - 뮌스터 걸어본다 5
허수경 지음 / 난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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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새 언어를 배우는 일처럼, 천천히 걷는 일, 사는 일이 갖는 풍경이 꽉 차게 스산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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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교사
재니스 Y. K. 리 지음, 김안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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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것이 트루디에 관해 윌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점이다. 그녀 자신의 인생에 의문점이 너무 많기 때문에 윌의 삶에 대해 한 번도 질문을 던지지 않은 것이다.-50쪽

윌은 오랜 집안 친구에게 건넬 소개편지 한 통만 들고 홍콩으로 왔다. 그런데 함께 있는 것 외에는 원하는 게 없는 여자를 우연히 만남으로써, 자신을 스스로 규정짓기도 전에 그녀에 의해 규정되어버린 것이다. -53쪽

그녀의 날씬한 몸매는 바다와 하늘 사이 수평선이 단조로움에 대한 수직적 힐난처럼 보인다.-89쪽

윌은 이 시절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 모든 일이 그토록 어리석기만 했던 시절, 매일 전쟁을 얘기하면서도 여전히 전쟁은 먼 나라 얘기였던 시절, 그리고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 시절을.-95쪽

몸의 내부가 외부에 비해 너무 커진 것 같은 기묘한 느낌이었다. 마치 모든 느낌을 몸 안에 담아둘 수 없는 것 같았다. -104쪽

그는 군중 사이에 있을 때조차 자신에게 완전히 몰입해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결코 주위를 둘러보는 법이 없었고, 발을 구르지도 않았고, 시계를 보지도 않았다. -106~107쪽

도미닉과 트루디는 서로에게 속해 있지만,(그들이 친척이라는 우연만 없다면) 윌은 그들이 사귄다면 서로 상쇄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창백한 전류가 서로의 빛을 앗아가는 관계 말이다. -128쪽

가끔 그녀는 남편이 그녀와 결혼한 뒤 '아내'라는 라벨이 붙은 곳에 그녀를 떨어뜨려놓고는 자신만의 삶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33쪽

"북부전선에 있는 교량은 일본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폭파했습니다......" 나중에, 그 현장에 있던 누군가가 비현실적이었던 그 광경에 대해 윌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영국군은 일본군이 빤히 보이는 곳에서 부지런히 교량에 폭발물을 설치한다. 일본군도 그만큼 열심히 작업을 하는데, 영국군이 다리를 폭파하면 그 대용으로 사용할 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영국군과 일본군은 애써 서로를 무시한다. 상대편이 하고 있는 일이 과연 불가피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고, 서로를 막으려 하지도 않는다. -148쪽

"사람들은 언제나 내가 불량하고 경솔하고 천박할 거라고 예상해왔어. 그리고 나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최선을 다했지. 그들의 기대치에 맞게 나 자신을 하향조정했다고 말 할 수도 있겠고. 궁극적으로, 우리 대부분은 그처럼 암시에 감응하게 되는 것 같아. 우리는 사회적인 존재니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회적인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판단하는 그대로 되려고 하는 거야. 그게 나한테 불리하다고 해도."-303쪽

손가락이 열한 개인 남자가 있었다. 이제는 열 개. 다시 열한 개. 손가락은 정확히 일 년마다 다시 자라났다. 세월을 측정하는 데는 유요한 도구였다. -378쪽

"그래. 모든 게 그렇게 끝났어. 나는 트루디를 마지막으로 봤던 그날 오후의 일을 자주 생각하곤 해. 그녀가 얼마나 고독해 보였는지,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처럼 보였는지. 트루디는 살든 죽든 관심이 없었던 거야. 윌이 그녀를 버린 이후로는. 윌 트루스데일이 트루디의 심장을 부숴버린 거지. 나는 늘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그토록 비범했던 트루디 리앙에게 부서질 심장이 있었다는 걸 그 누가 알았겠어?"-442쪽

"인셍에는 좀더 많은 것이 있다고 믿을 필요가 있었어요."-467쪽

마틴은 한 번도 사랑을 찾게 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으니, 결국에는 잘살아갈 것이다. 마틴에게 클레어가 인생 최고의 실망도 아닐 것이며, 비극도 아닐 것이다. 마틴의 실망과 비극은 다른 곳에서 올 것이고, 클레어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책임이 없다. 그녀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이 삶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 그녀의 삶은 여전히 진행 중인 작품이었다. -469쪽

이 모든 것들 속에서 그녀를 지탱해주는 것은 단순한 깨달음이었다. 일단 저 거리로 나서기만 하면 된다는 것. 그러면 그녀는 거리 풍경 안으로 녹아들고, 거리의 리듬에 흡수되어 어렵지 않게 세상의 일부가 될 것이다. -4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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