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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
한사람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인간은 늘 비교할 상대를 찾는다.
비교 후에 오는 위로를 자신에게 주입시켜 조금은 만족하며 삶을 살아내는 것이 인간의 본질은 아닐까.
그 대상이 자신보다 잘난 사람, 더 많이 가진 사람이라면 욕심을 가지게 되고, 그 욕심이 자신이 처한 환경을 넘어서게 되면 좌절하기 마련이다. 좌절은 시기나 질투로 표현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의 쉬운 말로 바꾸면 나보다 잘난 사람에 대한 혹은 자신을 향한 “짜증”일 수도 있겠다.
책의 표지에는 “당신이 안녕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쓰여있다.
일곱 편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모두 우리 주변에서 혹은 드라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에 “남자”로 대표되는 아버지의 존재는 모두 부정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성공한 변호사이기는 하지만 모두 가지지는 못한 남자, 평생 엄마를 괴롭힌 아버지, 무능력하게 보이는 오빠와 일확천금을 꿈꾸는 허세 가득한 남자 등. 반대로 엄마는 청춘을 가족들에게 바친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어쩌면 부모님으로 대변되는 남자와 여자의 실제 모습일지도 모른다.
내가 처한 환경보다 더 못한 가족의 모습 속에서 혹은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좋아보지이 않는 환경에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은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소설과 묘하게 비슷하지만, 등장인물이 처한 환경 보다는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고,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내고 있으니 그 부분을 작가가 안녕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면 제대로 짚은 것일 수도 있다.
책의 마지막에 작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더불어 위로받기를 바랍니다.
소설 속 인물도, 독자도. 그러니까 “당신”도.
때로 힘겨워질지라도, 속 깊은 곳에서 어떤 힘 같은 것이 빛처럼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름이 “한사람”인 것도, 책의 제목이 “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인 것도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 책 속으로
선택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행렬 끝에서 기약도 없이 기다리고만 있었다. 한 명씩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문. 아주 느린 속도로 줄어드는 사람들. 좀처럼 내 차례는 오지 않고, 그래서 아직 아니고, 계속 아니고, 언제까지나 아닐 것만 같았다. - 208
엄마의 스물아홉은 엄마의 여성이 살 만해서 기꺼이 살았던 생이고, 마흔엔 엄마로서니까 살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고, 마흔 살의 여자에게 이보다 위로가 되는 구호는 없을 거다. - 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