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앤 허니 -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
루피 카우르 지음, 황소연 옮김 / 천문장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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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 and honey>

제목부터 눈에 들어왔던 책이다.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우유(젖)와 꿀이라니~

고소함과 달콤함이 느낄질 것 같은 책이었지만 책 표지의 문구가 심오하게 느껴진다.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





궁금한 마음에 책장을 넘겨 저자 루피 카오르에 대한 소개글과

<밀크 앤 허니> 출판관련 글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명의 시인이, 그것도 스물 한 살에 나이에, 자가출판으로 시작해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까지~

그녀가 말하는 사랑과 상실, 학대, 트라우마, 치유, 여성성을 주제로 한 시와 그림이 담긴 이 책을 빨리 만나보고 싶었다.



저자의 스물 한 해 동안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담긴 그녀의 마음이 담긴 <밀크 앤 허니>.

상처로 시작해 사랑, 그리고 이별, 마지막 치유까지

시를 통해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시라고 하기에는 마치 그녀의 생각을 줄줄이 담아놓은 문장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다.

그만큼 그녀의 생각이 솔직하게 담겨 있어 읽는 내내 더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너무나 충격적인 상처 이야기.

어쩜 여느 여자 아이들이 어딘가에서 겪고 있을 이야기였다.

다섯 살에 나이에 겪게 된 그녀의 상처.

그래서 부르게 된 아버지.

하지만 그녀의 입을 함구하기에 바쁜...


그녀는 장미

그녀를 지켜줄 생각이

전혀 없는 자들의

손아귀에 든

장미였다 

(P.18)


짧지만 유독 내 마음을 아프게 한 구절이었다.


이렇게 그녀가 겪은 '여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직설적인 표현의 글로,

또 가끔은 놀라울 정도의 강한 느낌의 일러스트로 쓴 이 시집은

다른 시집과 달리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저녁밥을 먹다가 이야기를 하려는 엄마에게 쉿 하라는,

또 또음식물이 입에 가득찰 때는 말하지 말라는 아버지의 행동에서

느껴지는 여자라는 존재의 하찮음...

또 그래서는 안되는 사람들(사촌,삼촌,남자들)의 손에

비틀려 열리는 그녀의 무릎,

안전한 침대에서까지도 그녀를 두렵게 하는 그 사람들의 손..

정말 읽는 내내 상상이 되고 화가 나고 눈물이 나고..

이렇게 그녀의 상처들을 만나면서 난 어느새 그녀가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이어지는 그녀의 사랑.

또 이별이야기.

특히 헤어진 후 해야할 일을 적어놓은 목록은 나도 이별 후 해본 적인 있는 일들이라

옛 생각이 나 잠시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기도 했다.



모든 게 다 아프다고

네가 나를 보며 울먹이면


내가 너를 안고 속삭여 줄게

모든 건 치유된다고


상처는 행복은 가져오기 마련이다

-인내심을 가져요   (p.182)



책을 읽기 전 제목을 보고 갖었던 느낌을 이 책을 읽으며 만나보지 못했다.

그래서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니 Milk and honey는 젖과 꿀, 풍요로움의 상징, 갖가지 즐거움이란 뜻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제목이 가진 의미와 내가 읽어본 느낌을 함께 생각해보기도 했다.


저자가 쓴 여자의 어둡고 힘들고 아픈 삶과 순간들..

하지만 그녀의 시에는 종종 꿀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어쩜 그녀는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껶은 이 힘든 순간에도 꿀이라는 달콤함을 찾던 그녀의 시를 통해

어떤 세상에나 있는 꿀~ 달콤함을 찾아보라고.

그렇게 그녀가 독자를 위로해 주는 책 같았다.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며 힘 내라고. 어떤 순간에도 자신이 하기 나름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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