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타임워프 - 페미니즘이 한국 사회를 기억하는 방법
김신현경.김주희.박차민정 지음 / 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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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여성 중 한 명이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페미니즘 관련 책을 한 두 권 읽다보니

그동안 자연스럽게 여겨졌던 것.... 

원래 그랬던 것이라고 나도 모르게 인정하며 지나쳐왔었기에...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을 못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이 책 #페미니스트타임워프 에서 만나본 이야기들에서도

그냥 보는 그대로를 믿고 그렇구나 인정하고 있던 게 너무 많았다.

이 책은 그렇게 알고 지나쳐온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페미니즘의 눈으로 보고 해석해주고 있다.



 


왜 타임워프라는 말이 제목에 왜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는 88올림픽과 버닝썬 사건을, 

1026 사건과 고 장자연씨 사건을

나란히 병치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과거와 현재 사건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이 사건들이 과거부터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페미니즘 관련 문제들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성들은 백색의 튜닉을 걸친 44인의 희랍 여인으로, 

운동장을 돌며 춤을 추는 50인의 선녀로 개막식 무대에 등장한다. 

이들은 실존하는 인물이 아니다. 

여성들은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고 역사를 초월한 존재로서,

 선녀의 자태와 신비로운 미소로만 세계의 화합과 경쟁의 장에 들어섰다.

 이처럼 과시와 축복의 무대는 성별화되어 있다. 

여성들은 발전의 주체가 아닌, 

발전을 염원하고 응원하는 역할로 축제에 등장하는 것이다. 

- p.23 中-


우리나라의 기쁘고 큰 행사로 기억되었던 88올림픽에서

피켓을 든 여성의 역할이 환대였다니, 페미니즘의 눈으로 본

88올림픽에서의 여성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고 보니 책 속에서 만나본 사회적 이슈와 사건들에서도

여성의 자리와 여성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 추모의 물결이 계속되었던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에서는 

좀 달랐지만 저자의 말처럼 10년 전 20년 전에 일어난 사건이었다면??

추모의 물결이란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냥 한 사이코패스의 살인사건으로 기억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동안 그랬구나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넘겨왔던 것처럼 말이다.

여자라서 죽었다, 남자라서 살았다. 라는

강남역 살인사건에 적힌 포스트 잇의 문구가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더이상 여자라서... 남자라서..라는 말이 

들리지 않았음 좋겠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이슈와 사건들을 페미니즘의 눈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그 문제들에 대해 깊히 들여다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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