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 명확히 설명 안 되는 불편함에 대하여
박은지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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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라는 글자를 떠올려보면

같은 여자로서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입장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성의 평등과 권리에 대한 것이니

그냥 간과하지 못하겠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같다.


 


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정확히 설명 안 되는 불편함에 대하여

[박은지 / 생각정거장]



왠지 이 책의 제목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페미니스트면 페미니스트지 페미니스트까진 아닌데 

그 뒤에 몬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보였다.

페미니즘 관련 책인데 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저자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지 궁금해 읽어보게 된 책 

#페미니스트까진아니지만 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 곳곳에서 불편하게 드러나는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때론 뭐지? 하면서도 바로 나서지 못한 순간도 떠올랐다.

또 너무 익숙해져 버린 말들과 분위기라

이 말이 여성을 낮추는 표현인데도 

난 아무렇지 않게 있었구나 하는 부분도 있었다.

불편하지만 명확히 설명이 안 된다는 글이

이처럼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라 당당하게 말하기 어려운 점을 저자는 책에서 이야기했는지도 모르겠다.

시시콜콜하게 그 상황마다 다 화를 내고 이야기를 한다면

아마 하루도 싸우지 않고는 못 살 테고, 이야기를 한 여성만 이상해질게 뻔하니 말이다.


'여성혐오'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말

맘충, 김여사, 무개념녀....

저자도 언급했지만 이에 대해서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듯 사용된 게 아닐까 싶다.

운전에 서툴거나 미숙하면 왜 다 김 여사가 돼야 하는지

개념 없이 행동하는 사람에 왜 굳이 성을 붙여 무개념녀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모로 그 표현이 불편하다.

하지만 그렇게 표현된 영상이나 기사를 볼 때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는 건지 그려지는 게 정말 화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 역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런 점을 생각해볼 때는 페미니즘이 필요하구나 싶다.


아주머니를 낮추어 부르는 말... 아줌마.

나도 아줌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기분이 나빴던 기억이 난다.

결혼한 여자를 뜻하는 말이니까 맞는 호칭이려니 싶었지만

왜 이리 기분이 나쁘던지...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아주머니라는 표현을 하는 사람보다

아줌마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이 더 많았다는 부분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들..

어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아줌마'라는 표현이

아주머니를 낮추어 부르는 말이라는 걸 모르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그 표현이 어떤지도 모른 채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졌다는 게

참 안타깝고 속상하다.


반면 책을 보면서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 주어지는

남성, 여성, 며느리, 가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좀 이해하고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물론 저자는 이 부분을 하나씩 고쳐가야 

앞으로 이 부분이 더 나아질 거란 이야기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놓고 생각할 때는 난 좀 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고 가정경제를 이끌어 가려면

가장의 역할과 양육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할 거고

그 부분에서조차 페미니즘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부부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싶다.

하나하나 고쳐가는 건 좋지만 아이들 키우며 

먹고살기도 버거운 게 현실이기에 말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도 하고, 또 다른 입장으로 바라보기도 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나도 뭔가 불편한 기분이 든다.

여성을 낮추어 바라보는 우리 사회에 모습에도 그랬고,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 본 부분조차도

익숙해진 탓인지 이해해보는 걸 어떨까 생각을 하기도 해서 말이다.


내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세상을 바꾸거나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위해서였다.

지금 우리 사회가 페미니즘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든,

나는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바가 결국 우리가 서로의 자유와 행복을 침해하지 않고

건강하게 어우러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p.9 中-


책을 다 읽고 났는데 마음이 불편한 건 참 오랜만이다.

저자가 책 속에서 바라본 우리 사회의 페미니즘을 만나보며

그동안 지나쳤던 여러 상황들에서 생각이 깨어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이 책을 통해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를 알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부터 하나씩 고쳐나간다면 

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상황들이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어떤 일에서든 사람이라는 두 자만 등장했으면 좋겠다.

남성, 여성이라는 말로 구분 짓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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