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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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웹툰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명한 웹툰도 기사 정도로 내용만 대강 아는 편이다.
그러다 우연히 인스타 툰이란게 있다는 말을 듣고 궁금해 검색해 보게 되었는데
그때 눈에 띈 게 최유나 변호사에 대한 포스트였다.
"인스타툰 연재하는 이혼전문 변호사 최유나" 라는...
이혼에 관해 다루는 내용이라 하여 궁금하기도 했고
웹툰의 최유나 변호사와 실 최유나 변호사의 모습이 너무 비슷해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웹툰을 좋아하는 편도 아닌 데다
인스타그램을 탈퇴한지라.... 그냥 딱 거기까지만 이었다.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우리 이만 헤어져요

#16만독자공감인스타툰<메리지레드>
 #미공개에피소드+에세이수록
"특기는 싸움, 취미는 위로!"
[최유나 / 김현원 / RHK]

그러다 최유나 변호사의 인스타툰이 책으로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얼마나 반갑던지~^^

결혼을 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 제목에 눈이 가지 않을 수가 없을 거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일들과 이야기,
그 안에서 만나게 되는 행복, 슬픔의 많은 감정들,
읽기 전부터 가슴이 뭉클해졌다.



 

웹툰과 짧지만 강한 문장으로
결혼... 다툼... 타협 or 이별(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프롤로그를 통해 이야기하며 시작된다.

"둘이 아닌 다시 하나로서의 행복을 택하기도 한다.
 사람은 그렇게 만나고 헤어진다. 그렇게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한다.
 둘이 되어 사는 결혼 그리고 다시 하나가 되는 이혼.
 그 이혼을 돕기도, 막기도 하는 변호사의 이야기."
-프롤로그 中-

이게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학창시절부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던 저자.
그리고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주는 것도 좋아했다고 한다. 특히 연애 문제를~
그렇게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다고 한다.

영어를 전공한 그녀가 변호사가 되길 바랐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저자의 첫 직장 변호사 이야기부터 결혼, 
또 오늘의 이혼 변호사 최변이 있기까지의
다양한 부부의 에피소드들과 그에 대한 저자의 글이 함께 한다.
에피소드들이 웹툰으로 그려져 있고 대화도 예쁜 그림체로 쓰여있어
상황이 훨씬 실감 나고 재미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웹툰을 보는구나 공감이 되기도 하고.^^


이혼 변호사인 저자의 에피소드들은 재미있기도 하고
때론 황당하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했다.

친구 결혼식에 보낸 화환에 적힌 '이혼전문 변호사'란 문구와
축가를 부르러 갔는데 '이혼전문 변호사 팀' 이라는 사회자의 소개에
난처하게 됐던 에피소드들은 정말 생각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저자의 입장도 상대 입장도 이해가 돼서 더 웃음이 나왔던 거 같다.

그리고 시어머니의 뺨을 때린 미르띤 며느리의 이야기와
바람을 피우고도 당당했던 죄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증인의 이야기는 황당 그 자체였다.
어떤 상황이어도 시어머니를... 그걸 방관한 아들은 뭐임?
나 역시 며느리 입장이긴 하지만 상황을 봐도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잘못을 하고도 재판장에서 당당하게 말하던 그 아저씨... 헐...
그 상황에 있던 저자는 어땠을까?
변호사도 감정노동의 직업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증인이 나이가 많다고 존칭을 써가며 증인 신문을 이어가던 저자 최변의 모습...
그를 본 판사님의 충고로 더욱 날카로운 신문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최변을 보며
이렇게 저자도 처음이 있었고 오늘날의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되었구나 싶었다.


우리 모두 너무나 '서툴러서'
너무나 '부족해서'
결혼은 어렵고, 또 어렵다.
-p.111 中-

아이가 태어나고, 몸과 마음을 다해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엄마가 되었고...
이혼 사건을 대하는 마음이
예전과는 180도 달라지게 되었다.
-p.136 中-

결혼을 한 저자가 결혼과 출산을 통해 느낀 감정들에
유독 더 공감이 많이 됐다.
결혼이든 이혼이든 나를 위해서 하는 거였지만
이혼에서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아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던 순간이기도 했다.
시대가 변해서 양육권을 빼앗겨도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아이가 최대한 다치지 않게 하는 이혼이 맞는 거 같다.

평생 폭력과 폭언에 시달려 살면서도 자식들 걱정에 부부를 이어가신
부모님 세대 이야기는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요즘 세대의 사람들이라면, 아니 나라면 전혀 상상도 못할 일들을
자식 걱정에 참고 살아오신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했듯 우리는 이전 세대 분들께 빚을 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빚을 갚는 거?
우리 부모님도 말씀하시지만 아이들과 우리 부부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친구의 잔인한 크리스마스 편에서는
KBS 인기 드라마였던 '사랑과 전쟁'에 단골로 등장하는 불륜이 떠오르기도 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들로 구성된 내용들이긴 하지만 막장도 이런 막장이 있나 싶었다.
나에게는 없을 일이다 라고 함부로 장담할 수도 없는 이야기들이라
더 화가 나기도 하고 말이다.

요즘 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중에 불륜을 아름답게 그리는 드라마가 있다.
난 드라마를 잘 보지 않지만 오가며 다른 일을 하며 TV를 통해 나오는 대사들이 들리는데
불륜이어도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고 잘못을 구하며 이혼을 요구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해보기도 했다.
신랑과 함께 저 상황이면 어떻게 할 거야? 라고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는데
이혼을 해준다고 해도, 또 안 해준다고 해도 참 섭섭하게 들리는 건 왜 그런지...
어쨌든 난 그렇다.
불륜은 어떤 이유에서든 아름다울 수 없고 떳떳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그에 관련된 저자의 생각들이 가득하다.
저자의 생각들로 공감도, 위로도, 감동도 함께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이혼 변호사를 하며 희열을 느낀 저자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

상담은 내 천직이고,
변호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p.342 中-


이혼 전문 변호사인 저자의 실 경험담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성인들이라면 편하게 다가가 공감하며 읽어볼 수 있는 좋은 에세이 책이다.
예쁜 웹툰 덕에 진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그 속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진지하게 생각도 해보고 배운 게 많아서 유익하기도 했던 책.
이혼 변호사 최변의 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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