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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ㅣ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 셋, 여자 둘이 한 오피스텔 두 개의 방에서 지내며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각자가 보는 시각의 차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서로의 역영을 침범하지 않고 공존하는 모습.
그러나 정작 그런 모습이 상대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p.34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처럼 거북이가 한 걸음 한 걸음 열심히 앞으로 나갔기 때문에 이긴 게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기어가는 모습을 토끼에게 들키지 않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p.66 "도쿄에서 내 몫까지 열심히 살아"라면서 내 어깨를 툭 치고는 가볍게 손을 흔들고 버스를 내려가던 그의 모습. 나는 오헨지 주스를 마시면서 필사적으로 그 광경을 머릿속에서 쫓아내려 애썼다. 그러자 이번에는 세탁기를 가져다준 우메사키 선배의 얼굴이 떠올랐다.
p.167 "웃지 마! 난 말이야... 누군가 나에게 의지할 때... 진심으로 나에게 의지하려는 누군가가 있을 때 사람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아니 의식을 하겠지만, 그 사람이 얼마나 진지하고 절실하게 기대고 싶어하는지는 알 수 없는게 아닐까?"
p.184 '그래서 뭐?'하고 반물할까 했지만 그만두었다. 나오키가 말하려는 게 뭔지 그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때때로 "이 세계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다"라는 사이비 인도주의 풍의 대사를 종종 듣는다. 단순히 그런 논ㄴ리로 따지자면'이 세계'가 모인 '이 시계들'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 된다는 뜻이며, 누구나 주인공이라는 것을 결국 아무도 주인공이 아니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것 역시 그런대로 평등한 세계 같다는 생각이 들고 현재 우리 생활과 아주 가까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도 주인공이 아닌 세계가 되기 위해서는 엄밀히 말하면 그 전에 역시 누군가 주인공인 이 세계가 필요하다, ... 으~음, 역시 뭐가 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