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스콧 맥클라우드 지음, 김마림 옮김 / 미메시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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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안타깝고 속상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스콧 맥클라우드의 그래픽노블. 해피엔딩 아닌 이야기는 간만인듯 해서 마음이 먹막하다.

가족들이 하나 둘 갑작스런 사고로 죽고 홀로남아 조각가의 길을 향해 달려가는 데이비드. 그러나 중간에 그의 재능을 이용해먹고 배신하는 사람들 때문에 번번히 무일푼으로 주정뱅이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생일을 기념해서 혼자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미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합석을 하게 되고, 자신의 생명을 딱 200일만 더 사는 조건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룰 수 있는 재능을 갖게 된다.

실패를 계속할 때 자기를 지켜준 연기자 지망생 메그를 좋아하게 되지만, 제이비드는 사람들과 원활한 관계를 가져본 적 없어 둘 사이에는 오해만 쌓여간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연거푸 오디션에 실패하면서 우울증이 심해진 메그를 꼭안고 떠나지않겠다는 믿음을 주는 데이비드.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200일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실과 조각가로 유명해져야 한다는 압박때문에 늘 쫓기는 듯한 불안감에 괴로워한다.

데이비드가 조각한 작품들이 매번 특색있고 독특하게 표현되어서 보는 즐거움이 썰쏠했다. 특히, 두 주인공들의 감정을 묘사하는 부분이나 다른 인물들과의 갈등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 자세하고 매끄럽게 표현되어서 몰입하기 좋았다. 짧지않은 그래픽노블이었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

#조각가 #스콧매클라우드 #그래픽노블 #미매시스 #독서 #만화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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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시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7
살만 루시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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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뭔 소린지 알아듣기 힘든 소설. 일찌기 한 번 도전했었다가 질려서 중단했던 책인데 이번에 작정하고 다시 시작했다.
살만 루슈디 피습 뉴스, '악마의 시'를 번역한 미국, 일본 번역가들도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있어서 오히려 더 크게 이슈가 된 듯. 이슬람교나 인도상황에 대해서 밝지 않은 나 같은 사람들은 한 번 읽어서는 당췌 얼마나 심각한 내용이 있길래 그러는지 알아채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두 명의 인도인이 영국 해협 상공에서 폭발한 점보기에서 추락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명은 잘생긴 인도배우 지브릴 파리슈타, 또 한 명은 목소리 연기를 하는 성우 살라딘 참차.

지브릴은 어머니로부터 어릴 때부터 외모 칭찬을 많이 받으며 자랐고 본인의 장점을 활용하여 수많은 여자들과 문란한 관계를 맺는다. 심지어 음식에 고기를 넣는 장난을 쳐서 다른 이슬람교인들에게 고기를 먹게 만드는 등 죄의식 없이 악마적인 행동을 자주 한다. 그러나 작품 안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천사의 역할을 담당한다.

지브릴은 같은 빌딩에 돈 많은 유부녀와 불륜관계 중에 있다가 에베레스트 등반가인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해 결별을 요구한다. 그러나 극심한 질투를 참지못한 불륜녀는 투신하게 되고, 지브릴은 사랑하는 여인과 사흘을 같이 보내지만 매정한 아가씨는 그를 두고 떠나버린다.

살라딘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뜻이라면 무조건 복종하고 율법을 엄격히 지키고자 하는 모범적인 인도인다운 생활을 해왔으나, 점점 성장하면서 아버지가 보여주는 이기적이고 비정한 모습과 불합리한 인도식 생활방식에 환멸을 느끼면서 친영국파가 되기로 작정한다.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영국사회 안에서 자리를 잡고, 영국인 여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데까지 성공한다. 그러나 부모님께 반항하는 마음으로 인도인과의 결혼을 선택했던 부인과의 사이는 냉냉하기만 하고, 갈등을 거듭하다가 비행기 사고를 당하게 된다. 사고 후에 천신만고 끝에 다시 집으로 찾아가지만 부인은 그의 친구와 재혼하여 함께 살고 있다.

살라딘은 스스로를 악마라고 생각하며, 스토리 내내 지브릴과 대결하는 구도를 보여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중간중간 인물도 많이 등장하고 현재와 미래로 왔다갔다하는 이야기 전개 때문에 흐름을 잡기가 쉽지 않다. 일단 1권까지 본 상태인데, 2권으로 넘어가기가 살짝 두려워진다.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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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라는 습관, 그 성격, 그 태도, 남들을 대하는 자세. 빌랄, 그것은 가까이 있는 사람을 모두 감염시키는 질병이니라. 권력을 가진 자들이 남을 짓밟을 때 그들의 발바닥을 통해서도 질병이 옮겨지느니라.

타협은 없다. 그들 틈에 끼지 못하면 죽은 사람이다. 그것은 참차의 방식이 아니었다. 그가 원하는 방식도 아니고, 또한 그가 일찍부터 영국을 숭배하다가 결국 정복하겠다고 찾아왔을 때 기대한 것도 아니었다. 그때 곧바로 알아차렸어야 했다. 예나 지금이나 경고의 조짐이 뚜렷했는데 스스로 외면했을 뿐이다.

악마의 시 1 | 살만 루슈디, 김진준 저

#악마의시 #살만루슈디 #김진준옮김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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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바스티앙 비베스.마르탱 크네엔 지음,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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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재미있게 본 발레리나 이야기 [폴리나]를 그린 바스티앙 비베스의 약간 결이 다른 만화 [7월 14일]
2016년 7월 14일 프랑스혁명 기념일 행사를 위해 모인 인파를 대상으로 한 니스에서의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이다.

미국 스나이퍼 영화에 나오는 브루스 윌리스 같은 군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웃겼다. 테러에 대한 공포, 나와 다른 계층에 있는 존재들에 대한 경계심으로 똘똘 뭉친 작은 마을에 파리에서 온 늙은 화가와 그의 젊고 어린 딸이 이사해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화가는 테러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상실감과 분노로 복수를 꿈꾸지만 허무하게 무산되고 실의에 빠진다. 마을의 안보를 담당하는 책임감 있은 젊은 군인도 사실 테러로 가족을 잃은 처지이기에 늙은 화가에게 동정심을 느껴 복수를 돕기로 하고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권총을 주며 사격을 가르쳐준다. 노인은 사격을 연습하며 출몰한 멧돼지를 명중시키게 되고—

악을 응징하겠다는 젊은 군인을 만류하며 노인은 ‘증오는 증오밖에 낳지 않는다’면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으로 반계몽주의를 타파할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테러는 여전히 계속되고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는 화가의 작품들 속에는 피흘리며 죽은 멧돼지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바스티앙 비베스가 독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진행했다는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는 번갈아 가며 피해자가 되었다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남겼다고 한다. 악을 규정하고 단죄하는 데에 너무나 망설임없는 현실을 느낀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7월14일 #바스티앙비베스 #마르탱크네엔 #테러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스릴러그래픽노블 #2016년7월14일 #프랑스혁명기념일 #니스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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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세설 상.하 세트 - 전2권 열린책들 세계문학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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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읽는 내내 마치 막장 일일드라마를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뭔 그런 자질구레한 사건사고들이 끊이질 않고 일어나는지. 막장드라마라고 욕을 하면서도 끊지못하고 시작시간 되면 자동적으로 텔레비젼 앞에 앉아서 보고있는 나를 느끼며 자괴감에 빠지곤 하는.

『세설』은 작가 다니자키의 세 번째 부인이자 그가 희구하던 여성인 마쓰코의 자매들을 모델로 한 이야기다. 간사이 문화에 대한 애정이 짙게 배어 있는 가운데 몰락한 오사카 상류 계층(부유한 상인 집안)의 네 자매 쓰루코, 사치코, 유키코, 다에코 이야기, 특히 셋째인 유키코의 혼담을 중심으로 당시의 풍속을 잔잔하게 전하는 풍속 소설이다.

간사이가 정확히 어디를 말하는지 몰랐는데 이참에 일본 지도를 들여다보게 됐다. 오사카, 교토가 있는 지역이 간사이, 그보다 북동쪽 해변 근처에 있는 곳이 도쿄. ​간사이가 일본에서는 시골같은 느낌인 모양이다. 사투리를 사용하고, 도쿄 사람들에 대해서는 부러워하면서도 지기 싫어하는 느낌이 있는? 일본에 대해서 잘 몰라서 읽어가면서 이해안되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일본어나 일본문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사투리 표현 같이 디테일한 부분들에 재미를 많이 느끼시는 듯 하다.

『세설』은 극적인 사건보다는 '사계의 흐름과 함께 실제 생활처럼 소설 속의 시간도 천천히 지나간다. 봄의 벚꽃 구경, 여름밤의 반딧불이잡이, 가을의 단풍 구경, 후지 산, 가부키, 피아노, 인형, 프랑스어 교습, 무용 교습, 무용 공연, 각기병, 장티푸스, 주사, 약, 만주, 홍수, 기모노, 사진기, 전화, 도쿄 말과 간사이(오사카) 사투리, 미용실, 파마, 호텔, 병원, 학교, 셋집, 독일인, 백계 러시아인, 갖가지 일본 음식들, 피아노, 커피, 제과점, 백화점, 신혼여행, 해수욕, 온천, 기차, 연애, 맞선, 여객선 등이 계절의 변화' 같은 묘사와 설명들이 상당히 자세히 나온다.

중간중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조선인들을 묘사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기분이 좀 묘했다. 평범한 일본사람들의 시선으로 보는 당시 조선인들의 삶이라니. 늘 피해자 입장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고난을 기술하는 상황에 있었지 그 반대 입장에서 우리를 보는 느낌이라 어색하기도 했고, 그들의 입장에선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피아'라는 사실에 당혹스러운 느낌도 있었다.

작가 다니자키는 여성에 대한 숭배, 이상성욕, 발에 대한 집착과 같은 평범하지 않은(?)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다는데, 작품 뒤에 수록된 역자의 글에서 보면 80평생 초지일관 그런 기조를 유지하며 남다른 삶을 살아온 인물인 듯. 그가 희구하던 여성을 상징했다는 유키코의 면면을 보면, 알듯 모를듯 이해하기 어렵고 신비롭기까지 한 '일본여인'의 야릇한 이미지가 묘하게 겹쳐보이는 듯도 하다.
작품 뒤에 수록된 '다나베 세이코'씨의 유키코에 대한 묘사를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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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작가는 〈유키코〉라는 여성을 간사이 문화, 여성 문화의 상징처럼 생생하게 그렸다. 오사카 여자들 중에는 유키코 유형이 아주 많은데 바로 그것이 오사카 여자의 한 전형이다.

〈부끄러움을 잘 타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는 말도 잘 못 하〉지만 〈겉보기와는 다른 데가 있어서 꼭 참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뭐든지 아무 말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며 〈보기와 다르게 외출을 좋아하〉고 〈내성적인 것 같지만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 그리고 전화를 싫어해서 맞선 상대와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사람의 수고에 미안하다든가 감사하다는 말, 위로의 말도 하지 않는다.

가녀리게 아름다우며 나긋나긋하고, 말수는 적지만 그 자리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야 불평을 털어놓는다. 자존심 강하고 에둘러 말하는 번거로운 발상을 하며 자신의 호기심에 엄격하고 사치를 좋아한다.

유키코는 시간관념이 없고 그녀에게서 간사이 중심주의를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이문화권에는 반발하지만(신분 차이 같은 것에는 민감하고 또 도쿄라는 지역을 무시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명석한 판단력이나 비판 정신이 있어서 〈사람은 도쿄 사람이 더 좋다〉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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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을 그린 소설들을 읽는 재미와 곤욕스러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의 경상도와 전라도 문화 차이를 어렴풋이 깨달으면서 느낄 법한 신기함과 흥미로움 같은 것과 비슷할까? 새로운 사실을 배울 수 있어서 나름 의미있던 독서였다고 자위해본다.

#세설 #다니자키준이치로 #간사이 #일본여성 #네자매이야기 #독서 #책읽기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김영하북클럽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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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직지 1~2 세트 - 전2권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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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인지 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정 선물받아 읽기 시작한 책.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때부터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박혀서 그런지 김진명 작가의 작품들은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중세 종교재판식으로 처형된 시체장면에서 시작해서 세종대왕 훈민정음, 구텐베르크까지— 이 모두를 하나로 묶어버릴 줄은 몰랐다. 거기다 라틴어로 남긴 주제문장이라니…

인쇄술의 역사를 잘 몰라서 그런지, 문자의 존재의미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아서인지 모든 이야기 진행이 너무 헐겁고 빠르게 지나가서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덕분에 두 권이나 되는 책 넘기느라 힘이 들었다는. 다음부터는 조심해서 골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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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Tempus Fugit, Amor Manet).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직지 2권 | 김진명 저

#직지_아모르마네트 #김진명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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